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국내 최초 소아 인공심장이식술 성공

박양명
발행날짜: 2017-12-26 12:00:37
  • 박영환 교수팀, 만 1세 남아 양쪽 심실 모두 대체하는 수술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대상 인공심장이식술을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희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만 1세 남아에게 '양심실 보조장치(Ventricular assist device)' 이식술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번 수술을 소아대상으로, 양쪽 심실을 모두 대체하는 첫 인공심장 이식술이다.

심장혈관외과 박영환 교수팀은 지난달 23일 2016년 7월생의 만 1세 남아에게 해당 수술을 실시했다. 이 남아는 생후 3개월 경부터 눈에 띄게 배가 부르기 시작했다.

점차 환아 심장에 물이 고이는 심낭삼출증상이 악화되는 가운데 복수도 차오르고 간경변증 및 콩팥 기능 저하가 동반돼 지난 8월 세브란스병원으로 응급 후송됐다.

정밀진단 결과, 환아 진단명은 '특발성 제한 심근병증'. 심장의 수축과 이완을 가능케하는 심장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굳어지는 병이다. 현재까지 약물치료로는 조절이 안 돼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심장기능 저하로 전반적인 신체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도다시 감염질환이 발생할 때 환아의 생명을 유지못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식수술을 결정하고 심장혈관외과 박한기ㆍ신유림 교수, 심장마취통증의학과 심재광ㆍ송종욱ㆍ소사라 교수, 소아심장과 정세용ㆍ최재영ㆍ정조원 교수 등으로 다학제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술준비에 들어갔다.

수술 후 한 달을 넘긴 환아는 한때 성인용량의 이뇨제를 써서 복수와 몸속 노폐물을 배출시켜야 했던 증상이 사라졌다. 숨찬 증세도 없어져 호흡기를 뗀 상태다. 복수증세 역시 사라져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해졌다.

인공심장이식술을 받은 아기가 보행운동을 하고 있다.
다만 오랜 기간 병상생활을 한 탓에 걸음걸이를 비롯한 신체기능과 정서적 발달이 늦어진 만큼 환아 침상 옆에 작은 놀이공간을 만들어 전담간호사가 별도의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영환 교수는 "소아심장이식은 길게는 수년이상의 대기가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양심실보조장치 이식을 통해 환아의 전신 건강을 유지시키고 성장기의 정상적 발달을 이룰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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