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의학교육 태두 이윤성 교수 이달 정년 "옳은 생각으로 바르게 살겠다"
'이구라'와 '흰머리 청년'으로 불리던 서울의대 이윤성 교수가 이달 말로 교수직을 마무리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그는 국내 법의학교실 부흥을 비롯해 의사 양성과 면허제도 그리고 최근 연명의료결정법까지 의료제도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한 한 인물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매디칼타임즈는 정년을 앞둔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이윤성 교수(65)를 만나 교수 생활 30여년의 감회를 들어봤다.
서울의대 본관 2층에 위치한 그의 교수 방은 15년 전 기자가 처음 방문했을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의학 서적으로 가득 찬 이윤성만의 공간이었다.
취재를 위해 연구실을 열었을 때 이윤성 교수는 정년퇴임을 앞두고 방을 정리 중이었다.
이 교수는 정년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때가 되면 나가는 거지 뭐 별 거 있나요. 인생의 한 과정 아닌 가요"라며 너털웃음으로 답했다.
이윤성 교수는 서울고와 서울의대(76년 졸업)를 나와 병리과 전문의 취득 후 1983년 경상의대 병리과 전임강사로 교직을 시작했다.
1986년 서울의대 이정빈 교수의 법의학교실 창립을 계기로 모교인 서울의대로 상경해 32년간 법의학교실 교수로 자리를 지켰다.
이윤성 교수는 "젊은 시절 치기어린 마음에 10년 뒤면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법의학을 선택했다. 법의학은 실용학문으로 정부의 법과 제도가 중요하다"면서 "지금은 범죄수사 등 현안 발생 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검시제도는 여전히 미흡한 게 현실"이라며 법의학 현 실정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런 이유로 의료계는 교수 이윤성을 법의학보다 의료제도 개척자로 평가하고 있다.
의사국시 컴퓨터 도입 시 실전의사 가능…전문가집단 최고 선물은 '신뢰'
의사국시위원장을 역임한 이윤성 교수는 의사국시 실기시험 도입과 2020년 예정된 컴퓨터 시험까지 실전의사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의사국시에 컴퓨터 시험이 도입되면 다양한 환자 케이스와 X-레이 판독, 심장박동 소리 등을 구현해 실제 환자 진료에 근접한 실전형 맞춤형 시험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현재와 같이 암기식 필기시험에서 탈피한 동영상과 소리를 활용한 의사국시로 개선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윤성 교수의 공로이자 아픔은 의사면허제도 개선이다.
그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구성된 의발특위에서 의사인력 질적 관리 분과를 담당했다.
평생자격증인 진료의사 면허를 개선해 발전하는 의료술기에 발맞춰 보수교육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갱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당시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면허 규제에 반발하는 개원의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으나 결국 몇 해 전 면허신고제로 제도화됐다.
이윤성 교수는 "의사자격은 평생으로 하되, 진료의사 면허는 보수교육을 통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요지였다. 당시 의사들의 댓글로 고생한 게 기억에 남는다. 의사 집단의 속성을 그 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문가 집단에게 최고 선물은 국민의 신뢰"라고 전제하고 "자율규제와 자정을 통해 스스로 꼬리를 자르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과 정부의 신뢰가 얻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의학회 회장인 그의 롤 모델은 누구일까.
이윤성 교수는 "서울의대 병리과 김용일 교수와 지제근 교수(작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 스승이다"라며 "본과생 때 '진짜 의사구나'라고 느낀 스승은 작년에 작고하신 서울의대 교수 사이에서 수재로 불린 내과 김노경 교수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의대생 수준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의학 지식을 전달한 김노경 교수가 나의 롤 모델 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윤성 교수는 "정년퇴임 앞두고 짐을 정리하다보니 갑자기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책장에 놓인 수많은 서적과 각종 임명장, 문서자료마다 사연이 있고 함께 한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며 지난 30여년 세월을 회상했다.
