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춘추전국시대 "홍보 전략도 각양각색"

원종혁
발행날짜: 2017-02-06 12:00:44
  • 옵디보·키트루다 바이오마커 설정에 차이, 마케팅 초점 의료진or대국민

암환자들에 치료적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는 면역항암제. 이들의 물밑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동일한 PD-1 저해제 계열 면역관문억제제 라이벌로 언급되는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서로 다른 광고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로 거론되는 'PD-L1 발현율'에 영향을 받는 키트루다는 '의료전문 저널' 광고에 주력한 반면, 발현율에 상관 없는 옵디보는 대중광고에 집중한 모양새였다.

한 쪽은 처방권자인 의료진에 기댔고, 다른 쪽은 전반적인 환자 인식 개선에 홍보비를 집중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시장 진입이 늦은 로슈의 PD-L1 저해제 계열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의 경우 마케팅 데이터 부족으로 이번 비교에선 빠졌다.

MSD '의료전문 저널 홍보 주력' VS BMS '일반 인쇄물 및 TV 광고 집중 투자'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들어낸 것은 2015년의 일이다.

특정 종양세포를 표적하지 않고 체내 면역체계를 십분 활용하는 면역항암제의 특성상, 적응증 확대전략은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그 가운데 시장규모가 가장 큰 폐암 시장이 이들의 주요 전쟁터가 됐다.

폐암시장에서 MSD(키트루다)와 BMS(옵디보)는 바이오마커 논의를 포함한 임상데이터를 두고 맞불작전을 펼쳤는데, 마케팅 경쟁에서도 눈치싸움은 예외가 아니었다.

서로 다른 광고 방식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취한 것이다. 같은 PD-1 저해제 계열약임에도 'PD-L1 발현율'에 특성이 갈리는 만큼, 마케팅의 대상도 차이를 보였다.

MSD가 의료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저널 광고에 집중한 반면, BMS는 일찍이 대규모 TV 캠페인을 비롯한 일반 인쇄 광고를 시작하며 대대적인 홍보전술을 가동해온 것이다.

다만 전문약의 메세지를 TV를 통해 직접 소비자에 전달하는 'DTC 광고'는 우리나라와 유럽지역을 제외한 미국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출처: 최근 MSD가 시작한 미국내 키트루다 TV 광고 '이츠 트루, 샤론의 이야기(Sharon's story)' 화면 캡쳐 모습.
일단 수치만으로도 비교가 된다. 실시간 TV 추적 프로그램인 '아이스팟(iSpot.tv)' 조사 결과에 따르면, MSD는 최근들어 TV 광고에 120만 달러를 지출한 반면, BMS는 지난 2015년 9월말 캠페인을 첫 시작한 이후 2건의 TV 광고에만 약 1억4000만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인쇄 광고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미디어조사 업체 칸타미디어(Kantar Media)에 따르면, BMS는 옵디보 광고에 총 1억900만 달러를, MSD는 2500만 달러를 지출한 것이다.

그런데, 의료전문가를 타깃한 의료지 광고 시장에선 경향이 뒤바꼈다.

MSD는 2016년 한해 의료전문 저널에 키트루다 광고비로 총 483만 달러를 투입한 반면, BMS는 동기간 136만 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에 마케팅의 중요성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제품 론칭 전 대형품목으로 성장 가능한 신약에 최대 마케팅 예산을 쏟아 붓는 이유기도 하다. 공격적인 홍보전략은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에 인지도 상승과 함께 접근성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약의 브랜딩을 확립하고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DTC, 일반 잡지 광고 등의 직간접적인 마케팅 기법을 두루 활용한다는 얘기다.

최근 분기보고 자리에 참석한 BMS 지오반니 카포리오(Giovanni Caforio) CEO는 옵디보 DTC 광고 집행에 대한 의미를 밝혔다. 그는 "폐암 분야에는 지금까지도 치료대안이 딱히 없다는 비관적 여론이 팽배하다. 새로운 치료법이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의 인식전환을 위해서도 대대적인 캠페인의 실행은 중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MSD도 결국 키트루다의 TV 광고를 시작했다는 대목이다. 지난 주부터 미국지역에서 공중파를 타기 시작한 해당 광고는 한 여성의 '실제 폐암 생존기'를 짧은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했다.

무엇보다 광고엔 키트루다 치료에서 'PD-L1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사실이다.

현 시점이 키트루다의 대대적인 홍보에 최적기라는 데 큰 이견을 보이지는 않았다.

업계 일각에선 "라이벌 옵디보가 작년 8월 Checkmate-26 임상에서 비소세포폐암 대상 1차옵션 성적표에 쓴맛을 본 데다, 키트루다가 10월말 FDA로부터 해당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유일하게 1차 옵션에 등극해 광고 갬페인 등을 진행하는데엔 지금이 최적의 시점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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