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연 성남시의료원장 "공공병원 지자체가 감당키엔 능력부족, 중앙정부 몫"
새 정부 보건의료 정책의 방향은 공공성 강화 및 공공병원과 민간병원과의 상생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최근 보건의료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보건의료 정책의 기본 방향은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며 "공공부문을 적정한 수준으로 강화해 공공과 민간이 상호발전할 수 있고, 국민이 의료 문제로 고통받지 않게끔 합의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의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상황에 비쳐볼 때 의료의 공공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 이른 바 '공공의료'로 통칭되는 의료의 공공성의 책임 주체는 누구냐는 것이다. 전체 의료기관 수의 5% 수준에 불과한 공공의료기관이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필수의료의 대부분을 제공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에 그 책임을 지울 수 있을까. 그리고 문 정부가 문제의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공공병원과 민간의료기관의 상호발전은 가능할까.
메디칼타임즈는 인천시의료원장과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성남시의료원을 통해 공공의료기관의 롤모델을 그리는 조승연 원장을 만나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현주소와 민간의료기관과의 접점에 대해 들어봤다.
성남시의료원장을 맡기 전에 인천의료원장과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을 역임했었다. 그동안 느낀 공공병원장으로서의 한계는.
지방의료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한계는 상당히 많았다. 정부가 공공의료를 키우지 않는 과정 속에서 특정 지자체장이 공공의료에 관심이 있으면 그 지역의 의료원은 어느 정도 지원을 받지만 반대인 경우는 핍박을 받거나 아예 문을 닫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정책적 한계가 있다.
또 하나는 의료원장이 정치 상황에 너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지자체장이 바뀌면 의료원장도 바뀌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민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기관장을 이렇게 바꾸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런 것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법적으로 지방의료원장의 임기가 3년이고 지자체장이 임명하게 돼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지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선진국을 가보면 대부분의 병원 CEO는 평생 직업이다. 일본만 가도 병원장을 20~30년 한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다. 원장이 가진 권한은 우리나라와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정권과 상관없이 병원이 훨씬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지방의료원장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연임하는 원장을 꼽기 어려울 정도다. 공공병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지자체장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성남시의료원의 경우 지자체장의 의지가 많은 도움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말씀하신대로 다른 지방의료원은 상황은 쉽지 않다.
지방의료원을 지자체가 맡고 있다보니 그렇다. 공공병원은 중앙정부가 해야 한다. 지자체가 하기에는 능력도 부족하고 표준 지침을 내리기에도 지방마다 상황이 달라 어렵다. 중앙정부가 병원의 가치를 판단해서 필요한 곳에 지어주고 접근성이 열악한 곳에 있으면 옮겨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투자를 안 한 것이다.
그나마 조금씩 지원이 늘고 있지만 아직도 투자에는 너무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직원 월급을 못줄까봐 걱정하게 만드니 오죽하겠나. 올해도 39개 지역거점공공병원에 지원하는 예산이 600억원도 안 된다. 이를 40개 병원이 나눠가지면 정말 미미한 금액이다. 유지도 힘들 정도다.
일년에 1조원씩 10년만 투자하면 공공병원 비중을 30%까지 늘릴 수 있다. 혁신적인 결정이 필요하다. 지방의료원을 일년에 한 곳씩 30년만 짓게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공공병원의 역할을 이야기 할 때 민간의료기관과 기능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높다.
공공의료를 국가의료의 기본중심에 놓도록 정부가 방향을 잡아야 한다. 기능적 차별화는 극단적으로 말해서 민간의료기관이 하기 싫어하는 것만 공공병원이 하라는 것이다.
그건 절대 아니다. 공공의료가 국가의료의 중심이 되려면 모든 필수진료를 공공의료가 담당해야 하는 것이고 거꾸로 공공병원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을 민간의료기관이 담당해야 한다. 실제로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그렇게 이뤄지고 있다.
의료전달체계 정립 및 개선에 성남시의료원이 롤모델이 될 수 있을까.
성남시의료원이야말로 의료전달체계 정립에 있어서 적합한 모델이다. 50만 인구가 완전히 분리된 지역에 있다. 그 지역에 성남시의료원이라는 큰 병원이 하나 딱 있고 일차의료기관은 꽤 있다. 의원 중심으로 하고 성남시의료원과 외래를 오피스처럼 주고 받으면 주민들이 상당히 행복할 것이다. 성남시의료원은 그런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일본 병원을 다녀왔는데 물리치료실에 환자가 바글바글했다. 외래 환자가 얼마나 되냐고 물었더니 10% 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입원환자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하면 병원이 망한다. 아마 우리나라는 외래환자가 90%는 돼야 병원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의료시스템이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민간병원조차 외래환자를 본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으며, 대부분 의원으로부터 의뢰받은 환자로 운영하고 있었다. 가까운 나라에 좋은 모델이 있으면 우리나라도 배웠으면 좋겠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최근 보건의료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보건의료 정책의 기본 방향은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며 "공공부문을 적정한 수준으로 강화해 공공과 민간이 상호발전할 수 있고, 국민이 의료 문제로 고통받지 않게끔 합의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의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상황에 비쳐볼 때 의료의 공공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 이른 바 '공공의료'로 통칭되는 의료의 공공성의 책임 주체는 누구냐는 것이다. 전체 의료기관 수의 5% 수준에 불과한 공공의료기관이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필수의료의 대부분을 제공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에 그 책임을 지울 수 있을까. 그리고 문 정부가 문제의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공공병원과 민간의료기관의 상호발전은 가능할까.
