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현장의 목소리 “융·복합 의료기기, 기존 허가심사·사후관리로는 한계”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과정에서 내세웠던 보건의료산업 공약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었다.
4차 산업 핵심 분야인 의료기기산업을 두고 장및빛 전망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체와 고민은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의료기기산업 발전방향을 살펴보고 정부와 업계에 요구되는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그 마지막 순서로 정부 역할과 융·복합 의료기기 허가 및 사후관리, 정보의 공공성에 대한 의료기기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의료기기소통포럼, 4차 산업혁명과 ‘소통’
정부가 4차 산업을 주도할 의료기기산업 육성 의지를 표명하자 의료기기업계 역시 정책적 보조에 발맞추고 산업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기기특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롭게 등장할 비정형화된 융·복합 의료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허가·심사 및 규제 가이드라인 수립을 위한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을 이끌 의료기기산업 육성은 의료기기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 내 융·복합 의료기기 전담조직 신설이 선행돼야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식약처가 의료기기산업 발전과 국민안전 확보의 첨병역할을 수행할 주도적 기관으로서 제도적 정책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지난 5월 24일 제3차 국제의료기기소통포럼을 개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른 의료기기 규제과학 변화’를 주제로 열린 이 포럼에서는 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이 적용된 첨단 의료기기 개발 트렌드를 확인하고 규제기관 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새로운 규제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실제로 포럼에는 ▲미국 FDA ▲캐나다 Health Canada ▲브라질 ANVISA ▲러시아 ROSZDRAVNADZOR 규제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해 각국 허가 절차와 현실로 다가온 4차 산업시대 의료기기 규제 방향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쿡메디칼 필립스 존슨앤드존슨메디칼 등 다국적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개념적 신기술이 아닌 환자 특성을 고려해 진단·치료가 가능한 개인맞춤형 의료기기와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 등 실제 상용화하고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번 국제의료기기소통포럼은 4차 산업 핵심 분야인 의료기기를 두고 장및빛 전망만이 난무하는 가운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발전 방향과 실행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포럼의 성공적 개최는 의료기기소통포럼 운영위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 가운데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법규위원회 각 분과장을 맡고 있는 예정훈 황선빈 김연정 이영진 위원은 주요 연자 섭외와 프로그램 기획 등 포럼 개최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4차 산업시대 의료기기산업 발전방향을 살펴보고 정부와 업계에 요구되는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4명의 운영위원들로부터 정부 역할과 융·복합 의료기기 허가 및 사후관리, 의료기기 규제 환경 변화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Q: 4차 산업시대 새로운 형태의 의료기기 출현이 예고된다. 이들 의료기기를 기존 정형화된 인허가 심사와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사후관리를 하기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관련 규정과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가운데 과연 의료기기업체들이 산업적 수요의 불확실성을 안고 세상에 없던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에 나설지 미지수다.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나?
예정훈 위원: 국내 제조사를 비롯한 다국적기업들은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금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의 의학적 편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기업계는 제품 개발과 신기술 정보는 풍부하지만 막상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위한 실질적인 규제 환경이 구축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제품 안전성과 유효성을 승인받아야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업계 차원에서 제안하고 싶은 점이 있다.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하는 심사부서와 유통단계를 관리하는 사후관리 부서가 있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 특징으로 꼽는 융·복합 의료기기의 경우 여러 정보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의학적 편익을 줄 수 있는 비정형화된 제품 양태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규격에 의한 관리나 허가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물론 식약처에서는 이미 3D 프린터나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국민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규제기관 내 독립적인 전담조직과 부서가 절실히 필요하다.
더욱이 4차 산업시대 융·복합 의료기기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만큼 소프트웨어, 인터넷 보안 등 새로운 인적자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미국 FDA도 신규팀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기기업계도 건의하겠지만 규제기관 내 전담조직과 부서 신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Q: 4치 산업혁명은 ‘데이터 혁명’으로 불리며 데이터 혁명은 곧 ‘빅데이터’로 통한다. 빅데이터의 발전은 광범위한 개별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집적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소유 주체와 활용 논란이 여전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정보의 공공성’을 놓고 개인과 정부·기업이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황선빈 위원: ‘정보의 공공성’에 대해 이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
정보의 공공성이라고 해서 정부가 반드시 그 정보를 소유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리눅스라는 소프트웨어업체가 소스를 개방해 다양하게 연관된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지면 관련시장이 확대되는 동시에 사용자들의 이익에도 기여하게 된다.
이처럼 ‘기술의 보편화’(Democratization Of Technology)를 통한 의료기술의 저변화가 환자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핵심이어야 한다.
앞서 의료기기소통포럼 연자발표 중 논의되기도 했지만 기술의 보편화와 정보의 공공재적 개념을 반영해 이를 인류의 공동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게 한다면 특정 회사의 독점이 갖는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
개인 정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집적된 데이터 사용 기반이 마련된다면 산업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심평원 자료는 빅데이터로 공공재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사용목적과 정보의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걸쳐 활용된다면 4차 산업을 이끌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Q: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반 의료기기, 유전자 기술과 연계된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 24시간 환자 원격모니터링 등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기계적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수 없는, 심지어 물리적 실체조차 존재하지 않는 융·복합 의료기기 허가와 사후관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나?
