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리노 이진 회장 "각막이상증 따른 실명, 유전자 검사로 막는다"
'Gene'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중국 등 4개국에 유전자 검사 법인을 설립, 이끌고 있는 아벨리노 이진 회장(50)의 명함에 쓰여 있는 영어 이름이다.
'Jin'이라는 흔한 표기 방식을 두고 유전자를 뜻하는 'Gene'을 대학교 때부터 써왔다고 한다.
"여권도 Gene라고 돼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평범한 건 싫었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운명이 될 줄은 몰랐죠."
아벨리노는 라식 라섹 수술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형질을 확인하는 생명공학 바이오기업이다. 2008년 한국을 시작으로 2010년 일본, 2012년 미국, 지난해 중국까지 진출해 법인을 설립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검은 눈동자의 각막 표면에 흰 반점이 생기면서 시력이 나빠지는 유전질환이다. 아벨리노는 7년여간 45만명 이상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고 400명이 넘는 환자를 실명으로부터 보호했다.
이진 회장은 10년 전 우연한 기회에 아벨리노 유전자 진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5년 GSK에서 항구토제 조프란 PM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를 접했고, 치료제 개발을 제안했습니다. 아벨리노는 희귀질환이었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제약사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유전자 진단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유전자 진단 자체에 1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고, 환자가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한 달 이상 걸렸다. 거기다 아벨리노라는 희귀질환을 미리 진단하는 유전자 검사라니.
이진 회장의 아이디어는 환영받지 못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와 유전자 진단 기술 개발에 돌입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 유무를 확인할 시스템 'AGDSTM(Avellino-GENE Detection System)'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DNA 칩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관련 기계가 5억원이 넘자, 이 회장은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 연구소를 만들어 진단 서비스를 하는 식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된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손뼉 쳐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2008년 10월 아벨리노를 설립한 후 전국 개원가 안과 의원을 직접 다녔다. 우리나라는 개원가에서 라식, 라섹 수술을 많이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라식수술 때문에 아벨리노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로 사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불가능하다는 말을 계속해서 들어왔지만 설득은 내 몫입니다."
그의 발품이 통했을까. 불과 3개월 사이 매출은 8000만~9000만원을 기록했고 2009년 12억원, 2010년 24억원, 2011년 85억원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00곳의 병의원이 5만~8만건의 아벨리노 유전자 진단을 하고 있다.
"라식수술이 급성장하던 시기와 맞물렸습니다. 안과 쪽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의사가 각광받을 것입니다. 안과 시장에서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회사는 흔치 않습니다."
"1등없는 유전자 검사 시장, 최고 될 것"
아벨리노는 안과 질환, 그중에서도 라식 라섹을 하려는 환자의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위험성을 진단하는 데 국한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전자 검사 업체인 23앤미(23andMe)와는 대척점에 놓여있다. 23앤미는 타액만으로 한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전체 질환을 분석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이 IT 기술을 접목해 23앤미에 투자하고 있다.
이진 회장이 2012년 미국 법인을 실리콘밸리에다가 설립한 것도 23앤미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2013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바이오 경영자(BIO CEO) 회의에 참석한 이진 회장은 "아벨리노와 정반대의 철학을 갖고 있는 23앤미, 구글과 싸우러 (실리콘밸리에) 왔다"라고 말했다가 참석자들의 비웃음을 샀다.
당시 참석자들은 "23앤미는 미국 유전자 검사의 교과서고 표본"이라며 이 회장을 무시했다.
이진 회장이 미국 법인 설립을 실리콘밸리에다 한 또 다른 이유는 IT 기술과 접목해 유전자 검사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우리 나라는 라식, 라섹수술도 당일 수술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늦게 나오면 아무런 소용이 없어지는 것이죠. 검사 결과를 도출하는 시간을 하루 반에서 4시간, 1시간 반까지 줄였습니다. 1초 만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실리콘밸리의 IT 기술과 접목해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약 7년만에 일본과 미국을 찍고 중국 시장까지 진출한 아벨리노. 이진 회장은 4개국을 오가느라 우리나라에서 머무는 시간은 1년 중 90일도 안된다고 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의 꿈은 유전자 검사 시장에서 최고가 되는 것.
