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치사법 발의…다음 단계는 '유관단체 설득'

황병우
발행날짜: 2019-05-08 12:00:56
  • 지난 7일 여야의원 20명 공동발의…의사 지도→처방 변경 핵심
    의사협회 등과 대화 테이블 마련 계획…학제 일원화 목표도 밝혀

대한물리치료사협회(이하 물치협)가 지난해부터 공을 들이던 물리치료사법(이하 물치사법)이 지난 7일 발의됐다.

법안 발의라는 큰 산을 넘은 만큼 최종적인 목표인 법안 통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유관단체를 설득에 중점을 둔다는 것.

앞서 윤소하 의원(정의당, 보건복지위원회)은 의료기사법에 포함된 물리치료사를 별도의 물리치료사법을 제정,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은 물리치료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에 발의된 물치사법은 기존 의사의 '지도'를 '처방'으로 바꾸는 등 물리치료 면허 업무체계 재정립과 전문물리치료사 제도 도입, 물리치료사협회 및 공제회 설립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최근 급속한 인구 고령화 등으로 재활치료의 수요가 증가되면서 물리치료사에 대한 수요도 증가됐고, 물치사법을 통해 변하는 의료 환경에 대처하고 물리치료사의 역할 확대도 꾀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물치협은 오랜 기간 준비한 물치사법이 발의된 만큼 유관단체 설득 과정을 통해 법안 통과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물치협 관계자는 "물리치료사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게 중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관단체와 정부기관을 만날 계획이다"며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 단독개업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현실에 맞춰 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을 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물치협의 의지와 별개로 의사단체 등 유관단체들이 대화에 응하고 있지 않아 추후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물치협 관계자는 "의사협회, 재활의학회 등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요청했지만 아직까지는 답이 없는 상태"라며 "단체들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물치사법 일부 조항 도마위 "의사 역할 제한된다"

또한 일부 의사들은 발의된 물치사법 내에 조항을 두고 자칫 의사가 물리치료를 시행할 경우 처벌조항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제기한 상황.

문제가 된 부분은 물치사법 제 10조의 '물리치료사가 아니면 물리치료사의 업무를 하지 못 한다'의 내용과 이에 대한 벌칙 규정인 제32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와 제 32조 1호 '제10조제1항 본문을 위반해 물리치료사 면허 없이 물리치료사의 업무를 한 자'에 대한 조항.

즉, 법안 해석에 따라 의사가 물리치료를 시행할 경우 자칫 징역 혹은 벌금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물치협은 법안을 만드는 단계부터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물치협 김원일 정책전문위원은 "현실적으로 법안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수정해야 되는 것이 맞지만 국회 법제실 검토 등 이미 법안 발의 전 법 전문가의 검토를 받았다"며 "법제실에서 물치사법이 다른 직능, 법률과 저촉되지 않도록 검토가 끝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또 이미 의료법 상에서 의사는 의료와 보건에 대한 포괄적인 지도권을 가지고 물치사법에서도 의사를 배제한 적이 없다"며 "법률 전문가의 해석이 동반되지 않은 해석은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물치협은 물치사법을 뒷받침할 다음과제로 물리치료학과의 학제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기존에 4년제 대학 45개와 39개 3년제 대학으로 이원화된 물리치료학과 학제를 4년제로 일원화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주장이다.

물치협 이근희 회장은 "전국의 12개 대학에서 물리치료 석박사가 배출되는 상황에서 학제일원화를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발전 기틀마련이 중요하다"며 "물리치료 독립법률이 있는 선진 물리치료 사례를 통해 학제를 일원화하고 국민 보건 및 의료수준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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