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진료비 '민원'과 '할인' 사이서 갈팡질팡

박양명
발행날짜: 2016-04-28 12:00:59
  • 복지부 "공휴가산 적용되지만 가산금 안 받아도 환자유인 아냐"

정부가 어린이날과 토요일 사이에 껴있는 내달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자 일선 개원가는 환자 민원과 진료비 할인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공휴일인만큼 진료비가 30~50% 가산되는데, 갑자기 진료비를 더 내야 하는 환자들의 민원을 제기한 환자를 우려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 때문이다.

정부는 2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내달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관공서의 임시공 휴일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어린이날인 5일부터 일요일인 8일까지 나흘간 연휴가 된다.

임시공휴일은 정부 지정 공휴일인만큼 진찰료와 행위료에 30%의 공휴가산이 적용된다.

문제는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공휴일 경정에 이미 진료를 예약한 환자나 당일 외래환자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

정부는 진찰료를 30% 더 받을 수 있지만 가산에 따른 환자본인부담 진료비 증가분을 받지 않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공휴가산을 받는 게 맞지만 예정됐던 공휴일이 아닌만큼 현장에서 진료비 가산 부분에 있어 유동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를 접한 부산의 A내과 원장은 "개원의에게 임시공휴일은 그림의 떡에 불과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만 안겨준다"고 토로하며 "당연히 받아야 할 가산을 안 받아도 처벌 없다는 생각 자체가 황당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B안과 원장은 "남들 다 쉬는 공휴일에 일하는데 환자 본인부담비용을 할인을 안 해주면 돈 밖에 모르는 의사로 보일 판"이라며 "진료비를 받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답답하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공휴일이 불과 일주일 전에 지정됨에 따라 환자들의 민원이 예상되는 만큼 차라리 진료비를 더 안 받고 말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C내과 원장은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6일에 오기로 한 환자들에게 일일이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번거롭다"며 "의료법상 문제도 안 된다고 하니 평일에 받는 수준으로 진료비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 역시 정부의 모호한 방침을 지적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
노만희 회장은 "평상시에 공휴가산을 받지 않으면 환자 유인행위로 처벌하면서 임시공휴일에 공휴가산을 받아도 되고 안 받아도 된다는 정부의 방침은 원칙이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회장은 "개원가에서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이지만 받지 말라는 말과 마찬가지"라며 "차라리 임시공휴일이 급하게 지정돼 혼란이 있을 수 있으니 국민을 위해 받지 말라고 하는 등 한쪽으로 가야한다. 공휴가산을 받는 개원의들은 비난을 받게 될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달 6일이 갑자기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많은 국민이 반가워하고 있다"며 "그러나 의사와 같이 임시공휴일을 공휴일답게 쓰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 대한 정부의 배려도 분명히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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