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계, 간호인력 쏠림 대책 촉구…노동계 "포괄간호 연기해야"
중소병원계와 노동계가 간호인력 쏠림 개선 없는 포괄간호서비스 조기 시행에 우려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과 중소병원협회(회장 홍정용) 공동 주최로 10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중소병원 적정 인력 수급과제' 토론회에서 지정토론자들은 간호인력 개선책이 동반되지 않은 의료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이성규 중소병협 대외협력위원장(동군산병원 이사장)은 "정부가 중소병원의 간호 인력난 해소를 위해 취업준비센터를 설립했으나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취업준비센터를 통해 나온 간호사들이 타이트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는 상황이다. 간호사 심리상태와 병원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위원장은 "의료정책이 현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괴감을 느낀다. 병원이 1000만원을 투자하든, 1000억원을 투자하든 부도날 수 있다"고 말하고 "정부는 파이가 부족하니 나눠가지고 하나, 간호인력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동한다. 부족한 중소병원의 체감도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중소병원 원장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에서 전사적 자세로 살고 있다"면서 "언제 신용불량자가 될지, 가족들이 길거리로 나앉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오피니언 리더에서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모멸감을 우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내년부터 확대되는 포괄간호서비스가 중소병원의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이성규 위원장은 "300병상 중 지난해 간호인력 부족으로 병동 하나를 폐쇄했다. 메르스 사태로 조기 도입하는 포괄간호서비스에 참여하고 싶어도 간호사가 없다"며 "당초 2018년에서 메르스 사태로 내년부터 확대하는 포괄간호서비스는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중소병원은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소병원 70% 이상이 간호등급제 미신고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라며 "저수가도 문제이나 비용 증가 주범인 의료인력 쏠림현상에서 오는 인건비 상승이 더 큰 문제이다. 복지부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도 의료현장과 동떨어진 의료정책에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료산업노조 나영명 정책실장은 "복지부 정책은 상급종합병원과 전문병원 중심으로, 의원급과 중소병원은 방치 수준"이라며 "중소병원을 지역거점병원으로 위상을 정립하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제대로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나영명 정책실장은 간호등급제(간호관리료 차등제)와 관련 "중소병원 70% 이상이 미신고하고 있다면 실패한 정책"이라며 "인력수급 정책 실패는 심각한 문제로 정책적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영명 실장은 이어 간호사 임금실태조사 자료(2013년)를 인용하면서 "간호사 초임이 2300만원부터 3800만원까지 병원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경력 20년차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야간 간호사 수가가산은 조제업과 같은 방식으로 의료현실과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로운 의료인력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전하고 "포괄간호서비스 조기도입은 간호대란이 불가피하다. 대안이 없다면 시행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임준 교수는 "간호사 경력 중단 원인은 저임금도 있지만 야간근무 등 현실적 두려움이 크다. 선진국 대부분은 보수교육과 훈련비, 생활비 보상 등 의료인력 관리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복지부도 부서별 정책이 단절되어 있다. 수가 관련 사항은 담당부서가 아니면 답변 못한다"고 꼬집었다.
미래사회 의료인력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세대 의료법윤리학 김소윤 교수는 "미래의료사회는 의사와 병원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ICT 기반 검사와 치료를 집과 일상생활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면서 "컴퓨터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미래의료에 대비해 의사와 간호사 역할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윤 교수는 "중소병원 간호난은 인건비 문제 뿐이 아니라 육아 문제도 있다. 노사 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라며 "젊은 인력들이 꿈꿀 수 있는,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의료인력 쏠림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개선방안을 고민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복지부 "의료자원 불균형 해결방안 고민…취업지원센터 확대"
임을기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의료자원 지역 불균형 특히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각하다. 중소병원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게 사실로 정부도 해결방안을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민간의료가 90% 이상인 국내 현실에서 어떻게 해달라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최근 중소병원 간호인력 확충을 위해 취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내년도 예산 30억원을 반영해 현 6개 지역에서 16개 시도로 확대 투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을기 과장은 간호등급제와 포괄간호서비스 관련 "수가 관련 부서가 있어 답하기 어렵다. 포괄간호서비스는 해당부서에서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짧게 답했다.
플로어에서도 간호 인력난 문제가 제기됐다.
