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34)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34)
환자와 얘기할 때 정말 힘든 경우가 많다.
너무나 부정적이어서 계속 의사 마음을 긁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환자는 짜증나는 말투로 얘기하기도 한다. 큰 소리로 화를 내듯이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의 기분도 별로인 날에는 결국 후회하게 될 말이나 행동을 환자에게 하게 된다. 환자와 똑같은 패턴으로 얘기를 하게 된다. 즉 부정적인 사람에게 똑같이 되받아치거나, 짜증 섞인 말로 대응하게 되거나, 큰 소리로 화를 내면 왜 나한테 화를 내냐고 같이 화를 내게 된다.
환자의 페이스에 말리지 말아야 하는데 사람인지로 결국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환자가 돌아간 후, 외래가 줄어든 날 '내가 그 때 좀 참았어야 했는데, 내가 한 그 말이나 행동이 이 동네에 소문이 났나? 내가 너무 불친절한가?' 라는 반성을 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후회가 생긴다.
아이러니 한 것은 의료진이 환자의 태도에 맞대응했을 때 환자는 바로 민원을 내고, 인터넷에 올리는 등 행동에 옮긴다. 환자와 같은 형태로 똑같이 말을 하면 그 때 당시 화풀이는 되지만 결과는 아주 참담하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결론을 말하면 개인의원이나 작은 가게 대표나 직원은 그래서 '고객이 하는 대로 똑같이 말하거나 대하면 안 된다. 즉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라 화가 난 눈에도 부드러운 눈으로 단단한 이에도 부드러운 혀'로 대해야 한다.
물론 쉬운일이 아니다. 아예 일을 그만두고 싶어지는 날도 있다. 의료인도 의료인도 감정노동자다.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이면, 아니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하고 싶은 말을 꾹 참고,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아도 잠시 숨을 들이마시고 참고, 그러고 나서 달달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달랠 필요가 있다.
'나 참 잘 했지? 잘 참았지? 그래서 내가 우리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고, 나의 아이들을 끝까지 교육시킬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잘 했어! 맘 고생했어!'라고 자신을 칭찬해 주자.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환자가 부정적인 감정을 담아 말할 때 다른 말을 더 해주거나 질문을 더 많이 하면 좋다. 그러면 환자는 잠시 자신의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정답의 예를 들어보자. 환자가 반말로 말을 해도 끝까지 존댓말을 하자. 환자의 화가 누그러지면 저절로 존댓말도 나온다.
환자: 왜 이렇게 안 나아? 약이 왜 이렇게 시원찮아? 다른 병원에 가면 2~3일만 약 먹으면 낫는데, 이 병원 약은 왜 이렇게 안 들어?
의사: (심호흡 후)혹시 근래 잠을 못 주무시거나, 스트레스 받거나 무리하셨어요?
환자: 요즘 잠을 좀 못 자긴 했지, 그리고 요즘 감기도 달고 살아!
의사: 아, 그러면 요즘 면역기능이 떨어졌네요.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똑같은 약을 써도 잘 안 들어요. 예를 들면 노인 분들은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때 감기가 폐렴으로 가고, 결국 중환자실까지 가다가 사망하는 일도 많잖아요. 요즘 잠도 못 자서 면역기능이 떨어지셨나 봐요. 잘 주무시거나 영양제 한 대 맞고 가세요.
환자: 그럴까? 내가 요즘 좀 피곤하기는 했어. 오늘은 시간도 없고 돈도 준비가 안 됐으니까 그냥 갈게.
의사: 이번에 약을 잘 지어드릴 테니까 드셔보시고, 그래도 안 나으면 다음 진찰할 때에는 검사를 몇 가지 해 보거나 영양제 맞으세요!
환자: 알았어요. 그런데 영양제는 얼마짜리가 있어요?
다음은 좋지 않은 대화의 예다.
환자: 왜 이렇게 안 나아? 약이 왜 이렇게 시원찮아? 다른 병원에 가면 2!3일만 약 먹으면 낫는데, 이 병원 약은 왜 이렇게 안 들어?
의사: 제가 한 처방이 시원찮으면 다른 병원으로 가세요. 그리고 왜 저한테 반말을 하고 소리를 지르세요. 제가 뭘 잘못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잘만 낫는데, 환자분만 안 낫는 거예요!
환자: 여기만 병원이야? 의사가 환자 진료를 거부해도 돼? 배가 불렀구만? 내가 없는 소리를 해? 안 나으니까 안 낫는다고 하지, 내가 없는 소리 했어? 별꼴이야!
어떤 경우가 더 나은가. 환자가 불평 하면 보통 의사들은 자신에 대한 공격이나 비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자의 불평은 의사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잘 안 낫는데, 그 이유를 찾아달라는 말이다.
그 때 의사는 검사를 권하거나 약을 바꿔보거나, 환자의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가 있는지, 다른 질병이 동반되었는지를 찾아보거나 환자 말을 조금 더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해 주면 된다. 의사에게 공격한다고 생각하고 방어를 할 것이 아니라,
환자 이야기를 들어주고, 병이 잘 안 낫는 원인을 찾는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에게 계속 질문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 질문을 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검사의 필요성을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것이다. 그러면 환자가 대답을 하면서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게 되고 설득은 저절로 된다. 절대 화를 내지 말고 환자의 페이스에 말리지 말고 여러 가지 질문을 해라. 그러다보면 환자 마음은 누그러지고 질문에 집중하게 되고, 결국 그러면서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
환자와 얘기할 때 정말 힘든 경우가 많다.
