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아산, 교수 지위 또 흔들…협력병원 논란 재점화

발행날짜: 2015-07-10 05:40:56
  • 감사원 "협력병원, 대학병원 아니다" 원칙 재확인…확정 판결 변수

|초점|14개 협력병원 선택진료비 환급 명령

감사원이 삼성서울병원 등 의과대학 협력병원은 대학병원이 아니라는 원칙에 다시 한번 방점을 찍으면서 협력병원 의사들의 교수 지위가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전임 교원 임용 계약을 해지하라는 명령과 사학연금 환수에 이어 선택진료 의사 자격까지 문제 삼아 환급을 주문하면서 협력병원들의 부담이 점점 더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 14개 협력병원에 선택진료비 환급 명령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에 대한 특정감사를 통해 의대 협력병원 의사들이 대학병원 기준을 적용해 환자에게 받은 선택진료비를 모두 환급 조치할 것을 명령했다.

감사원이 환급 조치를 주문한 선택진료비 부당 징수 금액
협력병원은 법적으로 대학병원이 아닌 만큼 선택진료 의사 자격 또한 일반 병원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은 9일 "사립학교법과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대학설립·운영 규정상 대학병원은 국립대병원과 사립대 부속병원만을 통칭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의대 부속병원과 협력병원은 설립 근거와 재산, 회계까지 전혀 다른 법안과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며 "협력병원이 일부 대학병원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처럼 감사원이 협력병원은 대학병원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나선 것은 바로 선택진료 의사에 대한 자격 기준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에 대학병원은 조교수 이상이면서 전문의 취득 후 5년이 경과한 의사를 선택진료 의사로 지정할 수 있지만 일반 병원은 10년 이상 전문의 자격을 유지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결국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협력병원은 일반 병원인 만큼 근무중인 의사 중 조교수면서 전문의를 취득한지 7년이 지난 의사들은 선택진료 의사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들 협력병원들은 지금까지 대학병원 기준에 준해 선택진료 의사를 지정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모두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 되는 셈이다.

감사원은 이러한 방식으로 선택진료비를 청구한 14개 협력병원에 모두 914억 3972만원을 환급 조치할 것을 복지부에 주문했다.

만약 복지부가 이를 받아들여 환급을 주문하면 각 협력병원들은 꼼짝없이 이를 토해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협력병원에 대한 감사원 의지 재확인…확정 판결이 변수

이는 협력병원에 대한 감사원의 생각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큰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환수를 명령한 사학연금 등 총액
의대 협력병원은 수련을 위한 도구일 뿐 절대 대학병원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감사원의 확고한 의지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대 협력병원 의사들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임 교원 지위부터 사학연금까지 감사원은 지속해서 협력병원 문제를 꼬집어왔다.

2011년 대학등록금 책정 및 재정운용실태에 대한 감사가 대표적인 경우. 당시 감사원은 의대 협력병원 교수들이 사학연금을 받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이에 대한 환수를 주문했다.

단순한 겸직 교원인데도 전임 교원으로 취급해 사학연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명령의 골자다.

당시 감사원은 이에 대한 조치를 교육부에 주문했고 교육부는 협력병원 의사 1818명에게 그동안 받은 사학연금 196억원과 퇴직수당 적립금 303억원, 건강보험료 107억원 등 607억원을 내놓을 것을 통보했다.

또한 이들의 교원 임용 계약도 해지하라고 주문했다. 사실상 교수 명패를 내려 놓으라는 의미다.

이에 반발해 이들 협력병원들이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이 교원 임용 해지 절차를 문제 삼아 1심에서 협력병원들의 손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이 또한 시한부에 불과하다.

이미 을지대가 을지병원에 근무중인 1600여명을 전임 교원으로 임용했다가 같은 처분을 받고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이를 전임 교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확정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이들 협력병원들이 이에 맞서는 논리를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2심과 3심에서 패소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확정 판결이 가지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감사원의 명령을 이행한 교육부에 이어 복지부까지 협력병원 교수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이들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만약 이들이 감사원과 교육부의 논리를 뒤집을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한다면 상황은 달라지게 된다.

한번에 협력병원에 얽힌 전임 인정 여부와 사학연금, 선택진료비 환수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대법원 확정 판결이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수백억 환급 금액 부담 백배…결국 소송 불가피

특히 장기화된 경기 불황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데다 메르스 사태로 그로기에 몰려 있는 이들 병원들에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환급금도 엄청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감사원은 불과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감사 결과를 토대로 A병원에만 281억원을 환급하라고 결정했다.

B병원도 환급해야 하는 금액이 100억원을 넘어서며 C병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만약 이를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이 적용된 시점부터 계산하면 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병원별로 수백억원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지금 이들 병원들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데 있다. 이미 곳간이 바닥나 속속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고 여기에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이들은 아사상태에 몰려 있다.

더욱이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몇달째 병원 폐쇄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병원 자체 힘으로 수백억원의 환급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결국 복지부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환급을 주문할 경우 이들 병원으로서는 결국 소송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설사 소송을 통해 환급을 되돌릴 수 없더라도 소송 기간동안 시간이라도 벌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만약 환급 조치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환자와 보호자에게 부당하게 선택진료비를 징수한 부도덕한 병원이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다는 것도 소송으로 몰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전방위적으로 날아오는 칼날에 맞서 과연 협력병원들이 생존을 위해 어떠한 해법을 찾아낼지에 병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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