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응급의학 전공의들 달래기 "대화채널 가동"

이창진
발행날짜: 2017-03-25 05:00:55
  • 수련보조수당 삭감 후속조치 검토…대전협 "일방적 통보에 화난다"

응급의학과 수련보조수당 삭감에 따른 젊은 의사들의 거센 반발에 정부가 대안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4일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에 따르면, 응급의학과 수련보조수당 삭감 후속 조치로 전공의들과 간담회 등 다양한 보완책을 논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앞서 복지부는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에게 매월 지급한 수련보조수당 50만원을 올해 40만원으로 10만원 삭감해 지급했다.

전공의들은 아무런 사전 통보도 없는 정부의 삭감 조치에 즉각 반발하면서 해당 전공의 235명 실명을 담은 성명서와 복지부 세종청사 1인 시위 등 압박 강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국회 지적에 따른 복지부의 정무적 판단으로 촉발됐다는 시각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일반회계를 통해 지원하는 기피과 수련보조수당은 올해부터 폐지된 데 반해 응급의료기금에서 지원하는 응급의학과 수련보조수당이 지급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련보조수당은 2003년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부 진료과에 도입됐으나, 수가 인상과 진료패턴 변화로 기피과 현상이 일정부분 해소되면서 단계별로 폐지됐다.

응급의학과 역시 최근 들어 전공의 지원율이 상승한데다 다른 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수련보조수당을 지속할 명분이 없어졌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여기에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인건비 상승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화가 난 이유는 일방적인 삭감 조치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기동훈)는 "삭감 배경이나 이유 등에 대해 한 마디 언급없이 단 한줄 설명으로 수련보조 수당이 줄었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거두고 시설투자를 한 것이 아닌 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정용욱 정책이사는 지난 23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앞에서 응급의학과 수련보조수당 삭감 관련 1인 시위를 벌였다.
기동훈 회장은 "수련보조수당 10만원을 삭감한 것도 문제지만 아무런 설명없이 일방적 통보한 복지부 처사에 화가 난다"면서 "3년 전부터 예고해 단계적으로 삭감한 기피과 수련보조수당 폐지와 너무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사태가 격화될 조짐을 보이지 대화채널을 가동한다는 입장이다.

응급의료과(과장 진영주)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응급의학과 전공의들과 간담회를 마련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응급의료 분야에서 전공의들의 고생과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어 수련보조수당 삭감에 따른 반발은 심정적으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그는 "응급실 수련환경 개선 등 현실적인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전협 기동훈 회장은 "언제든 대화할 용이가 있다. 다양한 지원 방식이 있다"고 전제하고 "응급의학과 전공의 600여명의 집단행동 사태가 벌어진다면 전국 응급실은 마비될 수 있다. 이번 사태 단초가 된 국회도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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