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시스템 문제는 인력…"외상외과 의사가 없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7-12-07 12:18:15
  • 전문가·정부 공감 "상급종병 지정기준에 공공성 강화"

외상분야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부와 외상 전문가는 '인력'을 1순위로 꼽았다.

외상환자를 전담할 의사 자체가 없고, 있더라도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정책위원회와 박인숙 의원은 7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중증외상체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대한외상학회 이강현 회장은 "외상센터를 운영하려면 전문의가 최소한 20명 이상 있어야 하는데 이를 채우고 있는 병원이 없다"며 "의료진은 계약직이고 비전임교원이 많아 고용불안 상황에 놓여있다"고 현실을 말했다.

이어 "병원 입장에서는 예산이 응급의료기금에서 나오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예산이 나온다고 확신을 못하기 때문에 계약지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고용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전국권역외상센터협의회 배금석 회장은 고용 안정성도 문제지만 인력 부족도 간과하면 안된다고 했다.

배금석 회장은 "전국 권역외상센터 중 2곳을 수련센터로 지정하고 수련받을 의사를 공모햇는데 2년 동안 한명도 트레이닝 받겠다고 온 사람이 없다"며 "전담인력의 신분보장도 중요하지만 외상 지원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국 외상센터 중 국립대도 사립대도 아닌 종합병원이 외상센터를 하고 있는 곳이 목포한국병원, 제주한라병원, 안동병언 등 세 곳"이라며 "이들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교수로 신분상승을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외상학회 박찬용 총무이사 역시 "외과는 의료계에서도 3D라고 한다"며 "자조적 목소리로 드림리스(Dreamless, 꿈이 없는)라고 해서 4D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외상센터 개소를 준비하고 있는 병원의 상황은 더 심하다"고 토로했다.

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목포한국병원 류재광 원장도 사립병원으로서 인력 운영의 고충을 털어놨다.

류 원장은 "닥터헬기 운영을 위해 국가에서 30억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헬기운영에만 들어가지 병원 차원에서 고용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 응급구조사 4명 인건비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헬기 추락사고를 접한 의사 3명이 사표를 내더라"라며 "수당을 더 올려주고 여유시간까지 제공하면서 붙잡았다. 외상센터 운영은 병원장의 의지가 특히 중요하다"고 현실을 말했다.

정부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 포함할 것"

권준욱 정책관
정부 역시 인력 문제 해결부터 수가 지원까지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권준욱 공공정책관은 "외상센터 관련 핵심은 인력"이라며 "외상외과 의사의 장래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풀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외상외과 의사에게 정교수가 될 길을 열어주는 게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며"며 "상급종합병원, 연구중심병원처럼 외상분야도 의료기관이 사활을 거는 부분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외상외과 의사 부족 문제는 정책 수단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며 "내년 초 대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내년 증액된 예산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무서운 시어머니'가 되겠다고도 했다.

권 정책관은 "국립대병원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중 국립대병원이 6곳"이라며 "국립대 중에서도 경북대병원은 특히 속을 많이 썪였다. 국립대니까 당연히 지정되겠지 하는 도덕적 해이도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예산을 나눠주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하는 의료기관에 예산이 배정될 수 있도록 국립대병원 관할권을 강화하겠다"며 "수가도 외상 심사기준을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 외상과 같은 공공성 부분도 추가할 예정이다.

권 정책관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4군데 지정하려고 했는데 빅5 병원 중 빅3병원이 몰려있는 지역에서 한 군데도 응모하지 않았다"며 "굳이 지정받지 않아도 병원이 잘 돌아가고, 복지부 관심을 받기 싫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할 때 공공성 부분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외상환자 이송 전 적절한 환자 분류를 위해 119 지침 개정작업도 진행중이다.

권 정책관은 "중증외상환자를 권역외상센터로 이송하기 위해서는 권역외상센터가 제기능할 수 있게 되는게 우선"이라면서도 "119가 활동하고 있는 응급구조사 업무범위 확장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이미 관련 계획을 세워서 119와 손잡고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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