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조기대선, 개원가 화두는 '상담수가' 신설

박양명
발행날짜: 2017-02-18 05:00:59
  • 만성질환관리 상담수가부터 육아·성·치매 상담수가 등장

대선이 있는 2017년, 의료단체가 잇따라 발표하는 정책 제안 속에서 공통의 화두를 발견할 수 있다. '상담수가'가 바로 그것.

17일 대한개원의협의회가 각 진료과 의사회의 현안을 종합해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한 보건의료 관련 주요 정책 현안을 보면 다수의 진료과가 다양한 형태의 상담수가 신설, 운영을 원하고 있었다.

상담수가는 의사의 교육이나 상담을 진찰료 외 별도로 인정하는 것이다. 정부는 상담수가를 2015년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5개 지자체에서 실시한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에서 처음 인정했다.

이어 금연과 암 환자를 상대로 한 상담수가가 신설되자 상담수가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의사들이 그들의 지적 재산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대개협이 제안한 정책 현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내과는 시범사업에만 한정돼 있는 만성질환관리 상담수가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과는 "우리나라는 유독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관리 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며 관리 실패로 중증화로 인한 입원환자가 OECD의 평균 2배에 달한다"며 "만성 질환의 가장 효율적인 관리 방안은 질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인데 이를 위한 교육과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료시간과 관계없이 저수가 환경에서 우리나라 의사들은 환자를 짧게 보는 것이 경제적 이익"이라며 "만성질환 관리에 필수적인 상담 교육보다 영양주사, 피부미용 같은 비급여 진료 수익 창출을 위한 상담, 교육에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현실을 밝혔다.

내과는 제대로 된 진료방식으로의 변화를 위해 상담, 교육 수가를 신설해 환자의 인식 및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와 함께 일차의료 질 향상,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드러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역시 최근 공개한 보건의료 정책 제안에 노인 건강관리를 위한 만성질환관리 관련 수가 신설을 넣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현재 수가 체제에서는 노인 포괄 평가 및 기능 개선, 노쇠 예방 프로그램 정착이 불가능하다"며 "대다수의 만성질환이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상담, 생활지도 등의 수가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료사진
소아청소년과는 '육아상담' 수가 신설을 내세웠다. 더불어 임신 출산 진료비를 지원하는 국민행복카드 사용처에도 소청과 전문의의 모유 수유 및 육아 진료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

소청과는 "현재는 보호자가 자부담으로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 육아 관련 상담을 받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전문가를 찾아가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고도 효과를 못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육아의 진정한 전문가는 소청과 의사"라며 "모유수유와 육아 관련 진료 항목을 건강보험 내에 비급여로라도 진입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뇨기과는 전공의 지원율이 30%대까지 떨어지며 기피과로 전락한 현 상황의 타개책 중 하나로 발기부전 환자에 대한 성 상담료 신설을 제안했다.

비뇨기과는 "환자는 의사에게 발기부전에 대해 이런저런 상담은 다 받은 후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타과에서 받는 경우가 많다"며 "비뇨기과 의사들은 상담료도 없는데 무료로 건강상담만 해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구용 발기부전제 타과 처방률은 50%를 넘은 상태"라며 발기부전제가 현재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으며 약에 대한 관리도 전혀 되고 있지 않다. 아예 발기부전제를 선물로 주고받는 일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이 밖에 신경외과도 치매 환자가 늘고 있는 현장에서는 가족 상담 등으로 진료시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보상이 없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가족상담료 등의 상담수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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