정년퇴임 이후 삶을 묻는 질문에 이 교수는 "그때 그때 맞춰 틀리지 않은 생각으로 바르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정년퇴임하는 이윤성 교수는 3월 1일부터 연명의료결정법 주관기관인 (재)국가생명윤리정책원 상근 원장으로 제2 인생을 시작할 예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그는 국내 법의학교실 부흥을 비롯해 의사 양성과 면허제도 그리고 최근 연명의료결정법까지 의료제도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한 한 인물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매디칼타임즈는 정년을 앞둔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이윤성 교수(65)를 만나 교수 생활 30여년의 감회를 들어봤다.
서울의대 본관 2층에 위치한 그의 교수 방은 15년 전 기자가 처음 방문했을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의학 서적으로 가득 찬 이윤성만의 공간이었다.
취재를 위해 연구실을 열었을 때 이윤성 교수는 정년퇴임을 앞두고 방을 정리 중이었다.
이 교수는 정년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때가 되면 나가는 거지 뭐 별 거 있나요. 인생의 한 과정 아닌 가요"라며 너털웃음으로 답했다.
이윤성 교수는 서울고와 서울의대(76년 졸업)를 나와 병리과 전문의 취득 후 1983년 경상의대 병리과 전임강사로 교직을 시작했다.
1986년 서울의대 이정빈 교수의 법의학교실 창립을 계기로 모교인 서울의대로 상경해 32년간 법의학교실 교수로 자리를 지켰다.
이윤성 교수는 "젊은 시절 치기어린 마음에 10년 뒤면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법의학을 선택했다. 법의학은 실용학문으로 정부의 법과 제도가 중요하다"면서 "지금은 범죄수사 등 현안 발생 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검시제도는 여전히 미흡한 게 현실"이라며 법의학 현 실정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런 이유로 의료계는 교수 이윤성을 법의학보다 의료제도 개척자로 평가하고 있다.
의사국시 컴퓨터 도입 시 실전의사 가능…전문가집단 최고 선물은 '신뢰'
의사국시위원장을 역임한 이윤성 교수는 의사국시 실기시험 도입과 2020년 예정된 컴퓨터 시험까지 실전의사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의사국시에 컴퓨터 시험이 도입되면 다양한 환자 케이스와 X-레이 판독, 심장박동 소리 등을 구현해 실제 환자 진료에 근접한 실전형 맞춤형 시험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현재와 같이 암기식 필기시험에서 탈피한 동영상과 소리를 활용한 의사국시로 개선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윤성 교수의 공로이자 아픔은 의사면허제도 개선이다.
그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구성된 의발특위에서 의사인력 질적 관리 분과를 담당했다.
평생자격증인 진료의사 면허를 개선해 발전하는 의료술기에 발맞춰 보수교육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갱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당시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면허 규제에 반발하는 개원의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으나 결국 몇 해 전 면허신고제로 제도화됐다.
이윤성 교수는 "의사자격은 평생으로 하되, 진료의사 면허는 보수교육을 통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요지였다. 당시 의사들의 댓글로 고생한 게 기억에 남는다. 의사 집단의 속성을 그 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문가 집단에게 최고 선물은 국민의 신뢰"라고 전제하고 "자율규제와 자정을 통해 스스로 꼬리를 자르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과 정부의 신뢰가 얻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의학회 회장인 그의 롤 모델은 누구일까.
이윤성 교수는 "서울의대 병리과 김용일 교수와 지제근 교수(작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 스승이다"라며 "본과생 때 '진짜 의사구나'라고 느낀 스승은 작년에 작고하신 서울의대 교수 사이에서 수재로 불린 내과 김노경 교수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의대생 수준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의학 지식을 전달한 김노경 교수가 나의 롤 모델 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윤성 교수는 "정년퇴임 앞두고 짐을 정리하다보니 갑자기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책장에 놓인 수많은 서적과 각종 임명장, 문서자료마다 사연이 있고 함께 한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며 지난 30여년 세월을 회상했다.
정년퇴임 이후 삶을 묻는 질문에 이 교수는 "그때 그때 맞춰 틀리지 않은 생각으로 바르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정년퇴임하는 이윤성 교수는 3월 1일부터 연명의료결정법 주관기관인 (재)국가생명윤리정책원 상근 원장으로 제2 인생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