중소병협 이송 부회장(서울성심병원장)은 "간호사 인력부족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부는 장롱면허를 끄집어내는 정책을 추진한다. 많은 정책을 했지만 결국 안 된다"면서 "현 간호관리료를 간호사 임금으로 지급해도 최저 임금 이하다. 복지부 장관에게 죄송하나 노동부 고발대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송 부회장은 "포괄간호서비스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병인 등 간호인력이 조화롭게 배치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부 간호사로 채웠다. 실제 간호사들이 환자 기저귀를 갈고, 옷을 입하는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과 중소병원협회(회장 홍정용) 공동 주최로 10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중소병원 적정 인력 수급과제' 토론회에서 지정토론자들은 간호인력 개선책이 동반되지 않은 의료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이성규 중소병협 대외협력위원장(동군산병원 이사장)은 "정부가 중소병원의 간호 인력난 해소를 위해 취업준비센터를 설립했으나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취업준비센터를 통해 나온 간호사들이 타이트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는 상황이다. 간호사 심리상태와 병원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위원장은 "의료정책이 현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괴감을 느낀다. 병원이 1000만원을 투자하든, 1000억원을 투자하든 부도날 수 있다"고 말하고 "정부는 파이가 부족하니 나눠가지고 하나, 간호인력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동한다. 부족한 중소병원의 체감도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중소병원 원장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에서 전사적 자세로 살고 있다"면서 "언제 신용불량자가 될지, 가족들이 길거리로 나앉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오피니언 리더에서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모멸감을 우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내년부터 확대되는 포괄간호서비스가 중소병원의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이성규 위원장은 "300병상 중 지난해 간호인력 부족으로 병동 하나를 폐쇄했다. 메르스 사태로 조기 도입하는 포괄간호서비스에 참여하고 싶어도 간호사가 없다"며 "당초 2018년에서 메르스 사태로 내년부터 확대하는 포괄간호서비스는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중소병원은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소병원 70% 이상이 간호등급제 미신고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라며 "저수가도 문제이나 비용 증가 주범인 의료인력 쏠림현상에서 오는 인건비 상승이 더 큰 문제이다. 복지부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도 의료현장과 동떨어진 의료정책에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료산업노조 나영명 정책실장은 "복지부 정책은 상급종합병원과 전문병원 중심으로, 의원급과 중소병원은 방치 수준"이라며 "중소병원을 지역거점병원으로 위상을 정립하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제대로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나영명 정책실장은 간호등급제(간호관리료 차등제)와 관련 "중소병원 70% 이상이 미신고하고 있다면 실패한 정책"이라며 "인력수급 정책 실패는 심각한 문제로 정책적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영명 실장은 이어 간호사 임금실태조사 자료(2013년)를 인용하면서 "간호사 초임이 2300만원부터 3800만원까지 병원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경력 20년차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야간 간호사 수가가산은 조제업과 같은 방식으로 의료현실과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로운 의료인력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전하고 "포괄간호서비스 조기도입은 간호대란이 불가피하다. 대안이 없다면 시행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임준 교수는 "간호사 경력 중단 원인은 저임금도 있지만 야간근무 등 현실적 두려움이 크다. 선진국 대부분은 보수교육과 훈련비, 생활비 보상 등 의료인력 관리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복지부도 부서별 정책이 단절되어 있다. 수가 관련 사항은 담당부서가 아니면 답변 못한다"고 꼬집었다.
미래사회 의료인력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세대 의료법윤리학 김소윤 교수는 "미래의료사회는 의사와 병원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ICT 기반 검사와 치료를 집과 일상생활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면서 "컴퓨터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미래의료에 대비해 의사와 간호사 역할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윤 교수는 "중소병원 간호난은 인건비 문제 뿐이 아니라 육아 문제도 있다. 노사 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라며 "젊은 인력들이 꿈꿀 수 있는,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의료인력 쏠림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개선방안을 고민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복지부 "의료자원 불균형 해결방안 고민…취업지원센터 확대"
임을기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의료자원 지역 불균형 특히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각하다. 중소병원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게 사실로 정부도 해결방안을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민간의료가 90% 이상인 국내 현실에서 어떻게 해달라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최근 중소병원 간호인력 확충을 위해 취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내년도 예산 30억원을 반영해 현 6개 지역에서 16개 시도로 확대 투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을기 과장은 간호등급제와 포괄간호서비스 관련 "수가 관련 부서가 있어 답하기 어렵다. 포괄간호서비스는 해당부서에서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짧게 답했다.
플로어에서도 간호 인력난 문제가 제기됐다.
중소병협 이송 부회장(서울성심병원장)은 "간호사 인력부족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부는 장롱면허를 끄집어내는 정책을 추진한다. 많은 정책을 했지만 결국 안 된다"면서 "현 간호관리료를 간호사 임금으로 지급해도 최저 임금 이하다. 복지부 장관에게 죄송하나 노동부 고발대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송 부회장은 "포괄간호서비스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병인 등 간호인력이 조화롭게 배치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부 간호사로 채웠다. 실제 간호사들이 환자 기저귀를 갈고, 옷을 입하는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