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과 중심 피부미용 학회 강연자로 무단 참여하면 강력 징계
"학술적 교류 차단, 우물 안의 개구리"vs"검증절차 필요" 갑론을박
#. 서울 강남 K성형외과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들로 꾸려진 피부미용 관련 학회에서 필러 강의를 했다가 대한성형외과의사회로부터 '회원자격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 경기도 한 피부과 원장도 피부미용 관련 학회에서 강의 요청을 받았지만 피부과의사회에 가능여부를 물었지만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라 결국 강의 요청을 거절했다.
피부미용 분야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 분야 전문과목인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내 식구' 단속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피부미용 분야는 전문과목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 전문과 표기를 포기, '의원' 간판을 내걸고 피부미용을 표방하며 비급여 매출에 매진하는 분위기 속에서 피부과, 성형외과 의사회의 간판 지키기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다양한 진료과 의사들이 모여 10년이 넘도록 운영되고 있는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는 1년에 2번씩 여는 학술대회마다 2000여명이 몰릴 정도로 각광받고 있는 인기 학회다. 대한미용성형레이저학회, 대한비만미용치료학회 등 피부미용을 내세우고 있는 학회가 다수가 있으며 학술대회가 열릴 때마다 참석자가 1000명 내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의사회는 타과 의사들이 주로 활동하는 미용성형 관련 학회의 학술대회에서 '전문의'가 강의하는 것을 사실상 막고 있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외부발표심의위원회까지 두고 타과에서의 강의 내용을 심의한다. 의사회의 허락을 받지 않고 피부미용 관련 강의를 했다가 적발되면 그 횟수에 따라 자격정지, 영구 제명까지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피부과의사회도 강의 심의를 위한 별도 조직은 없지만 타과 학술대회로 강의를 반기지 않는건 마찬가지. 의사회 학술대회에 타과 의사 참여도 제한하고 있다.
성형외과, 피부과 수련을 통해 습득한 기술을 사적으로 타과에 유출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게 주된 이유다.
더불어 성형외과의사회와 피부과의사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전문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문의 구별법 등을 게시하며 '전문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레이저피부모발학회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피부미용 분야의 진료과 경계가 없이 학술대회 참여가 자유롭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그 벽이 높다"라며 "레이저피부모발학회 참여인원의 10% 이상이 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가 차지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술적 교류를 의사회 차원에서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K피부과 원장도 "필수의료가 붕괴되면서 피부미용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라며 "전문의가 아니면서 피부미용을 하는 의사가 2만~3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의사회 차원에서 강연자로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게 무슨 소용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경기도 I성형외과 원장 역시 "피부미용 분야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전문의 자격이 없는 의사의 실력이 더 좋은 경우도 많다"라며 "학술적 교류를 차단함으로써 오히려 우물 안의 개구리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자안전 관점에서 볼 문제…무조건 배척 아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환자안전'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더불어 학술적 교류를 막고 있는 게 아니라고 단언했다.
성형외과의사회 한 임원은 "학술대회나 강의는 시술 내용과 강의자를 비롯해 수강하는 사람들의 수준을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잘라 말했다.
일례로 한 회원이 특정 회사 제품의 효능을 강조하는 강의를 한다면 의사회 차원에서 단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원과 특정 회사와의 유착으로 강의 내용이 학문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의료 강의는 의사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지만 전문적인 분야의 수술이나 시술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단편적인 지식 취득만으로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없다"며 "쌍꺼풀 수술을 예로 들면 성형외과 전문의는 매몰법을 위해서 다양한 부작용 사례 등을 경험하며 4년을 수련한다.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단편적인 시술만을 개방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사회의 금전적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타과 의사들에게 개방하는 게 오히려 낫다"며 "이를 하지 않는 이유는 환자 안전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진료현장은 수련의 장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의사회 내 외부발표심의위원회의 역할은 강연자의 의도와 강연 내용이 학술적인지, 상업적인지를 따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임원은 "보톡스, 필러, 실리프팅 같은 경우는 타과 의사들이 지나치게 비전문가적인 지식을 전파하는 경향이 있어 가능하면 성형외과 전문의가 강의하는 것을 허가하고 있다"라며 "해당 강연 내용과 강연 요청이 학술적인 의도인지, 상업적 목표를 위해서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 차원에서 강의 내용을 검토하는 것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라는 입장도 있었다.
