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기준이 되는 신체질량지수(BMI) 수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팀은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국내 비만기준 BMI 수치를 27정도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아시아 태평양 비만기준에 따르면 BMI가 25이상이면 비만, 30이상은 고도비만이다. 우리나라는 이 기준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세계 비만기준은 BMI 18.5~24.9를 정상으로 보고, 25~29.9는 과체중, 30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조정진 교수팀은 우리나라 비만 기준이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해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로 6017명(남자 2623명, 여자 3394명)의 키, 몸무게, BMI, 체지방률, 제지방량을 분석했다.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봤을 때 비만 인구는 남자 38.7%, 여자 28.1%였다. 이 비율은 세계 기준을 적용한 미국의 비만인구 비율(남자 35.5%, 여자 33.4%) 보다도 높은 수치다.

연구진은 "미국보다 한국에 비만 인구가 많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국내비만 기준 수치가 낮은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이를 풀기 위해 연구진은 세계비만 기준과 국내비만 기준의 수치를 비교해 어느 정도가 비만을 측정하기에 적정한지 평가하기 위해 ROC곡선 분석을 통해 BMI 기준치를 산출해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산출한 BMI 수치와 비교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BMI 24.2(민감도 78%, 특이도 71%), 미국은 25.5(민감도 83%, 특이도 76%)로 우리나라 수치가 1.3 정도 낮게 나타났다.

이는 BMI 25와 30의 5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조정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2004년 세계보건기구가 BMI 비만기준이 인종별로 차이가 크지 않아 국제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권고를 뒷받침 할 수는 있는 내용"이라며 "우리나라 비만기준 BMI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절한 국제비교를 위해 국제기준으로 통일하거나 최근 일본검진학회에서 제시한 비만기준 BMI 남자 27.7, 여자 26.1 이상처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비만기준을 상향 조정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도 설명했다.

그는 "비만기준 BMI를 국제기준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면 경도비만 그룹이 불필요하게 체형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며 "체중에 대한 사람들의 과도한 집착을 줄이고, 불필요하게 쓰이고 있는 비만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비만기준 BMI를 27 정도로 상향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