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학자들, 난소암 이상 세포 BRCA 변이 PARP 억제제 주목
'표적에 표적'. 특화된 환자군을 겨냥한 항암제 개발 열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마찬가지다. 난소암 치료에 없던 표적치료제 '올라파립'을 세상에 내놨다. 1년 전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 허가까지 받으며 처방에 근거를 더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Asia를 방문해 '올라파립'이 갖는 의미를 짚어봤다. -편집자주-완치. 항암제에 붙는 최고의 찬사다. 하지만 이런 약은 적어도 난소암 관련 항암제에서는 거의 없다. 생각해봐야한다. 완치가 불가능하다면 차선책인 전체 생존율(OS)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오래 살도록 돕고 OS 중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길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난소암은 흔히 난공불락으로 표현된다. 발병원인이 명확치 않아 표적 치료제도 마땅치 않다. '올라파립(상품명 린파자)'은 난소암 이상 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최초의 표적치료제다. PARP 억제제로 BRCA 변이 환자 대상으로 좋은 효과를 보인다. 암세포 DNA 수선기작 결핍에 착안해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한다.
케이스는 중요하다. '올라파립'은 실험에 참가했던 여성 환자 4분의 1 가량이 2년 이상, 일부 환자는 5년 후에도 생존하고 있다. 8년 이상도 존재한다. 이런 데이터는 1년 전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에서도 허가를 받는 원동력이 됐다.
메디칼타임즈는 종양학자들이 주목하는 '올라파립'을 들여다봤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Asia 참석해 난소암 전문가이자 영국 암 연구소와 런던대학교 임상시험센트 소장 조나단 리더만(Prof. jonathan A Ledermann)을 만나봤다.
미국, 유럽 등 올라파립 허가 적응증인 BRCA 변이 장액성 난소암 환자는 전체의 얼마나 되는가.
가장 흔한 난소암 유형이 장액성 난소암이다. 보통 장액성 난소암 경우 환자의 15~18%가 BRCA 변이를 보인다. 최근 한국도 비슷한 통계 자료를 발표됐다. 5-6% 여성 환자들의 경우 선천적인 BRCA 변이가 아닌 종양 내에서 후천적 BRCA 변이가 발견된다. PARP 억제제 효능은 선천적이던 후천적이던 BRCA 변이에서 대동소이한 효과를 보인다. 약 20%가 BRCA 변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20%가 전체 난소암 환자에서인가 아니면 고도 장액성 난소암 환자에서인가.
장액성 난소암은 전체에서 65-70%, 고도 장액성 난소암 환자 중 20% 정도에서 BRCA 변이가 발견된다.
올라파립이 주목받는 이유는 뭔가.
치료제의 주 목적은 완치다. (그간 난소암 치료에 있어) 1차 요법을 장기간 투여할 경우 완치율 개선 효과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진행성 난소암을 가진 여성 환자의 20~25%가 완치는 아니지만 재발 없이 장기 생존했다. 이 수치는 굉장히 고무적이다. 폐암이나 유방암, 장암에서 보이지 않았던 진행성 암에 대한 장기적인 생존율은 (완치는 아니지만) 상당히 놀라운 것이다.
여기서 20-25% 환자들이 누구였냐를 봐야한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상당 부분 BRCA 변이 보유 환자들로 추정된다. 이를 착안해 현재 BRCA 변이 양성 환자들에 올라파립 1차 치료를 하는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적응증대로 올라파립을 썼을 때 장기생존율 성적은 구체적으로 어떤가.
며칠전 영국 보건당국이 올라파립 사용을 허가했다. 이에 대해 제가 TV, BBC 한 방송에 출연했고 한 환자도 등장했다. 이 환자는 진행성 기존 치료에 내성을 보여 올라파립을 투여한 경우였고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8년 이상 생존해 있는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여기서 우리는 올라파립이 BRCA 변이 양성 환자들의 장기 생존 가능성을 열어준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올라파립 스터디 19에서 실험 참가 여성 환자들의 4분의 1이 2년 이상 생존율을, 일부 환자들은 모집이 끝난 5년 후에도 생존하고 있었다.
스티디19는 올라파린 허가 임상이다. Primary endpoint 위주로 간단히 결과를 설명해달라.
Study 19는 위약군 대비 올라파립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제 2상 임상실험이다. 그 결과 올라파립 유지요법이 위약 군에 비해 BRCA-변이 동반 난소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개선시켰다(11.2개월 vs. 4.3개월; PFS HR=0.18; 95% CI 0.10–0.31; p<0.0001). 현재까지 알려진 올라파립 단독요법 연관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피로와 빈혈이며, 그 증상은 경증 또는 중등증(mild to moderate) 수준이었다.
올라파립 허가 사항에는 질환이 진행될 때까지 투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혹시 질환이 진행된 후에도 계속 사용하는 것은 어떤가.
임상실험에서 프라이머리 엔드 포인트가 병의 진행이었다. 그때 했던 일 중에 하나가 진행이 되더라도 환자가 원하면 또 의사가 그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투여하던 약을 계속 지속하도록 한 것이다. 일부는 그렇게 했고 일부는 중단했다. 당시 플라시보를, 올라파립을 유지했던 환자도 있었지만 당사자들은 투여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차수 화학요법이 진행될 때까지 기간을 평가했다.
그 결과 올라파립과 플라시보 차이는 컸다. 이는 진행 후에도 올라파립 투여가 암 진행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라파립을 중단했더라도 체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서 암의 진행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 동안 사이토톡식 화학요법에서는 병이 진행된 후에는 투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올라파립은 사이토톡식의 요법이 아닌 바이오 모디파잉(생물학적 수정) 제제이기에 병 진행, 암 진행에 대해 다른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