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전북대병원 징계, 애꿎은 전공의가 희생양

발행날짜: 2017-09-11 05:00:55
2년간 정형외과 전공의 선발 중단. 전공의 특별법 위반에 따른 징계로 충분한 것일까.

얼마 전 전공의 폭행 사건으로 논란이 된 전북대병원에 대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해당 수련병원 병원장 과태료 및 2년간 해당 과 전공의 모집 중단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해당 병원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한편에선 이번 기회에 패널티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현행 규정상 법을 위반해도 현실적으로 강력한 처분이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로 당초 복지부는 전북대병원에 대해 수련병원 지정취소를 검토했지만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에 의료공백을 우려, 문제가 된 정형외과만 2년간 전공의 선발을 중지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수련병원 자격을 상실하면 상급종합병원 자격기준에 미달하고 이와 동시에 의과대학 평가인증까지 영향을 미쳐 결국 의과대학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젊은 의사들은 "현실적으로 강력한 징계를 줄 수 없는 환경"이라면서 "전공의 정원 이외 다른 방식의 강력한 페널티가 필요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가령, 해당 병원에 문제가 된 전공과목에 대해 전공의 정원을 회수하는 강력한 처벌을 제안했다. 즉, 자격이 안되는 과에선 전공의 수련 자체를 못하도록 제한하자는 얘기다.

이처럼 강력한 페널티를 주장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현행 규정은 문제가 된 수련병원에 대한 페널티의 화살이 남아있는 전공의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전협 차원에서 이동수련 활성화를 주장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당장 내년도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들은 극심한 업무 로딩이 예상되는 상황. 이미 알려졌듯이 전공의 폭행으로 의국내 경직된 분위기를 감안할 때 남은 기간동안 제대로 된 수련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 문제는 전공의 수련환경 악화는 환자의 생명과도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전북대병원의 전공의 폭행 논란에 이어 허위당직표는 대형 교통사고 이전에 울린 경고음에 불과할 수도 있다. 더 늦기전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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