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학회 토론회서 대안 모색…"병원에 맡겨선 답 없다"
호스피탈리스트 즉, 병동 전담 주치의가 응급실 당직의사로 전락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대안은 정부의 수가지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연착륙시키려면 일개 병원에게 맡겨두는 게 아니라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대한내과학회는 25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통해 어떻게 하면 이 제도가 제대로 자리잡을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다.
"병원에 맡겨선 연착륙 불가능…정부 수가지원이 답"
이날 토론회서 발표를 맡은 허대석 교수(서울대병원 종양내과)는 "최근 6개월간 일부 병원이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에 나섰지만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없다"며 "대안에 대해 고민한 결과 '의사기술료' 명목의 수가를 책정해주는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국내 처음 제안한 허 교수는 "병원 내부 운영시스템을 바꾸는 문제로 각 병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해왔던 기존 입장을 바꿔 "한국은 미국과 달라 수가 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가 제시한 의사기술료는 전문의 1명 당 환자 30명(1일)을 진료한다는 가정하에 4만 5700원 수준으로 여기에 전문의 당직비를 추가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전문의 1명 당 환자 40명(1일)을 진료하는 경우에는 3만 4200원의 의사기술료에 전문의 당직비를 책정해야 한다고 봤다.
이는 해당 병원이 호스피탈리스트 전문의를 5인 1조로 운영한다는 전제 하에 계산한 수치다.
그는 "기존 내과 전문의는 행위별수가, 입원환자 전문의 진료비 이외에도 외래진료에 대한 수가를 인정받지만 호스피탈리스트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이 부분을 정부가 의사기술료라는 명목으로 지원해야한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을 기준으로 현재 입원환자에 대한 의사 기술료는 약 9000원선에 불과한 수준.
병원 입장에서도 의사기술료가 1만원에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하기란 경영상 한계가 있다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도 정부의 수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패널토의에 나선 대한의학회 박중신 교육수련이사(서울대병원)는 "의학회 내부에서 진행한 회의에서도 제도 시행에 따른 수가확보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각 병원이 잘 운영하고 있다는 식으로 비춰지면 수가 논의 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며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병원협회 입장에서 참석한 김권배 병협 대구경북병원협회장(계명의대)은 "이는 전공의 교육과도 관련된 부분으로 정부의 절대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것인 만큼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세브란스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연구원도 "호스피탈리스트가 자리를 잡으려면 제도화하고 비용에 대한 수가적인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운영하게 되면 해당 의료진에 대한 인건비 이외에도 각 병원에는 보이지 않는 재정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감안해 의료진에 대한 수가 이외 해당 병원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호스피탈리스트 시급…하지만 갈길 멀다"
이날 토론회에선 병원 현장의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충북대병원 내과 박선미 과장은 "우리에겐 시간이 절박하다. 학회 차원에선 2017년 시범사업 추진을 검토하지만 너무 늦다. 올 하반기부터 실시해야한다"고 말했다.
당장 전공의 인력 공백을 메울 대안이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김권배 대구경북병협회장도 계명대병원의 내과 전공의 현황을 제시하며 당장 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내과 전공의 2년차가 그만두면서 공백을 메우고자 응급실 전담 전문의도 구해봤지만 답이 없었다"며 "각 분과별로 응급콜을 겨우 받으며 버티고 있어 환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내과학회는 내년부터 호스피탈리스트를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회원 보수교육 등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과학회 호스피탈리스트 TFT 김재규 위원(중앙대병원)은 "호스피탈리스트는 중환자 및 응급환자를 진료해야하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며 "(평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보수교육 시행하고 일정기간을 거쳐 통과하는 식을 검토 중이며 이와 함께 분과전문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내과학회는 오는 5월 7일에도 문정림 의원실과 공동으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정착을 위한 국회 공청회'를 열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연착륙시키려면 일개 병원에게 맡겨두는 게 아니라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대한내과학회는 25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통해 어떻게 하면 이 제도가 제대로 자리잡을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다.
"병원에 맡겨선 연착륙 불가능…정부 수가지원이 답"
이날 토론회서 발표를 맡은 허대석 교수(서울대병원 종양내과)는 "최근 6개월간 일부 병원이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에 나섰지만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없다"며 "대안에 대해 고민한 결과 '의사기술료' 명목의 수가를 책정해주는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국내 처음 제안한 허 교수는 "병원 내부 운영시스템을 바꾸는 문제로 각 병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해왔던 기존 입장을 바꿔 "한국은 미국과 달라 수가 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가 제시한 의사기술료는 전문의 1명 당 환자 30명(1일)을 진료한다는 가정하에 4만 5700원 수준으로 여기에 전문의 당직비를 추가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전문의 1명 당 환자 40명(1일)을 진료하는 경우에는 3만 4200원의 의사기술료에 전문의 당직비를 책정해야 한다고 봤다.
이는 해당 병원이 호스피탈리스트 전문의를 5인 1조로 운영한다는 전제 하에 계산한 수치다.
그는 "기존 내과 전문의는 행위별수가, 입원환자 전문의 진료비 이외에도 외래진료에 대한 수가를 인정받지만 호스피탈리스트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이 부분을 정부가 의사기술료라는 명목으로 지원해야한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을 기준으로 현재 입원환자에 대한 의사 기술료는 약 9000원선에 불과한 수준.
병원 입장에서도 의사기술료가 1만원에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하기란 경영상 한계가 있다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도 정부의 수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패널토의에 나선 대한의학회 박중신 교육수련이사(서울대병원)는 "의학회 내부에서 진행한 회의에서도 제도 시행에 따른 수가확보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각 병원이 잘 운영하고 있다는 식으로 비춰지면 수가 논의 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며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병원협회 입장에서 참석한 김권배 병협 대구경북병원협회장(계명의대)은 "이는 전공의 교육과도 관련된 부분으로 정부의 절대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것인 만큼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세브란스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연구원도 "호스피탈리스트가 자리를 잡으려면 제도화하고 비용에 대한 수가적인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운영하게 되면 해당 의료진에 대한 인건비 이외에도 각 병원에는 보이지 않는 재정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감안해 의료진에 대한 수가 이외 해당 병원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호스피탈리스트 시급…하지만 갈길 멀다"
이날 토론회에선 병원 현장의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충북대병원 내과 박선미 과장은 "우리에겐 시간이 절박하다. 학회 차원에선 2017년 시범사업 추진을 검토하지만 너무 늦다. 올 하반기부터 실시해야한다"고 말했다.
당장 전공의 인력 공백을 메울 대안이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김권배 대구경북병협회장도 계명대병원의 내과 전공의 현황을 제시하며 당장 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내과 전공의 2년차가 그만두면서 공백을 메우고자 응급실 전담 전문의도 구해봤지만 답이 없었다"며 "각 분과별로 응급콜을 겨우 받으며 버티고 있어 환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내과학회는 내년부터 호스피탈리스트를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회원 보수교육 등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과학회 호스피탈리스트 TFT 김재규 위원(중앙대병원)은 "호스피탈리스트는 중환자 및 응급환자를 진료해야하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며 "(평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보수교육 시행하고 일정기간을 거쳐 통과하는 식을 검토 중이며 이와 함께 분과전문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내과학회는 오는 5월 7일에도 문정림 의원실과 공동으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정착을 위한 국회 공청회'를 열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