서울 I성형외과 원장은 "타과 전문의로 만들어진 피부미용 학술단체가 수련제도를 무너뜨리고 있다"라며 "의사면허를 딴 후 개원해서 빨리 이들 학회에 가서 술기를 배우는 게 더 빠르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의 한계가 정해져야 하는데 그 경계가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규제는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부과의사회 전 임원 역시 "피부과가 미용적인 부분만 하는 게 아니라 피부 질환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타과 전문의는 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라며 "국민보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도 한 피부과 원장도 피부미용 관련 학회에서 강의 요청을 받았지만 피부과의사회에 가능여부를 물었지만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라 결국 강의 요청을 거절했다.
피부미용 분야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 분야 전문과목인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내 식구' 단속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피부미용 분야는 전문과목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 전문과 표기를 포기, '의원' 간판을 내걸고 피부미용을 표방하며 비급여 매출에 매진하는 분위기 속에서 피부과, 성형외과 의사회의 간판 지키기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다양한 진료과 의사들이 모여 10년이 넘도록 운영되고 있는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는 1년에 2번씩 여는 학술대회마다 2000여명이 몰릴 정도로 각광받고 있는 인기 학회다. 대한미용성형레이저학회, 대한비만미용치료학회 등 피부미용을 내세우고 있는 학회가 다수가 있으며 학술대회가 열릴 때마다 참석자가 1000명 내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의사회는 타과 의사들이 주로 활동하는 미용성형 관련 학회의 학술대회에서 '전문의'가 강의하는 것을 사실상 막고 있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외부발표심의위원회까지 두고 타과에서의 강의 내용을 심의한다. 의사회의 허락을 받지 않고 피부미용 관련 강의를 했다가 적발되면 그 횟수에 따라 자격정지, 영구 제명까지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피부과의사회도 강의 심의를 위한 별도 조직은 없지만 타과 학술대회로 강의를 반기지 않는건 마찬가지. 의사회 학술대회에 타과 의사 참여도 제한하고 있다.
성형외과, 피부과 수련을 통해 습득한 기술을 사적으로 타과에 유출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게 주된 이유다.
더불어 성형외과의사회와 피부과의사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전문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문의 구별법 등을 게시하며 '전문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레이저피부모발학회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피부미용 분야의 진료과 경계가 없이 학술대회 참여가 자유롭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그 벽이 높다"라며 "레이저피부모발학회 참여인원의 10% 이상이 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가 차지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술적 교류를 의사회 차원에서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K피부과 원장도 "필수의료가 붕괴되면서 피부미용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라며 "전문의가 아니면서 피부미용을 하는 의사가 2만~3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의사회 차원에서 강연자로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게 무슨 소용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경기도 I성형외과 원장 역시 "피부미용 분야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전문의 자격이 없는 의사의 실력이 더 좋은 경우도 많다"라며 "학술적 교류를 차단함으로써 오히려 우물 안의 개구리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자안전 관점에서 볼 문제…무조건 배척 아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환자안전'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더불어 학술적 교류를 막고 있는 게 아니라고 단언했다.
성형외과의사회 한 임원은 "학술대회나 강의는 시술 내용과 강의자를 비롯해 수강하는 사람들의 수준을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잘라 말했다.
일례로 한 회원이 특정 회사 제품의 효능을 강조하는 강의를 한다면 의사회 차원에서 단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원과 특정 회사와의 유착으로 강의 내용이 학문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의료 강의는 의사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지만 전문적인 분야의 수술이나 시술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단편적인 지식 취득만으로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없다"며 "쌍꺼풀 수술을 예로 들면 성형외과 전문의는 매몰법을 위해서 다양한 부작용 사례 등을 경험하며 4년을 수련한다.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단편적인 시술만을 개방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사회의 금전적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타과 의사들에게 개방하는 게 오히려 낫다"며 "이를 하지 않는 이유는 환자 안전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진료현장은 수련의 장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의사회 내 외부발표심의위원회의 역할은 강연자의 의도와 강연 내용이 학술적인지, 상업적인지를 따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임원은 "보톡스, 필러, 실리프팅 같은 경우는 타과 의사들이 지나치게 비전문가적인 지식을 전파하는 경향이 있어 가능하면 성형외과 전문의가 강의하는 것을 허가하고 있다"라며 "해당 강연 내용과 강연 요청이 학술적인 의도인지, 상업적 목표를 위해서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 차원에서 강의 내용을 검토하는 것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라는 입장도 있었다.
서울 I성형외과 원장은 "타과 전문의로 만들어진 피부미용 학술단체가 수련제도를 무너뜨리고 있다"라며 "의사면허를 딴 후 개원해서 빨리 이들 학회에 가서 술기를 배우는 게 더 빠르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의 한계가 정해져야 하는데 그 경계가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규제는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부과의사회 전 임원 역시 "피부과가 미용적인 부분만 하는 게 아니라 피부 질환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타과 전문의는 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라며 "국민보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