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주고 주말 근무?…대학병원 직원들 불만 증폭

발행날짜: 2014-10-20 05:55:37
  • 비상경영체제 피로감 호소…특례업종 분류돼 휴일수당 미미

대학병원들이 경영악화를 이겨내기 위해 토요진료를 확대하며 외래환자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와 비례해 의료진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어 마찰을 빚고 있다.

주말을 반납하며 환자를 보고 있지만 보상은 몇만원의 수당에 불과해 불만과 함께 극심한 피로감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A대학병원 피부과 교수는 "경영진에서 워낙 강하게 압박을 해 어쩔 수 없이 토요진료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몇만원의 수당뿐이니 답답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나마 나는 교수 명패를 달고 있으니 수당이라도 주지만 펠로우 등은 이마저도 못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주 5일 근무는 이제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토로였다.

실제로 장기화된 경기 불황과 급격한 병상 증축으로 인해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토요 진료는 이제 선택을 넘어 필수적인 부분.

불과 몇년 전만해도 토요 진료를 하는 대학병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불과 1~2년 사이에 급속도로 대상 병원이 늘고 있다.

특히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까지 모두 토요진료에 나서면서 이제는 전국 대학병원들 중 토요 진료를 하지 않는 병원을 찾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

B대학병원 부원장은 "사실 환자 편의를 위한다고 명목상 말은 하지만 어떻게든 신규 환자를 끌어모으겠다는 목적 아니겠냐"며 "실제로 토요 진료를 실시한 뒤에 신환이 크게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토요 진료가 확대되면서 해당 의료진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주중에도 하루에 수십명에 달하는 외래 진료와 수술을 진행하는데 주말까지 병원으로 나서야 하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기관 종사자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휴일 근무수당이 의무가 아니기에 돌아오는 수당은 약소하다.

C대학병원 간호부장은 "다들 토요 진료로 의사들이 힘들겠다고 말을 하지만 더 피해를 보는 쪽은 간호사들과 의료기사들"이라며 "대다수 별다른 수당도 없이 주말을 헌납한 채 병원에 출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간호사들과 기사들은 차라리 종합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낫겠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더욱이 토요 진료를 실시하는 진료과목과 그렇지 않은 진료과목간에 괴리감도 무시하지 못할 부분이다. 별다른 수당이 없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A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토요 진료의 대부분은 안과, 피부과 등 비급여 과목들"이라며 "이로 인해 이들 과목들과 토요 진료에 참여하지 않는 과목들간의 괴리감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수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간호사나 진료 지원인력들은 당연히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냐"며 "하지만 수당을 대폭 올리면 오히려 토요 진료를 하지 않는 인력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도 답답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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