"유전자 검사 시장에는 아직 1등이 없는 만큼 세계 최고의 유전자 검사 업체가 되고 싶습니다. 안과에서 시작했지만 뇌과학 등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중국 등 4개국에 유전자 검사 법인을 설립, 이끌고 있는 아벨리노 이진 회장(50)의 명함에 쓰여 있는 영어 이름이다.
'Jin'이라는 흔한 표기 방식을 두고 유전자를 뜻하는 'Gene'을 대학교 때부터 써왔다고 한다.
"여권도 Gene라고 돼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평범한 건 싫었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운명이 될 줄은 몰랐죠."
아벨리노는 라식 라섹 수술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형질을 확인하는 생명공학 바이오기업이다. 2008년 한국을 시작으로 2010년 일본, 2012년 미국, 지난해 중국까지 진출해 법인을 설립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검은 눈동자의 각막 표면에 흰 반점이 생기면서 시력이 나빠지는 유전질환이다. 아벨리노는 7년여간 45만명 이상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고 400명이 넘는 환자를 실명으로부터 보호했다.
이진 회장은 10년 전 우연한 기회에 아벨리노 유전자 진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5년 GSK에서 항구토제 조프란 PM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환자를 접했고, 치료제 개발을 제안했습니다. 아벨리노는 희귀질환이었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제약사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유전자 진단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유전자 진단 자체에 1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고, 환자가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한 달 이상 걸렸다. 거기다 아벨리노라는 희귀질환을 미리 진단하는 유전자 검사라니.
이진 회장의 아이디어는 환영받지 못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와 유전자 진단 기술 개발에 돌입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 유무를 확인할 시스템 'AGDSTM(Avellino-GENE Detection System)'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DNA 칩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관련 기계가 5억원이 넘자, 이 회장은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 연구소를 만들어 진단 서비스를 하는 식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된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손뼉 쳐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2008년 10월 아벨리노를 설립한 후 전국 개원가 안과 의원을 직접 다녔다. 우리나라는 개원가에서 라식, 라섹 수술을 많이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라식수술 때문에 아벨리노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로 사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불가능하다는 말을 계속해서 들어왔지만 설득은 내 몫입니다."
그의 발품이 통했을까. 불과 3개월 사이 매출은 8000만~9000만원을 기록했고 2009년 12억원, 2010년 24억원, 2011년 85억원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00곳의 병의원이 5만~8만건의 아벨리노 유전자 진단을 하고 있다.
"라식수술이 급성장하던 시기와 맞물렸습니다. 안과 쪽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의사가 각광받을 것입니다. 안과 시장에서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회사는 흔치 않습니다."
"1등없는 유전자 검사 시장, 최고 될 것"
아벨리노는 안과 질환, 그중에서도 라식 라섹을 하려는 환자의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위험성을 진단하는 데 국한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전자 검사 업체인 23앤미(23andMe)와는 대척점에 놓여있다. 23앤미는 타액만으로 한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전체 질환을 분석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이 IT 기술을 접목해 23앤미에 투자하고 있다.
이진 회장이 2012년 미국 법인을 실리콘밸리에다가 설립한 것도 23앤미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2013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바이오 경영자(BIO CEO) 회의에 참석한 이진 회장은 "아벨리노와 정반대의 철학을 갖고 있는 23앤미, 구글과 싸우러 (실리콘밸리에) 왔다"라고 말했다가 참석자들의 비웃음을 샀다.
당시 참석자들은 "23앤미는 미국 유전자 검사의 교과서고 표본"이라며 이 회장을 무시했다.
이진 회장이 미국 법인 설립을 실리콘밸리에다 한 또 다른 이유는 IT 기술과 접목해 유전자 검사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우리 나라는 라식, 라섹수술도 당일 수술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늦게 나오면 아무런 소용이 없어지는 것이죠. 검사 결과를 도출하는 시간을 하루 반에서 4시간, 1시간 반까지 줄였습니다. 1초 만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실리콘밸리의 IT 기술과 접목해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약 7년만에 일본과 미국을 찍고 중국 시장까지 진출한 아벨리노. 이진 회장은 4개국을 오가느라 우리나라에서 머무는 시간은 1년 중 90일도 안된다고 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의 꿈은 유전자 검사 시장에서 최고가 되는 것.
"유전자 검사 시장에는 아직 1등이 없는 만큼 세계 최고의 유전자 검사 업체가 되고 싶습니다. 안과에서 시작했지만 뇌과학 등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