이영진 위원: 4차 산업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출시되면 여러 면에서 기존 제품과는 다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4차 산업의 특징 중 한 예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가 나왔다고 가정하자. 이 제품은 허가단계부터 다른 각도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우선 빅데이터를 이용한 허가의 장점은 임상의 대치나 혹은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한 유효성 자료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이런 접근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장점은 세계적 논란이 되고 있는 동물시험을 줄일 수 있다거나 보다 방대한 자료를 통한 유효성 검토 자료를 제출해 안전성에 대한 입증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빅데이터가 줄 수 있는 장점은 미국의 몇몇 혁신 제품에서 시도됐고 그 결과 또한 좋았다.
특히 기술이 주는 장점과 이득에 대한 충분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료에 대한 규제기관의 유연하고 유동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사후관리에 대해서도 센서와 통신의 발달은 제품 출시 후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환자의 변화를 원격으로 파악 할 수 있고 부작용 또한 실시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관련기관의 각종 규제들에 대한 예외적 조항이나 기존 규제 정비가 이뤄져야 하며, 각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집행할 수 있는 통합적 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Q: 4차 산업시대 의료기기는 환자 개별 특성과 생체 및 질병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치료가 가능한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가 환자에게 주는 편익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제도적 뒷받침은?
김연정 위원: 유전자 분석 기술의 발달, 개인별 신체 특이성, 환경의 영향 등을 고려한 개인맞춤형 의료기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되기 시작했다.
앞서 의료기기소통포럼에서도 논의됐지만 3D 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스텐트·삽입관의 경우 규격과 재료 구성비 차이에 대한 허가는 지금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재는 제품 모델별로 정해진 규격이 있고 원재료에 대한 변경이 허가 대상이지만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는 환자 체형에 따라 길이가 특정되지 않고 알레르기 등 신체 특이성에 따라 재질도 다르게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 필요성과 미래 실현 가능성은 분명 확고하며 치료효과 또한 높다.
따라서 많은 의료기기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생체 및 질병 정보를 모으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 기술은 발달하고 있지만 정작 비용이 상용화를 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
기술은 있으나 제조비용이 높아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일부 소수의 불가피한 환자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기술 발달은 비용에 대한 걱정을 해결해 줄 것이며,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은 환자 치료효과를 높이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결국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가 시장에 출시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복지부·심평원의 급여정책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
4차 산업 핵심 분야인 의료기기산업을 두고 장및빛 전망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체와 고민은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의료기기산업 발전방향을 살펴보고 정부와 업계에 요구되는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그 마지막 순서로 정부 역할과 융·복합 의료기기 허가 및 사후관리, 정보의 공공성에 대한 의료기기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의료기기소통포럼, 4차 산업혁명과 ‘소통’
정부가 4차 산업을 주도할 의료기기산업 육성 의지를 표명하자 의료기기업계 역시 정책적 보조에 발맞추고 산업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기기특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롭게 등장할 비정형화된 융·복합 의료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허가·심사 및 규제 가이드라인 수립을 위한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을 이끌 의료기기산업 육성은 의료기기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 내 융·복합 의료기기 전담조직 신설이 선행돼야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식약처가 의료기기산업 발전과 국민안전 확보의 첨병역할을 수행할 주도적 기관으로서 제도적 정책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지난 5월 24일 제3차 국제의료기기소통포럼을 개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른 의료기기 규제과학 변화’를 주제로 열린 이 포럼에서는 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이 적용된 첨단 의료기기 개발 트렌드를 확인하고 규제기관 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새로운 규제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실제로 포럼에는 ▲미국 FDA ▲캐나다 Health Canada ▲브라질 ANVISA ▲러시아 ROSZDRAVNADZOR 규제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해 각국 허가 절차와 현실로 다가온 4차 산업시대 의료기기 규제 방향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쿡메디칼 필립스 존슨앤드존슨메디칼 등 다국적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개념적 신기술이 아닌 환자 특성을 고려해 진단·치료가 가능한 개인맞춤형 의료기기와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 등 실제 상용화하고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번 국제의료기기소통포럼은 4차 산업 핵심 분야인 의료기기를 두고 장및빛 전망만이 난무하는 가운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발전 방향과 실행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포럼의 성공적 개최는 의료기기소통포럼 운영위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 가운데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법규위원회 각 분과장을 맡고 있는 예정훈 황선빈 김연정 이영진 위원은 주요 연자 섭외와 프로그램 기획 등 포럼 개최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4차 산업시대 의료기기산업 발전방향을 살펴보고 정부와 업계에 요구되는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4명의 운영위원들로부터 정부 역할과 융·복합 의료기기 허가 및 사후관리, 의료기기 규제 환경 변화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Q: 4차 산업시대 새로운 형태의 의료기기 출현이 예고된다. 이들 의료기기를 기존 정형화된 인허가 심사와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사후관리를 하기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관련 규정과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가운데 과연 의료기기업체들이 산업적 수요의 불확실성을 안고 세상에 없던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에 나설지 미지수다.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나?
