"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자동차보험 같은 것"

손의식
발행날짜: 2014-09-22 05:47:13
  •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정호진 부회장(베일러이화산부인과)

IMS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올해 1분기 매출이 약 65% 정도 감소했다.

업계는 최근 해외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 대한 부작용 논란이 일면서 국내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이 매출 하락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매출의 감소는 실제 접종률 감소와 직결된다는 점. 이런 이유로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불확실한 부작용 논란으로 인해 국내 여성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초래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높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정호진 부회장(베일러이화산부인과 원장)에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률 감소가 여성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접종률을 올리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들어봤다.

업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매출이 65% 가량 줄었다고 한다. 실제 임상에서의 접종률도 감소했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매출이 줄었다는 것은 접종률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 보여주는 매출감소 데이터는 대부분 실제 임상에서의 평균 데이터와 비슷하다. 어느 병원이라도 상황이 특별히 다르지 않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률이 급감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본의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논란과 관련한 보도 영향이 가장 컸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백신이 나오면 초기에는 어느 정도 알려질 때까지 서서히 맞다가 누구나 그 백신을 인지하고 나면 어느 순간 접종률이 확 올라갈 때가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부작용 논란은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잘 모르던 사람들이 맞으려는 시점과 맞물려서 발생했다.

일본에서 부작용 논란이 제기되기 전 외국에서 접종 후 사망 보도가 나왔는데 그때는 큰 문제 없이 넘어갔고 크게 보도도 안 됐다. 그만큼 잊지도가 낮아서 영향도 작았던 것이다.

결정타는 바로 옆 나라인 일본에서의 부작용 논란이었다. 공중파 등 메인 메스컴에서 충격적영상까지 보여주면서 확인되지 않은 보도 후 분위기는 쇼킹할 정도였다.

임상현장에서 환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실제로 접종 후 문제가 없는 사람도 괜찮을까하는 우려가 많았다. 세번을 맞는데 중간에 한두번 맞았던 사람들의 경우 접종을 중단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의 입장이 곤란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부작용 논란이 보도됐을 당시 산부인과 의사들은 의학적으로 그렇지 않을거라도 생각했지만 결론이 날 때까지 어쩔 수 없어 두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논란이 몇 달을 끌다가 올초 일본에서 부작용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직접과 관련 없고 심인적 요인인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 우리나라에서의 해결은 굉장히 서서히 되고 있다.

문제가 있다는 보도는 폭발적으로 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후속 보도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결국 환자를 설득하는 몫은 온전히 의사들의 몫으로 남았다.

다행히 최근에 부작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만한 시점이 됐고 그런 내용이 보도되면서 부작용 쇼크에서 벗어나 서서히 접종률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현재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률 추세가 이어질 경우 우려되는 점이라면.

검사는 발견 목적인데 일부 환자들은 검사하면 자궁경부암이 안 생긴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 발생 확률을 줄이는 것이다.

자궁 경부암은 진행이 많이 되기 전에 미리 조치하는게 다른 암보다 발달돼 있어 사망률이 예전보다 줄었기 때문에 우리 눈에 위험도 떨어져 보일 뿐, 실제 발생율은 절대 줄지 않고 있다.

최근 경향을 보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아이를 늦게, 적게 낳는다. 첫 성관계부터 초산까지 10년 이상씩까지도 걸리기도 한다. 그 사이 자궁경부암과 관련한 많은 문제들이 생기게 된다. 때문에 자궁경부 원추 절제술을 받는 여성들이 늘었고 그런 여성들의 경우 임신하게 되면 자궁경부 무기력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고령산모도 문제지만 특히 조기 진통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런 시술 후에도 조기진통이 올 확률이 높다. 이런 여러 가지를 감안할 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꼭 맞는 것이 좋다.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않아도 자궁경부암에 걸리지 않는 여성들도 많지 않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자동차보험과 같은 것이다. 자보의 경우 10년간 들어도 한번도 안 써먹을 수도 있지만 일단 문제가 발생할 때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신은 자동차보험과 같은 개념이고 그래서 꼭 맞아야 한다.

놀라운 점은 최근 2~3년 사이 30, 40대 뿐아니라 60대까지 모든 연령층의 여성에게서 자궁경부암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유두종 바이러스 18번에 의해 발생하는 자궁경부 선암의 경우 특정 나이때가 아니라 전 연령에서 은근히 늘고 있다.

자궁경부 선암은 발견도 늦고 놓치기 쉬워 위협적이지만 그것도 결국 백신에 의해 예방된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률을 올리기 위한 방안이 있을까.

자궁경부암 자체의 발생률이나 위험도가 결코 예전보다 줄지 않았다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산부인과의사회에서 의사들에게 교육을 하면 그 의사들이 나가서 환자들에게 알리고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

예전에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인지도가 10%였다면 요즘에는 70~80%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 때문에 이제는 개별적으로 알리고 교육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예전에는 몰라서 안 맞았지만 요즘은 알고는 있지만 관심이 없거나 필요성을 잘 몰라서 안 맞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아픈게 당장 자기 눈으로 확인되는 것이 아니다보니 환자 입장에서 감기나 독감보다 덜 불편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홍보와 교육의 필요성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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