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 사건 선고 코앞…노조 불씨 살리는 전공의들

황병우
발행날짜: 2019-02-08 05:00:52
  • 대전협, 임시총회서 노조 활동 개재 필요성 공감…새 노조위원장 선출 시급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유명무실한 전공의 노동조합(이하 노조) 활성화 방안 모색에 나선다.

기폭제가 된 것은 오는 2월 21일 1심 선고기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대전협이 최근 대의원 임시총회를 열고 '신생아중환자실 사건보고 및 대응방안' 논의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노조 필요성이 급부상한 것.

대전협에 따르면 대의원 임총에서 해당 사건에 연루된 A전공의가 법정에서 "여전히 12월 16일에 멈춰있는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내가 하지 않은 것과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추궁받는 것이 답답하다"로 토로한 내용을 공유했다.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상 간호사의 지질영양제를 비롯한 수액제제 정맥주사 행위는 원칙적으로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 및 감독만으로 간호사가 수행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시한 바 있다.

하지만 A 전공의는 간호사에 대해 관리 감독을 게을리 한 업무상 과실로 기소된 상태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역학조사 또한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형사처분이 앞으로 이런 비극을 예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수련병원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전공의들은 잠재적인 범죄자가 될 각오를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즉, A전공의가 겪는 현실이 전공의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이는 전공의의 수련환경이 위험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전공의들 수련병원 내 목소리를 내기 위한 방안으로 노조 활성화를 선택하게 됐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 노조가 생긴지 10년도 더 됐지만 수련이 4년 만에 끝나다 보니 목소리를 내기보다 참고 견디는 경향이 있었다"며 "기존에 전공의들이 노조에 대한 거부감 등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홍보를 통해 참여할 방법을 강구 중이다"고 말했다.

전공의 노조는 앞서 지난 대전협 21대 집행부 당시 안치현 전 회장은 2006년 설립이후 실질적인 기능을 하지 못했던 노조를 재편해, 대한전공의노동조합 노조위원장에 안치현 전 회장, 수석부위원장에 이승우 현 회장을 각각 선출한바 있다.

당시 전공의 노조는 변경사항 등을 고용노동부에 신고, 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증을 교부 받는 등 노조 기능을 정비했지만 노조 차원의 움직임은 부족한 편이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먼저 노조가입 절차와 왜 노조가 필요한지에 대한 홍보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각 지부별, 중앙지부별로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대한전공의노동조합의 노종조합 가입 화면(‘전공의노조.com 발췌)

다만, 현재 전공의 노조에 얼마나 가입하고 있는지에 대한 파악 미비 등 노조 활성화까지는 산적한 문제들이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노조위원장인 안치현 전 회장이 오는 28일자로 전공의 신분을 끝냄에 따라 2월 안에 노조 총회를 열어 새로운 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노조에 가입된 인원수를 파악해 2월안에 노조 총회를 열고 새로운 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과정을 고민 중"이라며 "노조가 형성되면 병원 지부별로 현장의 전공의나 대표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방법의 차이는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야 로드맵을 그릴 수 있다"며 "방법은 다양한 길을 열어 놓고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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