예정훈 위원: 국내 제조사를 비롯한 다국적기업들은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금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의 의학적 편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기업계는 제품 개발과 신기술 정보는 풍부하지만 막상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위한 실질적인 규제 환경이 구축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제품 안전성과 유효성을 승인받아야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업계 차원에서 제안하고 싶은 점이 있다.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하는 심사부서와 유통단계를 관리하는 사후관리 부서가 있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 특징으로 꼽는 융·복합 의료기기의 경우 여러 정보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의학적 편익을 줄 수 있는 비정형화된 제품 양태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규격에 의한 관리나 허가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물론 식약처에서는 이미 3D 프린터나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국민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규제기관 내 독립적인 전담조직과 부서가 절실히 필요하다.
더욱이 4차 산업시대 융·복합 의료기기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만큼 소프트웨어, 인터넷 보안 등 새로운 인적자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미국 FDA도 신규팀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기기업계도 건의하겠지만 규제기관 내 전담조직과 부서 신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Q: 4치 산업혁명은 ‘데이터 혁명’으로 불리며 데이터 혁명은 곧 ‘빅데이터’로 통한다. 빅데이터의 발전은 광범위한 개별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집적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소유 주체와 활용 논란이 여전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정보의 공공성’을 놓고 개인과 정부·기업이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황선빈 위원: ‘정보의 공공성’에 대해 이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
정보의 공공성이라고 해서 정부가 반드시 그 정보를 소유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리눅스라는 소프트웨어업체가 소스를 개방해 다양하게 연관된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지면 관련시장이 확대되는 동시에 사용자들의 이익에도 기여하게 된다.
이처럼 ‘기술의 보편화’(Democratization Of Technology)를 통한 의료기술의 저변화가 환자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핵심이어야 한다.
앞서 의료기기소통포럼 연자발표 중 논의되기도 했지만 기술의 보편화와 정보의 공공재적 개념을 반영해 이를 인류의 공동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게 한다면 특정 회사의 독점이 갖는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
개인 정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집적된 데이터 사용 기반이 마련된다면 산업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심평원 자료는 빅데이터로 공공재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사용목적과 정보의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걸쳐 활용된다면 4차 산업을 이끌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Q: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반 의료기기, 유전자 기술과 연계된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 24시간 환자 원격모니터링 등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기계적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수 없는, 심지어 물리적 실체조차 존재하지 않는 융·복합 의료기기 허가와 사후관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나?
이영진 위원: 4차 산업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출시되면 여러 면에서 기존 제품과는 다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4차 산업의 특징 중 한 예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가 나왔다고 가정하자. 이 제품은 허가단계부터 다른 각도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우선 빅데이터를 이용한 허가의 장점은 임상의 대치나 혹은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한 유효성 자료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이런 접근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장점은 세계적 논란이 되고 있는 동물시험을 줄일 수 있다거나 보다 방대한 자료를 통한 유효성 검토 자료를 제출해 안전성에 대한 입증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빅데이터가 줄 수 있는 장점은 미국의 몇몇 혁신 제품에서 시도됐고 그 결과 또한 좋았다.
특히 기술이 주는 장점과 이득에 대한 충분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료에 대한 규제기관의 유연하고 유동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사후관리에 대해서도 센서와 통신의 발달은 제품 출시 후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환자의 변화를 원격으로 파악 할 수 있고 부작용 또한 실시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관련기관의 각종 규제들에 대한 예외적 조항이나 기존 규제 정비가 이뤄져야 하며, 각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집행할 수 있는 통합적 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Q: 4차 산업시대 의료기기는 환자 개별 특성과 생체 및 질병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치료가 가능한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가 환자에게 주는 편익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제도적 뒷받침은?
김연정 위원: 유전자 분석 기술의 발달, 개인별 신체 특이성, 환경의 영향 등을 고려한 개인맞춤형 의료기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되기 시작했다.
앞서 의료기기소통포럼에서도 논의됐지만 3D 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스텐트·삽입관의 경우 규격과 재료 구성비 차이에 대한 허가는 지금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재는 제품 모델별로 정해진 규격이 있고 원재료에 대한 변경이 허가 대상이지만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는 환자 체형에 따라 길이가 특정되지 않고 알레르기 등 신체 특이성에 따라 재질도 다르게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 필요성과 미래 실현 가능성은 분명 확고하며 치료효과 또한 높다.
따라서 많은 의료기기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생체 및 질병 정보를 모으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 기술은 발달하고 있지만 정작 비용이 상용화를 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
기술은 있으나 제조비용이 높아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일부 소수의 불가피한 환자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기술 발달은 비용에 대한 걱정을 해결해 줄 것이며,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은 환자 치료효과를 높이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결국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가 시장에 출시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복지부·심평원의 급여정책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