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협회, 국회 다음 코스 의료압박법 저지 총력전

이창진
발행날짜: 2017-11-15 05:00:53
  • 진료기록 수정 보존·최상위자 진단서 우려…"부대사업 축소 반대"

의료계가 보건의료 예산안 심의 다음 코스인 의료압박법 저지에 팔을 걷고 나섰다.

대한병원협회(회장 홍정용)는 14일 국회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실을 방문해 다음주 진행될 법안심사소위원회 대비한 의료관련 법안 의견서를 전달했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의료법안(대표발의:김명연 의원, 인재근 의원)은 한의사협회 회장 탄핵으로 법안소위에 상정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병협 의견서도 진료기록부와 진단서, 부대사업 등 의료기관에 직결된 법안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진료기록부 추가 기재 및 수정 시 원본 및 수정본 보존 의무화(대표 발의:권미혁 의원, 인재근 의원)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병협은 진료과정 상 오기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추가기재 등이 모두 거짓기재로 오인돼 불필요한 분쟁이 증가될 수 있다면서 현행 의료법과 전자서명법인 전자의무기록 변경 이력관리 및 전자문서 변경여부 가능하다며 개정안에 우려감을 표했다.

최상위 책임자 진단서 작성 의무화(대표발의:김상희 의원)로 수련병원 젊은 의사들의 반발을 불러 온 개정안도 불수용 입장을 보였다.

최상위책임자에 한해 진단서 작성 제한은 불합리하며, 의사 직위 등과 관계없이 직접 진찰한 의사에게 진단서 작성권한이 있다면서 최상위책임자 기준이나 요건이 불분명해 진단서 효력 다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간과 근무형태, 이직률 등 근무여건 실태조사를 의무화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대표발의:정춘숙 의원, 윤소하 의원) 역시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병협은 개정안이 자칫 규제적 제도로 전락될 우려가 있다면서 현행 보건의료 인력지원 종합계획으로 입법취지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인력지원 정책의 효과를 위해 법 제정이 아닌 정부 차원의 재정투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회용 주사 재사용시 의료기관 업무정지 개정안(대표발의:김승희 의원)은 과잉조치라고 우려했다.

협회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제한은 공감하나 역학조사 결과 위해가 없다고 판단되더라도 업무정지를 먼저 시행할 경우 의료기관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의료인 이외 사람(의료기관 근무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법적 책임(의료기관 업무정지)를 묻는 것은 과징조치라고 꼬집었다.

병원계 오랜 현안이 의료법인 부대사업을 압박하는 법안에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는 의료법인 부대사업 축소와 외부 지원소유 금지 개정안(대표발의:전혜숙 의원, 윤소하 의원)에 대해 "부대사업은 영리행위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참여 병원이 적다는 이유로 부대사업 범위 축소 시 연관산업 발전가능성을 전면 차단할 수 있어 오히려 법인 사업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출자금지와 지분소유 금지는 재산권 및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면서 "지분소유와 의료공공성과는 구체적 연관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관 의약품 도매상 차단을 명시한 개정안(대표발의:전혜숙 의원)에 우려를 표했다.

병협은 타 산업 법률에 없는 과도한 입법이며 헌법상 보장된 시장경제질서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면서 약사법이 다른 법과 다르게 특수관계인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해 거래범위를 현저히 축소하는 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 자동개시제도 사유 확대(대표발의:전혜숙 의원)와 보건의료 영리추구 금지 문구 신설(대표발의:전혜숙 의원). 의약품 및 의료기기 구매 시 조달청 이용(대표발의:전혜숙 의원), 단독 감정절차 신설(대표발의:김상희 의원) 등도 반대 또는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는 이번주 의료법 개정안을 비롯한 법안소위 상정 법안을 협의,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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