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 정원 늘려야" 주장에 정부 "시간 걸리는 일" 시큰둥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 확대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문제는 간호사의 부족.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호대 정원을 현재보다 2배, 많게는 3배까지 확대하고 간호사 역할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하지만 이미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범사업 형태로라도 시작한 마당에 시간이 필요한 대안들이라 정부는 시큰둥했다. 대신 인력 부족 문제는 뼈저리게 공감하고 있는 만큼 로드맵을 전면 수정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과 건강복지정책연구원은 8일 국회도서관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 성공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간호사의 절대적 부족 상황이 해결돼야 제도 확대가 가능하다"며 "지금 간호대 정원이 1만8000명인데 여기의 1.5배 정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간호사를 4년제 전문인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간호현장 업무는 다양하기 때문에 간호인력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사업이사도 간호사 부족의 현장 상황을 전하며 간호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지방과 중소병원은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투입되야 하는 예상 인원이 6만5000명인데 감염관리, 환자안전을 위해 최소 7만명 이상의 간호사가 요구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휴 간호사를 끌어내겠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유휴 간호사는 급성기 병원에 적응을 못한다. 3교대로 야간 근무를 하라고 하면 고용이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높은 병동 간호사,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렇기 때문에 간호대 정원이 현재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은 늘어야 한다는 것. 모수가 많아지면 3교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 역시 상대적으로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이 이사는 "메르스 사태 이후 간병문화 부분이 특히 간호간병서비스가 부각된 면이 있다"며 "감염 같은 특정 분야에 대해 제한적으로 시행하면 인력이 이렇게까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제도 시행 범위를 축소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정부 역시 인력 수급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건강보험공단 고영 간호·간병통합서비스확대추진단장은 "정부 차원에서 유휴 간호사를 적극 발굴하려고 했다"며 "유휴 간호사가 50%를 넘는다고 하는데 이중 3%만 나와도 몇천명이기 때문에 사업은 원활하게 진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며 "인력 수급이 너무 안돼 이유를 살펴봤더니 유휴간호사 개념 자체를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유휴간호사이긴 하지만 간호 전공 관련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말 그대로 '유휴', 일 자체를 쉬고 있는 간호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기획실장도 "간호인력 문제를 정원의 문제가 아니라 수급불균형 문제, 유휴인력 문제라는 의견이 많은데 이들을 다 충족한다고 하더라도 간호인력 공급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간호인력 공급이 충분할 거라고 낙관해 왔는데 기존 계획대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호흡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간호대 정원 확대, 간호사 학제 다양화 등은 장기적인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 만큼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이창준 보험정책과장은 "간호대 학제를 다양하게 하자고 하지만 이미 4년제로 일원화돼버린 상황에서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간호대 정원 역시 지금 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2022년이 돼야 배출된다"며 "이미 간호·간병서비스가 시작된 상황에서 간호대 정원 확대는 당장 몇 년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범위는?
이미 간호·간병서비스는 2018년 본사업을 목표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의 업무 분장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인력이라고 하면 간호조무사도 포함되는데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만 나오고, 간호조무사 인력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간무협 최종현 기획이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업무를 ▲간호관리업무 ▲처치간호업무 ▲기본간호업무 ▲간호지원업무 등 4가지로 구분하고 간호사는 앞의 두 개 업무를 간호조무사는 기본간호업무를 맡자는 제안을 했다.
