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병원 의료전문 B2B 박람회'…개최 일정 관람객 감소 '직격탄'
제4회 국제의료병원산업박람회(K-HOSPITAL FAIR 2017·이하 KHF)가 지난달 29일 3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기자는 올해 KHF 전체 진행 과정과 전시제품 트렌드, 참가부스업체들의 반응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개막일인 27일(수) 오전 9시부터 폐막일 29일(금) 오후 5시까지 3일간 박람회 현장을 구석구석 누볐다.
특히 KHF 2017 평가를 보다 정확히 가늠하기 위해 1회 때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지난해 첫 참가해 올해 2번째, 올해 첫 참가 등 참가업체를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그들로부터 다양한 현장 평가와 참가 후기를 들어보았다.
'병원 중심 의료전문 B2B 박람회' 재확인
지난해 KHF 2016은 개최 장소를 기존 킨텍스에서 코엑스로 리로케이션 하고 일정 또한 목·금·토 3일로 단축해 관람객들의 지리적 접근성과 참여율을 높이는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큰 호평을 받았다.
당초 KHF가 표방했던 '병원 중심 의료전문 B2B 마켓 플레이스'를 구현해 병원의료산업 대표 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KHF는 3회 행사를 기점으로 타 의료기기전시화와의 차별성을 명확히 각인시켰다.
특히 일반인·학생들로 넘쳐나는 기존 전시회와 달리 병원장 간호사 구매팀 등 실질적인 구매자들이 참여해 참가부스업체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또 각 분야별 병원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각종 세미나와 컨퍼런스는 병원산업계 주요 현안과 실무 중심 주제를 다룸으로써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병원 신·증축 또는 의료기기 구매계획이 있는 병원 구매담당자와 참가업체 간 1:1 매칭 프로그램 'BUY MEDICAL' 또한 좋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KHF 2017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개최 일정이 목·금·토에서 수·목·금으로 변경됐을 뿐 전체 전시 구성과 프로그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명불허전 '병원 중심 의료전문 B2B 마켓 플레이스'로서의 입지는 올해도 흔들림이 없었다.
박람회 현장은 여전히 약 90% 이상이 병원장 의사 간호사 구매팀 시설팀 의공사 등 병원 관계자들로 채워졌다.
참가부스에서는 의료기기 구매를 희망하는 병원 담당자들과 업체 간 활발한 현장상담이 이뤄졌다.
간혹 보이는 학생 대부분은 의료기기와 연관된 대학 의공학과 또는 한국폴리텍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이밖에 요일별 주제별 편차는 있지만 27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상당 수 세미나들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KHF 2017에 대한 참가업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 전문기업 'GMS'(지엠스) 윤정권 부사장은 "KHF 2017 기간 혈액 냉장고·냉동고 3대를 현장 계약했다"며 "금액은 약 4000만원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인들과 학생들이 넘쳐나는 전시회 보단 실질적인 구매담당자들을 만날 수 있는 KHF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지난해부터 참가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단순히 참관객 수가 아닌 현장에서 이뤄지는 구매상담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부사장이 기자에게 보여준 부스 방명록에는 대부분 병원장·구매팀 등 병원 관계자들의 이름,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다.
KHF 1회부터 4회까지 연속 참가한 플라즈마 멸균기 전문기업 '리노셈' 이광식 대표는 "올해 박람회에서 첫 선을 보인 국산 의료용 세척소독기 'BLUNIX 60'이 많은 병원장들과 구매담당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며 KHF 2017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사실 의료기기업체가 병원장과 구매팀 실무자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매년 KHF를 참가하는 이유는 회사 브랜드를 꾸준히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 장소에서 평소 접하기 힘든 병원장들과 구매 담당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처음 KHF에 참가한 부스업체의 평가도 궁금했다.
'메디컬스토리'는 명함, 명찰, 사원증, 인증패, 쇼핑백, 차트지 등 병의원 디자인·인쇄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1개 부스(D홀 B404)를 꾸려 KHF 2017에 참가했다.
