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서 침묵한 장옥주 차관

이창진
발행날짜: 2014-10-25 05:54:27
지난 12일부터 식약처와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지속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24일 종료됐다.

이번 국감은 예상대로 보건의료 분야에 집중됐지만,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는 평가이다.

복지부 국감 첫날 원격의료 시범사업과 싼얼병원 불승인 과정 등 의료영리화를 중심으로 기세를 올린 여야의 질타는 문형표 장관의 "검토"와 "사과"로 일단락됐다.

건보공단과 심사평가원 및 보건산업진흥원과 보건사회연구원 등 복지부 산하기관 국감은 기관장을 겨냥한 호통으로 일관했다.

국감 마지막 날인 24일 역시 수박 겉핥기 식 질의와 형식적 답변이 이어지며 여야 보좌진과 피감기관 모두의 피로감을 반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문형표 장관의 의연함이다.

KDI 연구위원에서 지난해 12월 복지부 수장으로 취임한 문 장관은 인사청문회부터 지속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거센 세파를 견뎌온 정무직 다운 노련함을 보였다.

10월 남짓한 재임기간 동안 보건의료 정책을 섭렵했다기보다 반복된 국회의원들의 질의와 질타에 숙달됐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한 공무원은 "장관이 여야 의원별 특성을 인지해 대응전략을 잘 세운 것 같다"며 "세종청사보다 국회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예방주사를 맞아 어떻게 답변해야 국감이 원만히 마무리될지 아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번 국감의 특이사항은 문 장관 옆 자리에 있는 장옥주 차관의 '침묵'이다.

장 차관은 국감 기간 내내 한 마디 말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예년 국감에서는 차관이 장관 답변 후 보충답변을 하거나 여야 의원들이 답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여야 의원도 장 차관도 질의나 추가 답변 요청을 하지 않았다.

장관이 청와대와 관련 부처, 국회 등 큰 틀의 정치를 하는 바깥주인이라면, 차관은 부처내 인사 문제와 추진 정책을 점검하고 안착시키는 안주인인 셈이다.

장 차관은 얼마 전 병원협회와 약사회 임원진과 첫 간담회를 갖고 보건의료계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꼼꼼한 성격으로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까지 역임한 장옥주 차관의 침묵이 국감 이후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지 사뭇 궁금하다.

오피니언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