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만든 초음파진단기, 국내 넘어 세계시장 ‘노크’

정희석
발행날짜: 2016-03-15 14:17:55
  • ‘SONON’ 우수조달물품으로 판로 개척…딜러십 확대 등 해외시장 공략

의사이자 벤처기업가인 힐세리온(HEALCERION) 류정원 대표가 개발한 ‘SONON’(소논)은 와이파이·3G·LTE 등 무선통신망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아이패드·태블릿PC에서 환자 초음파영상을 볼 수 있는 현장진단용(POC) 무선 초음파진단기로 국내외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SONON은 복부전용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로 일반 응급환자 및 내과·산부인과 환자에 특화돼있다.

의사가 본체에서 촬영한 초음파영상을 와이파이·3G·LTE 등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안드로이드·iOS 앱(APP)이 실행된 스마트폰·아이패드·태블릿PC·컴퓨터에서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

주변 와이파이가 안 돼도 초음파 본체에 인터넷공유기(AP)기능을 내재해 무선 연결에 어려움이 없다.

여기에 앱을 통해 초음파 동영상 및 스틸 이미지를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장 및 전송까지 자유롭다.

의사 가운 주머니에 들어가는 손바닥 크기 약 20cm 사이즈에 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해 390g. 1회 충전으로 약 3시간 연속 스캔이 가능하다.

선이 존재하지 않는 무선 초음파진단기이기 때문에 수술방 등에 들어가기 위한 멸균 또한 필요 없다.

힐세리온 류정원 대표가 무선 초음파진단기 'SONON'(소논)을 들고 있다.
류 대표는 “응급의료현장에서 교통사고 환자들의 복부출혈은 초음파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해야한다”며 “만약 의사들이 각자 초음파진단기를 갖고 있다면 적어도 환자 상태를 좀 더 빨리 파악해 빠른 응급처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제품 개발동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SONON은 119 구급차와 닥터헬기에서도 무선통신망 기반으로 실시간 초음파영상을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응급환자의 빠른 처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진료과서 활용…교육용 실습장비로도 ‘제격’

지난해 가천대 길병원은 SONON 50대를 구매했다.

SONON 개발과정에 참여해 임상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제품 검토와 임상시험까지 전주기에 걸쳐 제품 상용화에 큰 역할을 수행한 길병원은 SONON의 임상적 가치와 효용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도입을 결정한 것.

입소문을 타면서 길병원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대학병원들이 진료현장에서 SONON을 사용 중이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류정원 대표는 “별다른 홍보 없이 의사들 입소문으로만 도입병원이 늘었고 다양한 진료과목에서 사용하고 있어 활용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ONON은 진료뿐만 아니라 교육용으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의대 또는 전공의 과정에서 초음파진단기 실습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SONON 50대를 도입한 길병원은 장비 중 일부를 의대생 초음파진단기 교육실습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가천의대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과 교수가 SONON을 이용해 초음파를 잡고 그 영상을 프로젝터와 학생들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진행한 초음파 시범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류정원 대표는 “초음파진단기는 병원에 있는 고가장비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의사 개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제2의 청진기·보이는 청진기’로 불리고 있다”며 “SONON은 장비 가격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교육용으로 충분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수조달물품 지정…해외시장 공략 박차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신뢰성 평가를 통과해 제품 기술력과 성능을 인정받은 SONON은 국내시장 판로 개척은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ONON은 지난해 12월 의료영상진단기기로는 처음으로 조달청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됐다.

우수조달물품은 조달청이 운영하는 쇼핑몰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에 등록돼 공공기관이 입찰경쟁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을 통해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SONON은 2016년 3월부터 3년간 지정된 우수조달물품으로 보건소 등 공공기관 판로 개척과 함께 안정적인 제품 판매가 가능해졌다.

류정원 대표는 “나라장터에 우수조달물품으로 의료영상진단기기가 등록된 건 SONON이 처음”이라며 “이는 국내를 넘어 유럽 CE 인증과 미국 FDA 승인을 통해 제품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SONON은 해외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힐세리온은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최한 ‘혁신기술 기반의 창의적 가치창출 프로그램’(CTS)에 선발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 꽝찌성 보건국과 보건소에 SONON 30대를 공급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무협약서를 체결했다.

이는 한국국제협련단이 공적개발원조사업(ODA) 일환으로 기술기반 창업벤처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을 지원한 성공사례이자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건소 개선사업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108 국방부 중앙병원 의료과학부와 함께 SONON을 야전병원에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편, 힐세리온은 더 작고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휴대용 초음파진단기 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 ‘신시장 창조 차세대 의료기기개발’ 연구사업에 참여해 ‘의료진 개인을 위한 다용도 Handheld 초음파진단기 및 모바일 진단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향후 3년간 60억 원을 지원받아 이뤄진다.

류정원 대표는 “SONON은 국내 인증을 비롯해 유럽 CE와 미국 FDA 인증까지 획득하면서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딜러십 체결을 위해 샘플을 구매한 국가가 25개국에 달하고 미국·인도네시아·터키 등 6곳의 딜러들과는 공급계약을 마쳤거나 곧 체결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20곳까지 딜러십 계약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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