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출 성공비결요? 서버들고 세계 누볐죠"

발행날짜: 2017-03-21 05:00:55
  • 분당서울대병원 황희 CIO

사우디 6개병원에 한국형 병원정보시스템(HIS)을 구축, 7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완료. 미국 정신과병원그룹 오로라병원(14개 병원, 1400병상)에 230억원 규모의 한국형 병원정보시스템(HIS) 공급 계약 체결.

이를 진두지휘한 분당서울대병원 황희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최근 그를 직접 만나 한국형 병원정보시스템을 해외 수출하는 데 성공한 비결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의료진 등 사용자 입맛에 맞춘 시스템 개발이 경쟁력"

사우디를 시작으로 의료 선진국인 미국의 병원까지 의료정보시스템을 수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황희 CIO는 "개발 단계부터 수출을 목표로 시스템 내 용어를 국제표준으로 맞췄고, 의료진부터 간호사 등 의료현장의 니즈를 철저하게 파악해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을 염두에 뒀기에 개발 당시 언어 또한 한국어 이외 영어, 아랍어 버전을 담았다"라면서 "현재 중국어(북경어) 버전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즉, 개발단계부터 수시로 사용자의 의견을 수렴한 시스템인 만큼 개발자 중심의 의료정보시스템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 베스트 케어 2.0은 2010년도에 설계해 2013년에 출시한 만큼 최근 기술을 담아냈다고.

그는 특히 분당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의료정보시스템 '베스트 케어 2.0'이 해외 시장에서 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기술력을 꼽았다.

그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 나와있는 의료정보시스템 중 기술적으로 발전된 프로그램"이라고 자신하며 "미국에 쟁쟁한 의료정보 기업이 많지만 안전성에만 치중했을 뿐 시스템의 진보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베스트케어 2.0의 강점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데로 시스템을 세팅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동시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의료질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국내 DUR시스템에서 걸러내지 못하는 약물오류 방지 시스템부터 심부전 환자 등 특수한 경우 약 용량, 용법을 제시해준다.

황희 CIO는 "의료진이 진료할 때에도 도움을 받지만 병원 경영진 입장에서도 약물사고를 줄여주고 실시간으로 의료 질 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했다.

1년 중 6개월은 해외로…발로 뛴 성과

분당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의료정보시스템 '베스트 케어 2.0'의 화려한 성과 뒤에는 중동과 미국을 제집 드나들듯 했던 노력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해외 시장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의 브랜드 네임은 통하지 않았다. 황희 CIO는 직접 서버를 들고 중동 병원을 돌며 4시간씩 걸리는 시연을 해보였다.

단순히 PPT발표가 아닌 시스템을 시연해 보여주는 그의 열정과 자신감에 해외 병원 관계자들도 신뢰감을 갖기 시작했고, 계약성사로 이어졌다.

그가 중동을 타깃으로 해외 수출에 나선 것은 지난 2013년도. 1~2년간은 여러 병원을 돌며 직접 의료정보시스템을 시연한 결과 계약이 체결됐다.

하지만 계약 이후 더 바빠졌다. 해당 병원에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1개월 중 1주일은 현지 병원에 머물렀다.

미국 오로라병원 그룹과의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는 더욱 바빠졌다. 중동 병원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수시로 확인하면서 동시에 미국 오로라병원에 시스템 구축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황희 CIO는 "외부에선 계약이 성사되면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진짜는 지금부터"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한달 중 보름을 해외에서 보냈다면 앞으로는 한달 중 일주일은 미국에서 또 다른 일주일은 사우디에서 보낸 이후에야 한국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CIO로서 의료정보시스템 수출에도 분주하지만 그는 국내 몇 안되는 소아신경과 교수로서 환자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미 진료를 해왔던 환자 2천여명 중 상당수 전원해 진료를 줄였지만 여전히 나를 찾는 환자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진료하고 있다"면서 "한달에 2번은 반드시 진료를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2004년도 분당서울대병원 개원과 동시에 EMR유지보수 담당으로 의료정보 총괄 교수를 맡았던 게 지금의 CIO까지 오게 됐다"면서 "의료진 등 의료인력의 요구를 시스템 개발자에게 잘 전달하는게 내 역할이다.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인력 양성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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