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어레인지 옛 말" 내과 교수들 깊은 상실감

발행날짜: 2015-11-03 12:00:12
  • 미달사태 우려감에 전전긍긍…일부선 인턴 모시기 나서

사상 초유의 위기에 봉착한 내과가 다양한 방법으로 전공의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인턴들의 시선은 냉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지원자들을 내부 정리하던 '어레인지' 관행은 옛 말이 됐고 일부 병원에서는 교수들이 성적이 우수한 인턴을 설득하는데 투입되고 있다.

A대병원 내과 주임교수는 2일 "11월쯤 되면 내년도 전공의 지원 경향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으로 봐서는 획기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는한 미달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우리 병원이 이정도 상황이면 전국적인 미달 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며 "학회 차원에서도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다수 교수들은 이와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 악순환의 고리로 들어서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B대병원 내과 교수는"내부턴(모교 인턴 지원 경향)을 보면 이미 성적 상위 인턴들은 내과를 쳐다도 보지 않고 있다"며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내과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겠느냐"고 되물었다.

또한 그는 "특히 지난해 전공의 정원에 구멍이 나다보니 로딩이 더 걸릴까 우려하는 인턴들도 많다"며 "이미 악순환의 고리로 접어들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교수들이 직접 나서 인턴들을 확보하는 생소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과거 어레인지 관행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C대병원이 대표적인 경우. 이 병원은 이미 인턴들을 대상으로 내과 전공의 설명회를 개최했다. 나아가 주임교수와 지도교수가 직접 인턴들을 면담하며 내과 지원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

C대병원 내과 교수는 "어떻게든 한명이라도 더 우수한 인턴을 데려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행히 아직까지는 내과에 매력을 느끼는 인턴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 중에는 내과가 기피과가 되고 있다는 분위기와 막연한 두려움으로 지원을 망설이는 인턴들이 많다"며 "교수들이 직접 그들을 만나 내과의 현실과 비전을 설명하면 대체로 마음을 굳히더라"고 전했다.

내과학회도 이러한 분위기를 인지하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어떻게든 내년도 전공의 모집 전에 최소한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내과학회 관계자는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을 서둘러 진행한 것도 같은 의미가 있다"며 "어떻게든 올해 안에 제도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수련프로그램 개선과 수련환경 개선안, 호스피탈리스트 제도화가 삼박자로 이뤄지면 올해와 같은 비극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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