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전환점" vs "정책 실패 의사 탓 돌리지 말라"

이창진
발행날짜: 2018-12-11 12:40:30
  • 여당 주최 국립공공의대 설립 토론회 격론…복지부 "공공의료 새창 열리는 절호의 기회"

"공공보건의료대학 49명은 공공의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의료취약지와 필수의료 부족 등 정책 실패를 의사(공급자) 탓으로 돌리지 말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주최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필요성 및 정책 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정부와 시민단체, 환자단체 그리고 의사협회가 공공의대 신설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의사협회를 제외한 시민단체와 환자단체,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대 설립 당위성을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송기민 정책위원(한양대 교수)은 "의사가 임상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연구와 다른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저출산을 위해 학자들이 사인을 보냈을 때 돌아섰어야 했다. 의사 부족도 똑같다. 지금 느끼지 못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훗날 재앙적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송기민 정책위원은 "현 의대 졸업생 3600명보다 6000명 수준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틀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 공공의사 양성으로 이원화 체계를 구축해 권역별 센터와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보건의료도 100년지 대계로 봐야 한다. 서남의대 정원 49명으로 공공의료 확충은 턱없이 부족하다. 의료계만 반대할 뿐 모든 직역에서 의사 인력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PA 문제도 의사가 해야 할 일을 간호사가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기인한다. 무엇보다 환자안전을 위해 의사인력은 부족하다"며 공공의대 신설에 동의했다.

복지부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불가피성을 고수했다.

공공의료정책과 정준섭 과장은 "공중보건의사가 5000명에서 3600명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최소한의 필수의료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의료의 질과 양을 취한 최소한으 조치가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이다"라고 단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남원 주민 100여명이 토론장을 가득 매웠다.
정 과장은 "49명 정원으로 충분치 않다. 공중보건장학의사 제도 재설계 및 대학병원과 지역의료기관 의사 파견 등 법률과 예산을 확보한 만큼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며 "그 시발점이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이다. 내년까지 입법을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의사협회는 의료취약지와 필수의료 부족의 근본적 원인을 지적했다.

성종호 정책이사는 "공공의료 개념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개념으로 사회적 합의도 안됐다"면서 "의료 취약지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있다. 의사 인력 부족 등 비검증적 판단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성 이사는 "외과의사는 수술을 하고 싶지만 노인 중심 지역은 케이스(수술 환자)가 드물다, 의료 취약지 관련 의사의 정체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의전원이 실패해 의과대학으로 돌아왔다. 의료계 주장을 이기적이라는 한다면 다시 의전원 실패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종호 이사는 "필수의료 부족도 의사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병원에서 경영에 도움이 안 되는 외과와 흉부외과 의사를 뽑겠느냐. 여기에 응급실 의사 폭행과 의사의 8시간 근로기준법 준수가 안 된다"고 전하고 "정책 실패를 의사(공급자)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남원 주민들은 조속한 공공보건의료대학 설치를 촉구했다.

서울대 김창엽 교수가 진행한 토론회에서 의사협회 성종호 정책이사(왼쪽 두번째)는 공공의료 설립 문제점을 주장했다.
남원 지역 한 도의원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 남원 주민들은 부잣집 반려견만도 못하다는 소리가 있다. 40대 가장이 응급실에서 이송 과정 중 사망했다. 심근경색 수술이면 생존할 수 있었다"면서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은 국민 생명을 전제한 논의다. 복지부는 의사협회 입김에 좌지우지 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는 "의료계는 의사 인력 부족을 얘기하면 지역 간 불균형과 진료과 간 배분 문제를 제기한다. 의사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입증할 필요가 없다, 줄여야 한다는 측에서 입증해야 한다. 의료 불균형 해결을 위해 의사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은 토론회 마무리 멘트를 통해 "의사협회 우려 충분히 고민할 부분이다. 하지만 공공의대 49명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공공의료 정책 창이 열리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토론회 내용을 복지부가 책임감 있게 진행시켜 달라는 요청으로 이해하겠다. 의료계와 시민단체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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