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의료기관 감염성 폐기물 불법처리

박진규
발행날짜: 2004-09-10 06:33:36
  • 피범벅이 거즈, 수술용품 종량제봉투에 넣어폐기

수도권 의료기관들이 피 묻은 거즈, 주사기, 수술용 장갑 등 감염성폐기물을 일반 종량제봉투에 담아 수도권매립지에 무더기로 불법처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열린우리당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은 9일 "2차례에 걸쳐 수도권매립지를 현장조사한 결과 용산구 S병원, 동대문구 K의료원 등 서울시내 대형 병원을 비롯해 고양시 소재의 치과, 산부인과 등에서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일반폐기물과 함께 피묻은 거즈, 폐 주사바늘, 혈액샘플, 수술용 장갑, 생리대, 수술복 등을 함께 몰래 버렸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톤당 60~8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처리비용을 아끼려고 병원들이 이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며 "수도권 매립지에서 감염성폐기물이 불법으로 묻히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것이어서 얼마나 많은 감염성폐기물이 불법매립 됐는지 알 수 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서는 감염성폐기물은 중간처리 업자에게 위탁하거나, 허가받은 자체시설 등에서 소각처리하거나 멸균분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조의원은 하지만 지방환경청과 지자체는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데다 적발됐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는 솜방망이 처분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조의원은 "감염성폐기물의 관리는 국민보건과 환경보호에 직결되는 사항으로 엄격히 관리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허술한 관리와 병의원들의 안일한 보건의식과 사리사욕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현행법의 벌칙조항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지금의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아닌 3년 이하의 징역과 2천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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