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남발이 더 큰 문제, 지금보다 강화해야" 주장도
최근 특정 항우울제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산심사 대상에 포함된 것을 두고 '소신 진료와 처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부터 '전문적 진단과 처방을 위해 심사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까지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약품 용량주의 및 투여기간주의정보'와 '안전성서한'을 토대로 기등재 약제 46품목과 심혈관계·근골격계·신경계 신규 등재 약제 23품목을 전산심사 대상으로 잠정 확정했다.
이중에는 항우울제인 ▲유니작정 ▲폭세틴캅셀 ▲푸로작확산정 ▲산도스시탈로프람정 등이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선 해당 항우울제에 대한 삭감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서울 A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전산심사는 허가사항과 심사기준만 인정할 뿐 의사의 전문가적 판단은 반영되지 않는다"며 "특히 이번에 전산심사에 포함된 항우울제의 식약처 허가사항을 보면 애매한 부분이 많다" 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약물의 우울증 허가사항에는 '개선이 관찰되지 않을 경우 수주일 후에 용량의 증가를 고려할 수 있다', '증상의 경감에 필요한 항우울약의 양이 안정을 유지 또는 지속하는데 필요한 양과 돌일한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약의 치료 용량은 환자의 임상 상태에 따라 조절돼야 한다' 등이 명시돼 있다.
일괄적 전산심사는 의사에 대한 환자의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노만희 회장은 "전산심사는 제약사가 허가받은 적응증에만 그 약을 쓰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자칫 의사들이 환자에게 맞지 않는 처방을 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임상에서는 허가사항만으로 진료를 할 순 없다는 것.
노만희 회장은 "전산심사는 허가사항 대로만 하겠다는 것인데 실제 임상에서 처방하고 진료할 때는 적응증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교과서적인 처방도 있지만 수많은 학자들이 연구해서 이 약은 다른 증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도 있다. 의사들은 그런 것을 배우려고 학회도 열고 해외에 가서 공부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가사항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임상적 효용성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의사들은 이건 무리한 처방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는데 허가사항 대로만 일괄적으로 전산심사를 돌리겠다고 하니 당연히 반발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항우울제가 남발되는 것이 더 문제라며 우울증 진단기준이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상열 보험이사(원광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우울제의 전산심사 적용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상황에 맞게 처방하면 될 것"이라며 "오히려 항우울제가 남발되고 있는 현실이 더 문제다. 최근 타 과에서 우울증 진단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조건 항우울제 처방 경향 있는데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이사는 "우울증 진단은 단순하게 환자에게 우울하냐고 물어서 하는 게 아니다. 우울증은 그 사람의 과거 병력, 우울에 대한 다양한 증상, 자살의 위험성도 살피는 등 쉽게 진단하는 병이 아니다"며 "특히 조울증인 양극성 우울증의 경우 우울증으로 나타날 때 항우울제를 쓰면 조증으로 기분이 뜨기 때문에 감별이 필요하다. 자칫 처방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항우울제 반응율은 55~60% 밖에 안 된다. 통계적으로 두명 중 한명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것인데 타 과에선 무조건 약을 깔고 있다"며 "우울증은 항우울제 처방에 정신치료를 더해야 효과가 좋다. 환자에게 그런 기회를 박탈하고 항우울제를 깔고 있는 의사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울증 진단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상열 보험이사는 "현재 우울증 진단 기준은 심각하게 틀리다. 우울증 증상 몇개만 있으면 우울증이라고 한다"며 "그런 증상들이 적어도 2주 이상 지속돼야 하고 현재 병력에 대한 정신검사나 면담도 진행한 후 진단하도록 심사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학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려 한다. 환자를 위해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하자는 것"이라며 "외래환자를 많이 받아 자기 환자 등록해 데려가려 하지 말고 전문질환은 전문진료과에서 진단과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평원 약제기준부 관계자는 "전산심사는 허가사항과 급여기준에 맞췄을 때 인정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의사의 재량에 따른 것은 전산심사에서 적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개발 과정에 있다"며 "지난달 간담회를 통해 의협과 병협, 의사들에게 정신과 약을 전산점검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시행에 앞서 충분히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약품 용량주의 및 투여기간주의정보'와 '안전성서한'을 토대로 기등재 약제 46품목과 심혈관계·근골격계·신경계 신규 등재 약제 23품목을 전산심사 대상으로 잠정 확정했다.