이 회사는 병원 명찰 제작 시 사용하는 레이저 프린터를 박람회 현장으로 가져와 참관객들에게 자동차 열쇠고리를 제작해 기념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메디컬스토리 이준서 대표는 "박람회 참관객들이 병원 관계자들이어서 좋았다"며 "특히 병원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1개 부스로 참가했는데 공간이 좁아 제품을 효율적으로 전시할 수 없었다"며 "내년에는 부스를 2개로 늘려 참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KHF 2017에 대해 크게 실망감을 나타낸 참가업체도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C-arm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개 부스로 처음 참가했을 때 참관객이 많았고 현장계약도 이뤄져 올해는 2개 부스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 참관객 수가 지난해보다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며 "박람회 개최 일정을 1주일만 앞당겼어도 이 정도로 참관객이 감소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주최사가 왜 이렇게 일정을 잡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참가업체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D홀에 1개 부스를 꾸린 업체 대표는 "지난해보다 참관객이 줄어든 건 분명하다"며 "참관객 수뿐만 아니라 KHF만의 특색도 예전 같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주최사가 KHF 강점으로 내세운 점이 많은 병원장과 구매담당자들이 참여한다는 것인데 실제 피부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어차피 병원장과 같은 VIP들은 주최사가 사전에 정한 특정업체만 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자동 대소변 처리기부터 방사선 저감장치까지
KHF 2017 참가업체 부스에서는 병원에 특화된 수술, 진단영상, 감염, 설비, 재활 등 관련 의료기기와 솔루션을 대거 볼 수 있었다.
'JW메디칼'은 내장된 센서를 통해 대소변을 감지한 후 즉시 처리하고, 비데로 청결하게 세정시킨 후 온풍 건조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 실행하는 '케어비데'(Carebidet)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거동이 불편한 외상환자, 고령자, 중증환자, 장애인들의 대소변을 공기정화와 살균 처리함으로써 환자와 간병인들의 감염 예방·위생까지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준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박람회를 찾은 재활 및 요양병원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C-arm을 사용하는 의사들의 방사선 피폭을 줄일 수 있는 제품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현장에서 만난 '가온메드' 권혁현 대표이사는 "C-arm 사용자를 위한 납 차폐 특허 기술을 획득한 'Safe.Dr.'은 C-arm X-ray 튜브에 부착해 산란하는 방사선을 차폐하고 정확한 촬영 신체 부위를 레이저로 표시해 불필요한 방사선 촬영 횟수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선을 차폐·흡수하는 기능을 가지지만 타사 제품과 달리 C-arm 영상 품질에는 전혀 영향이 없으며, 장시간 사용 후 배터리 교체 이외 유지관리비가 들지 않아 경제적이다"고 덧붙였다.
국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시장점유율 1위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의료영상 전용 클라우드 백업서비스를 참관객에게 적극 홍보했다.
클라우드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인터넷으로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
2016년 2월 5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과 '전자의무기록의 관리·보존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에 관한 기준'에 관한 고시 제정을 통해 2016년 8월 6일부터 의료기관 의무기록의 외부 보관이 가능해지면서 병원들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니즈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인피니트 클라우드 백업서비스는 체계적인 영상 백업이 어렵고 보안에 취약한 중소병원에 최적화돼있다.
솔루션·스토리지 등 별도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초기 투자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클라우드에 백업한 용량만큼만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적다.
또 영상 암호화와 내구성 높은 아마존社 스토리지를 사용해 랜섬웨어 등 외부공격으로 인한 영상 유실을 막을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 강화 추세에 발맞춰 병원에서 필요한 CCTV 영상 보안시스템은 코엑스 D홀 '병원의료정보 특별전' 참가업체 부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N404 부스에 위치한 '우경정보기술' 강채용 과장은 "SECUWATCHER FOR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에 기반한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CCTV 영상 보안 저장(암호화모듈)시스템과 안전한 온라인 영상 반출시스템으로 구성된 영상 정보 보안 전문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시스템은 자동객체 및 수동객체 추적 기능을 이용한 마스킹과 고화질·대용량 영상을 빠르고 안전하게 암호화해 영상 위·변조 방지와 탐지기능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반출시스템은 영상자료 반출 시 개인프라이버시보호조치(마스킹), 위·변조 및 복제방지(워터마크) 기능을 지원해 영상자료의 불법유통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피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 앞둔 '개최 일정' 관람객 감소 직격탄
온도가 뜨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차지도 않은 어중간한 상태를 '뜨뜻미지근하다'고 표현한다.
KHF 2017은 그야말로 뜨뜻미지근했다.
KHF 2016이 워낙 큰 성공을 거둔 탓일까? 상대적으로 KHF 2017은 후속편이 전편을 넘지 못하는 '소포머 징크스'(Sophomore Jinx)를 깨지 못했다.
무엇보다 KHF 2017을 뜨뜻미지근했다고 평가한 가장 큰 이유는 참가업체들이 체감한 관람객 감소에 있다.
