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병원 간호사가 의사의 명의를 도용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고 이를 투약하다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일선 개원가에서 비슷한 사례가 적발되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관리와 보안이 철저한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드문 경우다.

부산기장경찰서는 마약성 진통제를 빼돌려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A국립병원 간호사를 조사중에 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과 해당 병원에 따르면 이 간호사는 최근 의사의 ID와 비밀번호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고 이를 빼돌려 자택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간호사는 입원중인 암환자에게 진통제를 처방한 것처럼 꾸며 마약성 진통제인 '페치딘' 앰플 4개를 빼돌렸다.

묻힐 뻔한 이번 사건은 해당 의사가 자신이 내리지 않은 처방이 내려진 것을 발견하면서 발각됐다.

이에 이 의사는 간호사를 불러 해당 사실을 추궁했고 결국 간호사가 마약성 진통제를 빼돌린 사실을 고백하면서 병원에 알려졌다.

이에 따라 A병원은 간호사에게 자수를 권유한 뒤 즉각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고 해당 사건에 대한 대처에 들어간 상황이다.

A병원 관계자는 "해당 간호사는 물론 관리 책임을 물어 수간호사가 해임된 상태"라며 "수사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병원 전체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추가적으로 징계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립병원으로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