이와 함께 최 이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의 핵심 당사자인 간호조무사 의견이 반영되는 논의구조는 없다"며 "제도 인력 및 수가 결정 등 관련 안건이 논의될 때는 의견 수렴 및 옵저버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업무분장은 보다 유연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창준 과장은 "현재 간호·간병서비스는 간호사 주도로 운영하면서 전체적으로 유연하게 하고 있다"며 "시범사업을 해보고 경험치를 매뉴얼로 만들어 업무범위를 세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력수급 문제 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제도 시행을 위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용역 결과 등을 반영해 로드맵을 전면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보사연 신현웅 기획실장은 간호·간병서비스 보상체계와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창준 과장도 "간호인력이 실제로 어디서 활동하고 수요공급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정밀하게 분석해 우선 적용이 필요한 중증도 높은 병원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정밀하게 연계해 현실에 맞는 로드맵을 다시 만들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다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꼭 필요한 중증도가 높은 병원에 우선 적용하고 공공병원은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다음 다른 병원들은 자율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호대 정원을 현재보다 2배, 많게는 3배까지 확대하고 간호사 역할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하지만 이미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범사업 형태로라도 시작한 마당에 시간이 필요한 대안들이라 정부는 시큰둥했다. 대신 인력 부족 문제는 뼈저리게 공감하고 있는 만큼 로드맵을 전면 수정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과 건강복지정책연구원은 8일 국회도서관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 성공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간호사의 절대적 부족 상황이 해결돼야 제도 확대가 가능하다"며 "지금 간호대 정원이 1만8000명인데 여기의 1.5배 정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간호사를 4년제 전문인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간호현장 업무는 다양하기 때문에 간호인력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사업이사도 간호사 부족의 현장 상황을 전하며 간호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지방과 중소병원은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투입되야 하는 예상 인원이 6만5000명인데 감염관리, 환자안전을 위해 최소 7만명 이상의 간호사가 요구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휴 간호사를 끌어내겠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유휴 간호사는 급성기 병원에 적응을 못한다. 3교대로 야간 근무를 하라고 하면 고용이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높은 병동 간호사,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렇기 때문에 간호대 정원이 현재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은 늘어야 한다는 것. 모수가 많아지면 3교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 역시 상대적으로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이 이사는 "메르스 사태 이후 간병문화 부분이 특히 간호간병서비스가 부각된 면이 있다"며 "감염 같은 특정 분야에 대해 제한적으로 시행하면 인력이 이렇게까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제도 시행 범위를 축소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정부 역시 인력 수급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건강보험공단 고영 간호·간병통합서비스확대추진단장은 "정부 차원에서 유휴 간호사를 적극 발굴하려고 했다"며 "유휴 간호사가 50%를 넘는다고 하는데 이중 3%만 나와도 몇천명이기 때문에 사업은 원활하게 진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며 "인력 수급이 너무 안돼 이유를 살펴봤더니 유휴간호사 개념 자체를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유휴간호사이긴 하지만 간호 전공 관련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말 그대로 '유휴', 일 자체를 쉬고 있는 간호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기획실장도 "간호인력 문제를 정원의 문제가 아니라 수급불균형 문제, 유휴인력 문제라는 의견이 많은데 이들을 다 충족한다고 하더라도 간호인력 공급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간호인력 공급이 충분할 거라고 낙관해 왔는데 기존 계획대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호흡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간호대 정원 확대, 간호사 학제 다양화 등은 장기적인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 만큼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이창준 보험정책과장은 "간호대 학제를 다양하게 하자고 하지만 이미 4년제로 일원화돼버린 상황에서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간호대 정원 역시 지금 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2022년이 돼야 배출된다"며 "이미 간호·간병서비스가 시작된 상황에서 간호대 정원 확대는 당장 몇 년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범위는?
이미 간호·간병서비스는 2018년 본사업을 목표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의 업무 분장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인력이라고 하면 간호조무사도 포함되는데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만 나오고, 간호조무사 인력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간무협 최종현 기획이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업무를 ▲간호관리업무 ▲처치간호업무 ▲기본간호업무 ▲간호지원업무 등 4가지로 구분하고 간호사는 앞의 두 개 업무를 간호조무사는 기본간호업무를 맡자는 제안을 했다.
이와 함께 최 이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의 핵심 당사자인 간호조무사 의견이 반영되는 논의구조는 없다"며 "제도 인력 및 수가 결정 등 관련 안건이 논의될 때는 의견 수렴 및 옵저버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업무분장은 보다 유연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창준 과장은 "현재 간호·간병서비스는 간호사 주도로 운영하면서 전체적으로 유연하게 하고 있다"며 "시범사업을 해보고 경험치를 매뉴얼로 만들어 업무범위를 세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력수급 문제 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제도 시행을 위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용역 결과 등을 반영해 로드맵을 전면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보사연 신현웅 기획실장은 간호·간병서비스 보상체계와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창준 과장도 "간호인력이 실제로 어디서 활동하고 수요공급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정밀하게 분석해 우선 적용이 필요한 중증도 높은 병원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정밀하게 연계해 현실에 맞는 로드맵을 다시 만들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다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꼭 필요한 중증도가 높은 병원에 우선 적용하고 공공병원은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다음 다른 병원들은 자율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