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불만 맘껏 신고하세요" 익명게시판 도입한 복지부

이창진
발행날짜: 2016-03-21 05:05:59
  • 정 장관, 조직혁신 첫 실천전략…공무원들 "불신과 성과주의 개선"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감성행정 첫 실천전략으로 공무원 대상 무기명 게시판을 도입해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들 내부 통신망인 '유니모'에 익명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유 게시판(가칭)을 신설해 이달 중 운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번 익명 게시판 운영은 지난 3일 정진엽 장관의 감성행정 일환인 '보건복지부 조직문화 혁신 출범식' 첫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정진엽 장관은 공무원 익명의 내부게시판을 이달 중 운영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복지부 조직문화 혁신 출범식 모습.
정진엽 장관은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시설 페이스북과 이메일 등을 통해 전 직원과 소통하는 감성경영으로 상명하복 식 권위주의를 탈피해 의료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정진엽 장관은 공무원 사회에서 장관 직보로 공무원들 의견이 접수될 경우, 미칠 파장을 고려해 익명 자유게시판을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청사 이전 3년차를 맞는 복지부는 세월호와 메르스 등 잇따른 사태에 따른 정신적, 신체적 피로도 누적과 고시 및 비고시 불공정 인사 그리고 청와대 및 기재부 묻지마 하명 등으로 공무원들이 내부 불만이 포화상태를 넘어선 것으로 진단됐다.

이번 조치는 심사평가원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손명세 원장은 취임 후 지난해 내부통신망 '히라넷'에 익명 게시판을 신설해 직원들의 모든 건의사항을 받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육아부터 인사 문제까지 다양한 의견이 게시판에 올라오면, 해당부서는 답 글을 달아 가능 여부와 진행상황을 알리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기존 관행이 갑작스럽게 바뀌긴 어렵지만 내부 구성원과 제도의 문제점을 한 번 더 고민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심평원 히라넷 벤치마킹 "오-오프라인 의견수렴"

복지부 내부게시판도 비슷한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익명으로 의견을 올리면 조직발전 건의안은 창조행정담당관에서, 인사 문제는 인사과에서, 금품이나 향응수수는 감사과에서 내부회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답 글을 다는 형식을 의미한다.

복지부 한 공무원은 "무엇보다 인사문제 개선이 시급하다. 불공정한 고시와 비고시 인사와 타 부처의 낙하산 인사 등은 공무원들을 사기를 떨어뜨리는 대표적 구태"라면서 "난이도에 따른 부서 배치와 성과급별 승진제도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 절반이 수긍할 수 있는 투명한 인사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 게시판을 운영하면, 건의안과 인사문제, 비위사실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올해 1월 복지부 시무식에서 직급별 참여한 공무원 청렴 선언문 낭독 모습.(사진:보건복지부)
다른 공무원은 "한번 찍히면 끝나는 관료주의 특성상 얼마나 많은 공무원들이 의견을 올리지 속단할 수 없으나 정진엽 장관의 이번 결정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700명이 넘는 본부 공무원들 일각에서 서로를 불신하고, 승진을 위해 자기 성과만 급급한 행태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창조행정담당관(과장 류양지) 관계자는 "중앙부처 청렴도와 내부 만족도 모두 낮은 이유가 소통할 통로가 없다, 정확히 전달이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자유게시판을 운영해 의견이 개진되면 내부의 문제점과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관 결재를 마친 상태로 이달 중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익명 게시판이라도 아이피 주소가 남아 의견 개진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세종청사 층별 소리함도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하고 "인사 불만과 비위사실 등 모든 의견을 수렴해 조직혁신을 꾀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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