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내 허탈감 고조…의료계 "돈벌이 의료정책 우려"
[초점]산자부 출신 보건산업정책국장 임명 논란
"인사발령을 보고 인구정책실장이 국장으로 좌천된 줄 알았다."
보건복지부 한 공무원은 지난달 30일 갑작스런 배병준 보건산업정책국장 인사 발령을 접하고 느낀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신임 보건산업정책국장에 발령된 산업자원부 이동욱 국장(국가기술표주원 적정성정책국, 행시 34회, 서울대 졸업)이 인구정책실 이동욱 실장(행시 32회, 고려대)과 이름이 같은데서 온 해프닝인 셈이다.
복지부를 더욱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타 부처 공무원의 연이은 인사다.
청와대가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의 인사를 사실상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경제부처 국장을 꽂아 넣는 낙하산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복지부 시각이다.
A 공무원은 "무슨 이유로 배병준 국장이 본부 대기상태인지, 산자부 국장이 왜 복지부로 발령됐는지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실장과 국과장 모두 입을 닫고 지켜보기만 하는 상황"이라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B 공무원은 "이번에 본부(복지부)로 발령된 산자부 국장의 이름도 듣지 못했고 일면식도 없다. 보건산업 부서 공무원들조차 영문을 몰라 당황해 하고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2012년 기획재정부 출신 안도걸 국장이 보건산업정책국장으로 인사 발령된 후 3년 만에 또 다시 외부 손님이 보건의로 분야 안방 한 곳을 차지한 셈이다.
보건의료계도 경제부처 공무원의 연이은 복지부 인사이동을 우려하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보건복지부를 산업복지부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 보건의료 주객이 전도됐다"면서 "보건의료 산업이 향후 20년 먹거리라고 하더라도 국민 건강을 볼모로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현 정부의 행태는 문제가 있다"며 비판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경제관료의 복지부 인사를 두고 보건의료를 산업의 도구도 만드려는 시도로 봤다.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정부는 메르스 사태를 거치며, 보건의료 전문가라는 미명하에 의사출신 정진엽 장관을 임명했으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의장격인 차관은 경제관료출신으로 교체했고, 보건산업을 규제해야 할 국장에도 산업 쪽 관료를 배치했다"며 "이는 보건의료를 철저하게 산업생산의 도구나 하위 파트너로 만드려는 시도로, 가뜩이나 허약한 한국의 의료복지를 파괴할 행위로 중단돼야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운동본부는 "방문규 차관은 예산전문가라는 평가에 비춰볼 때,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보다는 재정효율화에 집중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복지부 공무원들은 허탈감을 넘어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의사 장관을 시작으로 경제부처 차관과 국장까지 복지부 공무원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진다는 위기감이 배여 있다.
한 공무원은 "정무직인 장차관에 외부 인사가 오더라도 복지부만큼 협조를 잘하는 중앙부처는 없을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외풍을 막아주길 바라는 염원에는 타 부처의 낙하산식 인사 관행을 막아달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건의료정책관과 보건의료정책실장 등 보건의료 핵심 간부진도 자칫 경제부처 인사로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복지부 공무원들의 미래가 불안한 상황에서 고시파 결속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시각이다.
복지부 공무원 780여명 중 행정고시 출신이 27%, 비고시 출신(보건직, 약무직 등 포함) 73%를 차지하고 있다.
8월말 현재, 본부 소속 서기관급 이상 136명 중 행시 출신 공무원이 81.6%(111명), 비고시 출신 공무원이 18.4%(25명)라는 기형적 구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돌발변수가 많은 보건복지 업무 특성상 정진엽 장관이 현안에 치중하다 정작 중요한 자기 식구들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면서 "장관과 차관이 뚝심 있게 외풍을 막고, 추진할 것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공무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향후 간부진 인사에 타 부처 공무원 이름이 오르는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장차관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다.
"인사발령을 보고 인구정책실장이 국장으로 좌천된 줄 알았다."
보건복지부 한 공무원은 지난달 30일 갑작스런 배병준 보건산업정책국장 인사 발령을 접하고 느낀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신임 보건산업정책국장에 발령된 산업자원부 이동욱 국장(국가기술표주원 적정성정책국, 행시 34회, 서울대 졸업)이 인구정책실 이동욱 실장(행시 32회, 고려대)과 이름이 같은데서 온 해프닝인 셈이다.
복지부를 더욱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타 부처 공무원의 연이은 인사다.
청와대가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의 인사를 사실상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경제부처 국장을 꽂아 넣는 낙하산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복지부 시각이다.
A 공무원은 "무슨 이유로 배병준 국장이 본부 대기상태인지, 산자부 국장이 왜 복지부로 발령됐는지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실장과 국과장 모두 입을 닫고 지켜보기만 하는 상황"이라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B 공무원은 "이번에 본부(복지부)로 발령된 산자부 국장의 이름도 듣지 못했고 일면식도 없다. 보건산업 부서 공무원들조차 영문을 몰라 당황해 하고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2012년 기획재정부 출신 안도걸 국장이 보건산업정책국장으로 인사 발령된 후 3년 만에 또 다시 외부 손님이 보건의로 분야 안방 한 곳을 차지한 셈이다.
보건의료계도 경제부처 공무원의 연이은 복지부 인사이동을 우려하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보건복지부를 산업복지부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 보건의료 주객이 전도됐다"면서 "보건의료 산업이 향후 20년 먹거리라고 하더라도 국민 건강을 볼모로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현 정부의 행태는 문제가 있다"며 비판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경제관료의 복지부 인사를 두고 보건의료를 산업의 도구도 만드려는 시도로 봤다.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정부는 메르스 사태를 거치며, 보건의료 전문가라는 미명하에 의사출신 정진엽 장관을 임명했으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의장격인 차관은 경제관료출신으로 교체했고, 보건산업을 규제해야 할 국장에도 산업 쪽 관료를 배치했다"며 "이는 보건의료를 철저하게 산업생산의 도구나 하위 파트너로 만드려는 시도로, 가뜩이나 허약한 한국의 의료복지를 파괴할 행위로 중단돼야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운동본부는 "방문규 차관은 예산전문가라는 평가에 비춰볼 때,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보다는 재정효율화에 집중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복지부 공무원들은 허탈감을 넘어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의사 장관을 시작으로 경제부처 차관과 국장까지 복지부 공무원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진다는 위기감이 배여 있다.
한 공무원은 "정무직인 장차관에 외부 인사가 오더라도 복지부만큼 협조를 잘하는 중앙부처는 없을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외풍을 막아주길 바라는 염원에는 타 부처의 낙하산식 인사 관행을 막아달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건의료정책관과 보건의료정책실장 등 보건의료 핵심 간부진도 자칫 경제부처 인사로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복지부 공무원들의 미래가 불안한 상황에서 고시파 결속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시각이다.
복지부 공무원 780여명 중 행정고시 출신이 27%, 비고시 출신(보건직, 약무직 등 포함) 73%를 차지하고 있다.
8월말 현재, 본부 소속 서기관급 이상 136명 중 행시 출신 공무원이 81.6%(111명), 비고시 출신 공무원이 18.4%(25명)라는 기형적 구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돌발변수가 많은 보건복지 업무 특성상 정진엽 장관이 현안에 치중하다 정작 중요한 자기 식구들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면서 "장관과 차관이 뚝심 있게 외풍을 막고, 추진할 것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공무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향후 간부진 인사에 타 부처 공무원 이름이 오르는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장차관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