메디칼타임즈는 인천시의료원장과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성남시의료원을 통해 공공의료기관의 롤모델을 그리는 조승연 원장을 만나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현주소와 민간의료기관과의 접점에 대해 들어봤다.
성남시의료원장을 맡기 전에 인천의료원장과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을 역임했었다. 그동안 느낀 공공병원장으로서의 한계는.
지방의료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한계는 상당히 많았다. 정부가 공공의료를 키우지 않는 과정 속에서 특정 지자체장이 공공의료에 관심이 있으면 그 지역의 의료원은 어느 정도 지원을 받지만 반대인 경우는 핍박을 받거나 아예 문을 닫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정책적 한계가 있다.
또 하나는 의료원장이 정치 상황에 너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지자체장이 바뀌면 의료원장도 바뀌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민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기관장을 이렇게 바꾸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런 것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법적으로 지방의료원장의 임기가 3년이고 지자체장이 임명하게 돼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지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선진국을 가보면 대부분의 병원 CEO는 평생 직업이다. 일본만 가도 병원장을 20~30년 한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다. 원장이 가진 권한은 우리나라와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정권과 상관없이 병원이 훨씬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지방의료원장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연임하는 원장을 꼽기 어려울 정도다. 공공병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지자체장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성남시의료원의 경우 지자체장의 의지가 많은 도움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말씀하신대로 다른 지방의료원은 상황은 쉽지 않다.
지방의료원을 지자체가 맡고 있다보니 그렇다. 공공병원은 중앙정부가 해야 한다. 지자체가 하기에는 능력도 부족하고 표준 지침을 내리기에도 지방마다 상황이 달라 어렵다. 중앙정부가 병원의 가치를 판단해서 필요한 곳에 지어주고 접근성이 열악한 곳에 있으면 옮겨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투자를 안 한 것이다.
그나마 조금씩 지원이 늘고 있지만 아직도 투자에는 너무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직원 월급을 못줄까봐 걱정하게 만드니 오죽하겠나. 올해도 39개 지역거점공공병원에 지원하는 예산이 600억원도 안 된다. 이를 40개 병원이 나눠가지면 정말 미미한 금액이다. 유지도 힘들 정도다.
일년에 1조원씩 10년만 투자하면 공공병원 비중을 30%까지 늘릴 수 있다. 혁신적인 결정이 필요하다. 지방의료원을 일년에 한 곳씩 30년만 짓게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공공병원의 역할을 이야기 할 때 민간의료기관과 기능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높다.
공공의료를 국가의료의 기본중심에 놓도록 정부가 방향을 잡아야 한다. 기능적 차별화는 극단적으로 말해서 민간의료기관이 하기 싫어하는 것만 공공병원이 하라는 것이다.
그건 절대 아니다. 공공의료가 국가의료의 중심이 되려면 모든 필수진료를 공공의료가 담당해야 하는 것이고 거꾸로 공공병원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을 민간의료기관이 담당해야 한다. 실제로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그렇게 이뤄지고 있다.
의료전달체계 정립 및 개선에 성남시의료원이 롤모델이 될 수 있을까.
성남시의료원이야말로 의료전달체계 정립에 있어서 적합한 모델이다. 50만 인구가 완전히 분리된 지역에 있다. 그 지역에 성남시의료원이라는 큰 병원이 하나 딱 있고 일차의료기관은 꽤 있다. 의원 중심으로 하고 성남시의료원과 외래를 오피스처럼 주고 받으면 주민들이 상당히 행복할 것이다. 성남시의료원은 그런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일본 병원을 다녀왔는데 물리치료실에 환자가 바글바글했다. 외래 환자가 얼마나 되냐고 물었더니 10% 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입원환자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하면 병원이 망한다. 아마 우리나라는 외래환자가 90%는 돼야 병원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의료시스템이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민간병원조차 외래환자를 본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으며, 대부분 의원으로부터 의뢰받은 환자로 운영하고 있었다. 가까운 나라에 좋은 모델이 있으면 우리나라도 배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