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대 동기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실형을 받은 학생이 다른 의대에 재입학해 논란이 되면서 의대 인적성 검사 도입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적성 검사를 강화해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불필요한 행정 낭비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A의대 학장은 6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입시에 인적성 검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우선 최소한의 검증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뜻이 모아지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도 입시부터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부 대학에서도 같은 이유로 인적성 검사 도입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과대학이라는 특성상 최소한의 자질과 인성 검사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B의대도 최근 일선 교수들을 대상으로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묻고 타당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의대 관계자는 "인성 평가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따로 시험 전형을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며 "별도 전형을 도입하기 보다는 면접 시험에서 인적성에 대한 평가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에 대해 의구심을 내보이고 있다. 과연 의사로서의 자질과 인성을 시험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반문이다.

또한 이러한 잣대를 들이대 면접 시험의 비중을 늘릴 경우 성적이 좋은 학생이 면접으로 순위가 뒤짚히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C의대 학생부학장은 "사람의 인성이 불과 몇 분간의 질문과 답변으로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냐"며 "특히나 6년이 지나도 파악하기 힘든 의사로의 자질을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결국 인적성 평가는 요식행위로 끝나고 오히려 면접 점수가 늘어나면서 부작용만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시험과 평가는 엄정한 잣대와 기준이 있어야 하는 만큼 인적성 검사 등 모호한 평가를 넣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