너무나 부정적이어서 계속 의사 마음을 긁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환자는 짜증나는 말투로 얘기하기도 한다. 큰 소리로 화를 내듯이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의 기분도 별로인 날에는 결국 후회하게 될 말이나 행동을 환자에게 하게 된다. 환자와 똑같은 패턴으로 얘기를 하게 된다. 즉 부정적인 사람에게 똑같이 되받아치거나, 짜증 섞인 말로 대응하게 되거나, 큰 소리로 화를 내면 왜 나한테 화를 내냐고 같이 화를 내게 된다.
환자의 페이스에 말리지 말아야 하는데 사람인지로 결국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환자가 돌아간 후, 외래가 줄어든 날 '내가 그 때 좀 참았어야 했는데, 내가 한 그 말이나 행동이 이 동네에 소문이 났나? 내가 너무 불친절한가?' 라는 반성을 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후회가 생긴다.
아이러니 한 것은 의료진이 환자의 태도에 맞대응했을 때 환자는 바로 민원을 내고, 인터넷에 올리는 등 행동에 옮긴다. 환자와 같은 형태로 똑같이 말을 하면 그 때 당시 화풀이는 되지만 결과는 아주 참담하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결론을 말하면 개인의원이나 작은 가게 대표나 직원은 그래서 '고객이 하는 대로 똑같이 말하거나 대하면 안 된다. 즉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라 화가 난 눈에도 부드러운 눈으로 단단한 이에도 부드러운 혀'로 대해야 한다.
물론 쉬운일이 아니다. 아예 일을 그만두고 싶어지는 날도 있다. 의료인도 의료인도 감정노동자다.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이면, 아니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하고 싶은 말을 꾹 참고,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아도 잠시 숨을 들이마시고 참고, 그러고 나서 달달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달랠 필요가 있다.
'나 참 잘 했지? 잘 참았지? 그래서 내가 우리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고, 나의 아이들을 끝까지 교육시킬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잘 했어! 맘 고생했어!'라고 자신을 칭찬해 주자.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환자가 부정적인 감정을 담아 말할 때 다른 말을 더 해주거나 질문을 더 많이 하면 좋다. 그러면 환자는 잠시 자신의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정답의 예를 들어보자. 환자가 반말로 말을 해도 끝까지 존댓말을 하자. 환자의 화가 누그러지면 저절로 존댓말도 나온다.
환자: 왜 이렇게 안 나아? 약이 왜 이렇게 시원찮아? 다른 병원에 가면 2~3일만 약 먹으면 낫는데, 이 병원 약은 왜 이렇게 안 들어?
의사: (심호흡 후)혹시 근래 잠을 못 주무시거나, 스트레스 받거나 무리하셨어요?
환자: 요즘 잠을 좀 못 자긴 했지, 그리고 요즘 감기도 달고 살아!
의사: 아, 그러면 요즘 면역기능이 떨어졌네요.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똑같은 약을 써도 잘 안 들어요. 예를 들면 노인 분들은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때 감기가 폐렴으로 가고, 결국 중환자실까지 가다가 사망하는 일도 많잖아요. 요즘 잠도 못 자서 면역기능이 떨어지셨나 봐요. 잘 주무시거나 영양제 한 대 맞고 가세요.
환자: 그럴까? 내가 요즘 좀 피곤하기는 했어. 오늘은 시간도 없고 돈도 준비가 안 됐으니까 그냥 갈게.
의사: 이번에 약을 잘 지어드릴 테니까 드셔보시고, 그래도 안 나으면 다음 진찰할 때에는 검사를 몇 가지 해 보거나 영양제 맞으세요!
환자: 알았어요. 그런데 영양제는 얼마짜리가 있어요?
다음은 좋지 않은 대화의 예다.
환자: 왜 이렇게 안 나아? 약이 왜 이렇게 시원찮아? 다른 병원에 가면 2!3일만 약 먹으면 낫는데, 이 병원 약은 왜 이렇게 안 들어?
의사: 제가 한 처방이 시원찮으면 다른 병원으로 가세요. 그리고 왜 저한테 반말을 하고 소리를 지르세요. 제가 뭘 잘못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잘만 낫는데, 환자분만 안 낫는 거예요!
환자: 여기만 병원이야? 의사가 환자 진료를 거부해도 돼? 배가 불렀구만? 내가 없는 소리를 해? 안 나으니까 안 낫는다고 하지, 내가 없는 소리 했어? 별꼴이야!
어떤 경우가 더 나은가. 환자가 불평 하면 보통 의사들은 자신에 대한 공격이나 비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자의 불평은 의사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잘 안 낫는데, 그 이유를 찾아달라는 말이다.
그 때 의사는 검사를 권하거나 약을 바꿔보거나, 환자의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가 있는지, 다른 질병이 동반되었는지를 찾아보거나 환자 말을 조금 더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해 주면 된다. 의사에게 공격한다고 생각하고 방어를 할 것이 아니라,
환자 이야기를 들어주고, 병이 잘 안 낫는 원인을 찾는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에게 계속 질문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 질문을 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검사의 필요성을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것이다. 그러면 환자가 대답을 하면서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게 되고 설득은 저절로 된다. 절대 화를 내지 말고 환자의 페이스에 말리지 말고 여러 가지 질문을 해라. 그러다보면 환자 마음은 누그러지고 질문에 집중하게 되고, 결국 그러면서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