실제로 KHF 2017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KHF 관람객은 ▲27일 5994명 ▲28일 7224명 ▲29일 3900명 등 총 1만71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KHF 2016 참관객 2만1966명과 비교해 4848명이 줄어든 수치.
관람객 감소는 추석 연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지방 병원 종사자들이 서울까지 왔다가 다시 내려가기란 부담감이 컸던 탓에 박람회 참여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9일(금) 관람객이 3900명에 불과했던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KHF 2017 참가업체 한 대표는 "지난해와 비교해 관람객 수가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며 "아무래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방에 있는 병원 사람들이 서울로 왔다가 다시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개최일정을 9월 중순 또는 추석 이후에 잡았어야 했다"며 "주최사가 날짜를 왜 이렇게 잡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주최 측 역시 변명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올해 행사 전 KHF 주최·주관사 임원들은 코엑스 사장을 직접 만나 장소 대관 및 최적의 개최 일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1년 내내 각종 전시회로 스케줄이 잡혀있는 코엑스는 대관 자체가 쉽지 않았을 터.
그나마 겨우 대관 일정을 잡은 것이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이었다.
과정이야 어찌됐건 KHF 2017 개최 일정은 분명 '신의 악수'(惡手)였다.
물론 세상 어떠한 의료기기전시회도 모든 참가업체들을 만족시킬 순 없다.
더욱이 전시회 개최 성공 여부를 단순 양적인 측면에서의 '관람객 수'로만 평가하는 것 또한 무의미하다.
애시 당초 병원 중심 의료전문 B2B 박람회를 표방하고 일반인·학생 10000명보다 병원 관계자 1000명이 더 큰 의미를 갖는 KHF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KHF에 참가한 상당 수 업체들이 불만을 토로한 참관객 감소를 주최·주관사가 단지 불가항력적인 개최 일정 탓으로만 돌린다면 곤란하다.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는 KHF는 병원과 의료기기업체가 엄연한 갑을 관계인 현실에서 태생적으로 병원장과의 관계 때문에 일부 업체들이 등 떠밀려 참가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KHF가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병원 관계자들을 박람회 현장으로 끌어들여 참가업체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만이 이러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주최·주관사가 KHF 2017을 통해 얻은 뼈아픈 경험과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기자는 올해 KHF 전체 진행 과정과 전시제품 트렌드, 참가부스업체들의 반응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개막일인 27일(수) 오전 9시부터 폐막일 29일(금) 오후 5시까지 3일간 박람회 현장을 구석구석 누볐다.
특히 KHF 2017 평가를 보다 정확히 가늠하기 위해 1회 때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지난해 첫 참가해 올해 2번째, 올해 첫 참가 등 참가업체를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그들로부터 다양한 현장 평가와 참가 후기를 들어보았다.
'병원 중심 의료전문 B2B 박람회' 재확인
지난해 KHF 2016은 개최 장소를 기존 킨텍스에서 코엑스로 리로케이션 하고 일정 또한 목·금·토 3일로 단축해 관람객들의 지리적 접근성과 참여율을 높이는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큰 호평을 받았다.
당초 KHF가 표방했던 '병원 중심 의료전문 B2B 마켓 플레이스'를 구현해 병원의료산업 대표 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KHF는 3회 행사를 기점으로 타 의료기기전시화와의 차별성을 명확히 각인시켰다.
특히 일반인·학생들로 넘쳐나는 기존 전시회와 달리 병원장 간호사 구매팀 등 실질적인 구매자들이 참여해 참가부스업체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또 각 분야별 병원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각종 세미나와 컨퍼런스는 병원산업계 주요 현안과 실무 중심 주제를 다룸으로써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병원 신·증축 또는 의료기기 구매계획이 있는 병원 구매담당자와 참가업체 간 1:1 매칭 프로그램 'BUY MEDICAL' 또한 좋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KHF 2017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개최 일정이 목·금·토에서 수·목·금으로 변경됐을 뿐 전체 전시 구성과 프로그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명불허전 '병원 중심 의료전문 B2B 마켓 플레이스'로서의 입지는 올해도 흔들림이 없었다.
박람회 현장은 여전히 약 90% 이상이 병원장 의사 간호사 구매팀 시설팀 의공사 등 병원 관계자들로 채워졌다.
참가부스에서는 의료기기 구매를 희망하는 병원 담당자들과 업체 간 활발한 현장상담이 이뤄졌다.