이중에는 항우울제인 ▲유니작정 ▲폭세틴캅셀 ▲푸로작확산정 ▲산도스시탈로프람정 등이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선 해당 항우울제에 대한 삭감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서울 A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전산심사는 허가사항과 심사기준만 인정할 뿐 의사의 전문가적 판단은 반영되지 않는다"며 "특히 이번에 전산심사에 포함된 항우울제의 식약처 허가사항을 보면 애매한 부분이 많다" 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약물의 우울증 허가사항에는 '개선이 관찰되지 않을 경우 수주일 후에 용량의 증가를 고려할 수 있다', '증상의 경감에 필요한 항우울약의 양이 안정을 유지 또는 지속하는데 필요한 양과 돌일한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약의 치료 용량은 환자의 임상 상태에 따라 조절돼야 한다' 등이 명시돼 있다.
일괄적 전산심사는 의사에 대한 환자의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노만희 회장은 "전산심사는 제약사가 허가받은 적응증에만 그 약을 쓰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자칫 의사들이 환자에게 맞지 않는 처방을 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임상에서는 허가사항만으로 진료를 할 순 없다는 것.
노만희 회장은 "전산심사는 허가사항 대로만 하겠다는 것인데 실제 임상에서 처방하고 진료할 때는 적응증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교과서적인 처방도 있지만 수많은 학자들이 연구해서 이 약은 다른 증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도 있다. 의사들은 그런 것을 배우려고 학회도 열고 해외에 가서 공부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가사항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임상적 효용성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의사들은 이건 무리한 처방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는데 허가사항 대로만 일괄적으로 전산심사를 돌리겠다고 하니 당연히 반발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항우울제가 남발되는 것이 더 문제라며 우울증 진단기준이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상열 보험이사(원광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우울제의 전산심사 적용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상황에 맞게 처방하면 될 것"이라며 "오히려 항우울제가 남발되고 있는 현실이 더 문제다. 최근 타 과에서 우울증 진단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조건 항우울제 처방 경향 있는데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이사는 "우울증 진단은 단순하게 환자에게 우울하냐고 물어서 하는 게 아니다. 우울증은 그 사람의 과거 병력, 우울에 대한 다양한 증상, 자살의 위험성도 살피는 등 쉽게 진단하는 병이 아니다"며 "특히 조울증인 양극성 우울증의 경우 우울증으로 나타날 때 항우울제를 쓰면 조증으로 기분이 뜨기 때문에 감별이 필요하다. 자칫 처방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항우울제 반응율은 55~60% 밖에 안 된다. 통계적으로 두명 중 한명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것인데 타 과에선 무조건 약을 깔고 있다"며 "우울증은 항우울제 처방에 정신치료를 더해야 효과가 좋다. 환자에게 그런 기회를 박탈하고 항우울제를 깔고 있는 의사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울증 진단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상열 보험이사는 "현재 우울증 진단 기준은 심각하게 틀리다. 우울증 증상 몇개만 있으면 우울증이라고 한다"며 "그런 증상들이 적어도 2주 이상 지속돼야 하고 현재 병력에 대한 정신검사나 면담도 진행한 후 진단하도록 심사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학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려 한다. 환자를 위해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하자는 것"이라며 "외래환자를 많이 받아 자기 환자 등록해 데려가려 하지 말고 전문질환은 전문진료과에서 진단과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평원 약제기준부 관계자는 "전산심사는 허가사항과 급여기준에 맞췄을 때 인정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의사의 재량에 따른 것은 전산심사에서 적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개발 과정에 있다"며 "지난달 간담회를 통해 의협과 병협, 의사들에게 정신과 약을 전산점검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시행에 앞서 충분히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