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최순실" 발언 파장…'이용민 소장 어쩌나' 의협 고민

발행날짜: 2016-12-19 05:00:59
  • "소신 발언 지원 필요" 중론 속 민감한 사안 후폭풍 우려감도 공존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이 제기한 '의료계 최순실' 사건이 점점 더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대한의사협회가 고민에 빠져있다.

소송 등을 당한 이 소장을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협회가 나섰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18일 "의료계 내에서 암암리에 퍼져나가는 의혹이었지만 이 문제가 이렇게 수면 위로 올라설 줄은 몰랐다"며 "사실 협회 차원에서 나서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번 사건은 이용민 소장이 일부 기고문을 통해 의료계 내에도 최순실과 같은 인사가 있으며 바로 한의산업협동조합의 최주리 이사라고 실명까지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 소장은 최 이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긴밀히 접촉하며 한의학 정책을 좌지우지해 왔으며 최근 한의약 정책이 쏟아지고 각종 재판에서 한의계에 우호적인 판결이 난 것 또한 최 이사의 물밑 작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한의사도 혈액검사를 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 또한 최주리 씨가 비선으로 움직이며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 이 소장의 주장이다.

그러나 최주리 이사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최순실과 일면식도 없는데 같은 최씨라는 이유만으로 매도하고 있으며 정당한 정책 제안을 마치 비선 작업이 이뤄진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 이사는 이 소장을 명예훼손으로 즉각 고소했으며 이에 맞서 이 소장이 특검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파일을 전달하고 조사를 촉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양 협회간 싸움으로 번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대한한의사협회는 즉각적으로 성명서를 내고 의료계가 논리 싸움에서 밀리자 말도 안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이 소장이 의사들의 권익을 위한 발언을 하다가 피해를 입었다는데는 동의하고 이 소장을 위해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며 지원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의협 관계자는 "우선 상임이사회를 통해 이 소장의 법률 대리를 맡을 법무법인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며 "개인의 영달이 아닌 의사들의 권익을 위해 행동하다 피해를 입을 위기에 있다는 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외에 더 이상의 지원을 해야 하는가를 놓고서는 이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안이 워낙 민감한 문제인데다 사실상 밝혀내기 쉽지 않은 의혹이라는 점에서 자칫 협회가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료계 최순실'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정의하고 나설 경우 이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지 못했을때 전문가 단체로서 명예가 크게 실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협의 한 이사는 "의심하기 충분한 의혹이기는 하지만 명백한 근거가 없는 이상 협회가 잘못 나서면 크게 역풍을 맞기 좋은 사안"이라며 "더욱이 최순실게이트가 의료게이트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미 의료계와 한의계간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으니 발을 빼기도 어려운 상태 아니냐"며 "아무리 그래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는 쉽지 않은 사안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용민 소장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자신의 선에서 이번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이고 있다.

이 소장은 "사실 한명의 의사의 자격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인데 의협 임원을 맡고 있다 보니 협회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며 "이는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나와 최주리씨간의 싸움이지 절대 의협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은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할 사안"이라며 "충분히 내가 감당하고 이끌어 가며 규명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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