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회송 수가 2배 이상 올리고, 회송 강제책 필요"

박양명
발행날짜: 2016-01-29 05:05:50
  • 대개협,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의견조회…종합해 의협에 전달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 의사가 생각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은 뭘까.

정부가 시행하려는 병의원 의뢰-회송 시범사업의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으며,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회송 강제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최근 각과 개원의협의회를 대상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는 보건복지부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에서 논의하기 위한 대한의사협회의 의견조회 과정이다.

각 과 개원의협의회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개선과제(안)'과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회의자료 등을 검토해 의견을 전달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일부 진료과 개원의사회 의견을 입수해 최일선에 있는 일차 의료기관이 생각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을 살펴봤다.

자료사진
복지부가 추진하려는 의뢰-회송 시범사업에서 책정된 수가로는 의료전달체계가 변하지 않을 거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파격적인 수가 인상과 대형병원의 회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는 안들이 나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대형병원은 4만2000원의 회송비를 받는 것보다 그 환자를 계속 볼 때 수백배의 부가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의뢰 의사가 진료의뢰서의 유효기간과 환자 방문 횟수를 지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진료의뢰서를 재발급 받도록 해 경증환자의 불필요한 상급병원 이용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현 의뢰-회송 시범사업 수가 구조는 이해할 수 없다"며 "수가를 시범사업 수가에서 2배 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건강 검진 환자 결과 이상 시 반드시 일차의료기관을 경유하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고, 응급상황을 제외한 초진 당일 의뢰서 발급을 제한해야 하며 의뢰 환자를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강제 회송토록 해야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의료 전달 체계를 규정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2조의 예외 조항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1차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을 상급종병이 악용하고 있다"며 "예외 조항 중 응급 환자를 제외한 모든 조항은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과의사회도 "상급병원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예외경로 중 가정의학과 경유를 제외해야 한다"며 "재활의학과, 치과, 분만 조항도 제외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1차 의료기관 사이에서도 의뢰-회송 수가 신설해야 한다는 방안과 수술 환자의 외래 관리 회송도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의뢰 환자의 수술 후 통원치료가 필요한 환자와 보존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개인의원으로 전원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도 "1차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다른 전문과로 전원할 때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다른 개원의에게 우선 의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과의사회는 한 발 더 나아가 동네의원 간 의뢰-회송 수가 신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 상급종병의 단순 약제 처방일수를 60일 이내 제한, 상급종병의 회송률 높이기 위해 회송 환자 비율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의 안들이 눈에 띄었다.

대개협은 각 진료과 의견을 종합해 의협에 제안하며 4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는 정부가 의약분업 후 상급종병 이용 환자 진료비 및 약제비 본인 부담률은 감소했지만 의원급은 증가해 의료전달체계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한 사실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임상의사의 협의체 참여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것, 세째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필요한 추가 재정을 확보하고, 마지막으로 의료전달체계에 원격의료의 활용 방안이나 한방 연계 방안을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 등이다.

이와 함께 ▲진료의뢰 제도 관련 문제 ▲의료기관 종별 역할 정립 및 수가 체계 ▲질병예방 및 만성질환 관리에서 개원의 역할 ▲의원에 대한 신뢰도(질) 향상 및 보수교육 문제 ▲의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보건소 기능 재정립 등 6가지 대주제와 세부 내용을 의협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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