간혹 보이는 학생 대부분은 의료기기와 연관된 대학 의공학과 또는 한국폴리텍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이밖에 요일별 주제별 편차는 있지만 27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상당 수 세미나들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KHF 2017에 대한 참가업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의료용 혈액 냉장고·냉동고 전문기업 'GMS'(지엠스) 윤정권 부사장은 "KHF 2017 기간 혈액 냉장고·냉동고 3대를 현장 계약했다"며 "금액은 약 4000만원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인들과 학생들이 넘쳐나는 전시회 보단 실질적인 구매담당자들을 만날 수 있는 KHF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지난해부터 참가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단순히 참관객 수가 아닌 현장에서 이뤄지는 구매상담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부사장이 기자에게 보여준 부스 방명록에는 대부분 병원장·구매팀 등 병원 관계자들의 이름,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다.
KHF 1회부터 4회까지 연속 참가한 플라즈마 멸균기 전문기업 '리노셈' 이광식 대표는 "올해 박람회에서 첫 선을 보인 국산 의료용 세척소독기 'BLUNIX 60'이 많은 병원장들과 구매담당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며 KHF 2017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사실 의료기기업체가 병원장과 구매팀 실무자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매년 KHF를 참가하는 이유는 회사 브랜드를 꾸준히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 장소에서 평소 접하기 힘든 병원장들과 구매 담당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처음 KHF에 참가한 부스업체의 평가도 궁금했다.
'메디컬스토리'는 명함, 명찰, 사원증, 인증패, 쇼핑백, 차트지 등 병의원 디자인·인쇄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1개 부스(D홀 B404)를 꾸려 KHF 2017에 참가했다.
이 회사는 병원 명찰 제작 시 사용하는 레이저 프린터를 박람회 현장으로 가져와 참관객들에게 자동차 열쇠고리를 제작해 기념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메디컬스토리 이준서 대표는 "박람회 참관객들이 병원 관계자들이어서 좋았다"며 "특히 병원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1개 부스로 참가했는데 공간이 좁아 제품을 효율적으로 전시할 수 없었다"며 "내년에는 부스를 2개로 늘려 참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KHF 2017에 대해 크게 실망감을 나타낸 참가업체도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C-arm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개 부스로 처음 참가했을 때 참관객이 많았고 현장계약도 이뤄져 올해는 2개 부스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 참관객 수가 지난해보다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며 "박람회 개최 일정을 1주일만 앞당겼어도 이 정도로 참관객이 감소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주최사가 왜 이렇게 일정을 잡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참가업체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D홀에 1개 부스를 꾸린 업체 대표는 "지난해보다 참관객이 줄어든 건 분명하다"며 "참관객 수뿐만 아니라 KHF만의 특색도 예전 같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주최사가 KHF 강점으로 내세운 점이 많은 병원장과 구매담당자들이 참여한다는 것인데 실제 피부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어차피 병원장과 같은 VIP들은 주최사가 사전에 정한 특정업체만 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자동 대소변 처리기부터 방사선 저감장치까지
KHF 2017 참가업체 부스에서는 병원에 특화된 수술, 진단영상, 감염, 설비, 재활 등 관련 의료기기와 솔루션을 대거 볼 수 있었다.
'JW메디칼'은 내장된 센서를 통해 대소변을 감지한 후 즉시 처리하고, 비데로 청결하게 세정시킨 후 온풍 건조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 실행하는 '케어비데'(Carebidet)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거동이 불편한 외상환자, 고령자, 중증환자, 장애인들의 대소변을 공기정화와 살균 처리함으로써 환자와 간병인들의 감염 예방·위생까지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준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박람회를 찾은 재활 및 요양병원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C-arm을 사용하는 의사들의 방사선 피폭을 줄일 수 있는 제품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현장에서 만난 '가온메드' 권혁현 대표이사는 "C-arm 사용자를 위한 납 차폐 특허 기술을 획득한 'Safe.Dr.'은 C-arm X-ray 튜브에 부착해 산란하는 방사선을 차폐하고 정확한 촬영 신체 부위를 레이저로 표시해 불필요한 방사선 촬영 횟수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선을 차폐·흡수하는 기능을 가지지만 타사 제품과 달리 C-arm 영상 품질에는 전혀 영향이 없으며, 장시간 사용 후 배터리 교체 이외 유지관리비가 들지 않아 경제적이다"고 덧붙였다.
