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보조치료제 처방, 가격보다 효과가 우선"

손의식
발행날짜: 2015-01-29 05:58:46
  • 전문가들 이구동성 "금연치료제 부작용 논란 근거 부족"

다음달 25일부터 의료기관에서 금연 치료시 건강보험이 지원되면서 금연보조치료제에 대한 의료진의 처방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금연보조치료제가 가진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함께 어느 금연보조치료제를 처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료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연보조치료제 부작용은 발생 빈도가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처방을 통해 국민의 금연을 적극 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25일부터 건강보험공단 사업비 형태로 의사 상담료와 금연보조제, 금연치료의약품 비용의 일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지원을 받는 금연보조치료제. 왼쪽부터 챔픽스, 웰부트린, 니코피온
이중 금연치료의약품은 부프로피온 성분(GSK '웰부트린'·한미약품 '니코피온')과 바레니클린 성분(화이자 '챔픽스')이 지원대상에 포함됐다.

금연치료의약품의 건강보험 지원을 앞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어느 약제를 처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서울 A내과의원 원장은 "솔직히 지금까지 금연 상담을 거의 해본 적이 없어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을 처방해야 할 지 고민"이라며 "건강보험이 지원되는 두 약제의 구체적인 차이에 대해서도 자세히 모르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내과의원 원장 역시 "금연치료제라고 하면 자살 충동이나 우울증, 두통, 수면 장애 등의 부작용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며 "상담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가격 차이 있지만 효과 좋은 약제 처방 증가할 듯"

금연치료의약품 처방 선택과 관련해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명희 회장은 금연 효과가 높은 약제의 처방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원내과의사회 이명희 회장
이명희 회장은 "금연을 돕는 약은 니코틴 대체제를 제외하고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이 있는데 두 약제를 비교했을 때 바레니클린의 효과가 확실히 높다"며 "관련 스터디를 보면 바레니클린의 금연 성공률은 40%를 넘는데 비해 부프로피온은 그만큼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상데이터들에 따르면 복지부가 제시한 상담주기인 12주를 기준으로 볼 때 바레니클린군의 금연 성공률은 44%인데 비해 부프로피온군은 16.1% 였다.

이 회장은 부프로피온의 약가가 낮긴 하지만 효과적인 면에서 바레니클린의 처방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프로피온의 1정당 가격은 680원으로, 1일 2정 기준 1360원 중 건보에서 1000원이 지원하기 때문에 본인부담은 360원이다. 12주 기준으로는 총 5만1800원을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반면 바레니클린의 1정당 가격은 1767원으로, 1일 2정 기준 3534원 중 건보에서 2000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본인부담은 1534원, 12주 기준으로 총 15만500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명희 회장은 "두 약제를 비교할 때 부프로피온의 본인부담이 낮긴 하지만 바레니클린이 효과가 좋은 만큼 (부프로피온보다) 많이 처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연치료제 부작용 빈도 낮고 경미, 우려할 수준 아냐"

금연치료의약품의 부작용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박사
국립암센터 명승권 박사는 "어떤 약이든 효능이 있는 만큼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며 "부작용의 빈도가 낮고 치명적이지 않는 범위에서 식약처가 승인을 한 것이고 처방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 박사는 "금연치료의약품도 마찬가지다. 니코틴 대체요법은 1970년대부터 임상연구가 시작됐고 효능은 확실히 입증된 반면 부작용은 경미하다. 안전한 축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프로치온의 간질이나 발진 등 부작용 발생 빈도는 1500명 중 1명 꼴로 일반적인 신경과 약품의 부작용 발생 빈도인 1000명에 1명보다 높지 않다"며 "바레니클린 역시 두통이나 울렁거림의 부작용이 있지만 대개 경미한 수준이도 빈도도 5% 내외로 낮은 편이다. 자살충동이나 우울증의 부작용도 보고된 바 있지만 부프로피온 등 다른 대체제와 비교했을 때 높다는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약물치료 앞서 금연 의지 강화시켜주는 것이 의료인 역할"

약물치료보다 상담을 통해 금연 의지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가정의학회 조경환 이사장
대한가정의학회 조경환 이사장(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약물치료에 의존하는 것은 가장 최후의 방법이다. 본인이 단호하게 담배를 끊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금연 의지를 강화하기 위한 예방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그게 안 될 경우 패치 등의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하고 바레니클린이나 부프로피온 등을 써야 한다"며 "그러나 약물로는 한계가 있다. 본인의 의지를 굳건히 하기 위한 노력이 진료실에서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금연치료의약품의 부작용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사회 일각에서 금연치료의약품의 부작용을 내세워 금연정책에 반대하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보라고 하고 싶다.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건보공단 "3월~6월 사이 의료인 대상 전문교육 실시"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빠르면 3월부터 의료인을 대상으로 금연 상담 및 금연치료의약품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 금연치료지원팀 관계자는 "현재 금연치료와 관련한 교육을 수립 중이며 3월부터 6월 사이에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연치료에 있어 상담 및 관련 의약품 등을 망라하는 전문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심층 상담이 어느정도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학회들의 지침서를 바탕으로 실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과는 별도로 다음달 10일 전후까지 금연 상담 매뉴얼을 골자로 하는 사업 지침서를 관련 요양기관에 배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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