국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시장점유율 1위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의료영상 전용 클라우드 백업서비스를 참관객에게 적극 홍보했다.
클라우드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인터넷으로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
2016년 2월 5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과 '전자의무기록의 관리·보존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에 관한 기준'에 관한 고시 제정을 통해 2016년 8월 6일부터 의료기관 의무기록의 외부 보관이 가능해지면서 병원들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니즈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인피니트 클라우드 백업서비스는 체계적인 영상 백업이 어렵고 보안에 취약한 중소병원에 최적화돼있다.
솔루션·스토리지 등 별도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초기 투자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클라우드에 백업한 용량만큼만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적다.
또 영상 암호화와 내구성 높은 아마존社 스토리지를 사용해 랜섬웨어 등 외부공격으로 인한 영상 유실을 막을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 강화 추세에 발맞춰 병원에서 필요한 CCTV 영상 보안시스템은 코엑스 D홀 '병원의료정보 특별전' 참가업체 부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N404 부스에 위치한 '우경정보기술' 강채용 과장은 "SECUWATCHER FOR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에 기반한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CCTV 영상 보안 저장(암호화모듈)시스템과 안전한 온라인 영상 반출시스템으로 구성된 영상 정보 보안 전문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시스템은 자동객체 및 수동객체 추적 기능을 이용한 마스킹과 고화질·대용량 영상을 빠르고 안전하게 암호화해 영상 위·변조 방지와 탐지기능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반출시스템은 영상자료 반출 시 개인프라이버시보호조치(마스킹), 위·변조 및 복제방지(워터마크) 기능을 지원해 영상자료의 불법유통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피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 앞둔 '개최 일정' 관람객 감소 직격탄
온도가 뜨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차지도 않은 어중간한 상태를 '뜨뜻미지근하다'고 표현한다.
KHF 2017은 그야말로 뜨뜻미지근했다.
KHF 2016이 워낙 큰 성공을 거둔 탓일까? 상대적으로 KHF 2017은 후속편이 전편을 넘지 못하는 '소포머 징크스'(Sophomore Jinx)를 깨지 못했다.
무엇보다 KHF 2017을 뜨뜻미지근했다고 평가한 가장 큰 이유는 참가업체들이 체감한 관람객 감소에 있다.
실제로 KHF 2017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KHF 관람객은 ▲27일 5994명 ▲28일 7224명 ▲29일 3900명 등 총 1만71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KHF 2016 참관객 2만1966명과 비교해 4848명이 줄어든 수치.
관람객 감소는 추석 연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지방 병원 종사자들이 서울까지 왔다가 다시 내려가기란 부담감이 컸던 탓에 박람회 참여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9일(금) 관람객이 3900명에 불과했던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KHF 2017 참가업체 한 대표는 "지난해와 비교해 관람객 수가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며 "아무래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방에 있는 병원 사람들이 서울로 왔다가 다시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개최일정을 9월 중순 또는 추석 이후에 잡았어야 했다"며 "주최사가 날짜를 왜 이렇게 잡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주최 측 역시 변명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올해 행사 전 KHF 주최·주관사 임원들은 코엑스 사장을 직접 만나 장소 대관 및 최적의 개최 일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1년 내내 각종 전시회로 스케줄이 잡혀있는 코엑스는 대관 자체가 쉽지 않았을 터.
그나마 겨우 대관 일정을 잡은 것이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이었다.
과정이야 어찌됐건 KHF 2017 개최 일정은 분명 '신의 악수'(惡手)였다.
물론 세상 어떠한 의료기기전시회도 모든 참가업체들을 만족시킬 순 없다.
더욱이 전시회 개최 성공 여부를 단순 양적인 측면에서의 '관람객 수'로만 평가하는 것 또한 무의미하다.
애시 당초 병원 중심 의료전문 B2B 박람회를 표방하고 일반인·학생 10000명보다 병원 관계자 1000명이 더 큰 의미를 갖는 KHF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KHF에 참가한 상당 수 업체들이 불만을 토로한 참관객 감소를 주최·주관사가 단지 불가항력적인 개최 일정 탓으로만 돌린다면 곤란하다.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는 KHF는 병원과 의료기기업체가 엄연한 갑을 관계인 현실에서 태생적으로 병원장과의 관계 때문에 일부 업체들이 등 떠밀려 참가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KHF가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병원 관계자들을 박람회 현장으로 끌어들여 참가업체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만이 이러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주최·주관사가 KHF 2017을 통해 얻은 뼈아픈 경험과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