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텍메드의 현실 조언 "중국에서는 중국법 따라야"

정희석
발행날짜: 2019-10-11 05:45:54
  • 체외진단기기·시약 임상시험 면제 사실상 '무용지물'
    김성중 차장 "중국 의료기기 인허가 가장 까다로워"

시노서울이 주최하고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후원한 ‘중국 의료기기 인허가 실무 세미나’가 지난 8일 코엑스에서 열렸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 중국에서는 현지 의료기기 인허가 요구사항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체외진단기기업체 ‘바디텍메드’가 중국 의료기기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에게 던진 현실적인 조언이다.

이 회사 김성중 RA팀 차장은 지난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시노서울이 주최하고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후원한 ‘중국 의료기기 인허가 실무 세미나’에서 체외진단기기·시약 인허가 사례를 발표했다.

2009년 CFDA(현 NMPA·국가의약품감독관리총국) 첫 인증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본격적인 중국 판매를 시작했으며 2017년 현지법인을 설립한 바디텍메드는 현재까지 체외진단기기 5개·시약 15개 등 총 20개 제품이 인허가를 획득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3%를 달성한 바디텍메드의 중국시장 공략은 수출과 현지 생산 등 ‘투 트랙’(two track)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성중 차장은 “중국 내 인허가 등록기간을 보면 수입산 신의료기기는 빠르면 1년 6개월에서 늦으면 7~8년까지도 소요되는 반면 자국 생산 제품은 6개월에서 1년 안에 마칠 수 있다”며 현지 생산 제품의 인허가 등록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자국 생산 제품 사용을 장려하지만 의사들은 여전히 수입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수출과 중국 내 생산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투 트랙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에서 체외진단기기·시약 신규 등록을 진행할 때 ‘임상시험’ 면제 여부와 ‘등록자료’ 제출을 사전에 꼼꼼히 살펴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은 2014년까지 체외진단제 임상시험을 의무화했다. 이후 ‘체외진단제 등록관리방법’ 개정을 통해 2018년 처음부터 체외진단제 277개 품목에 대한 임상시험 면제를 발표했다.

문제는 임상시험 면제 제품이라도 실질적으로 중국 내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인허가 등록에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기본적으로 임상시험을 면제하는 대신 해외 임상평가 자료를 제출해야한다”며 “하지만 중국에서 요구하는 평가사항과 한국 또는 해외에서 실시한 임상자료가 부합하지 않은 일이 많을뿐더러 보완요구 또한 많아 차라리 중국 내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김성중 바디텍메드 RA팀 차장
이어 “임상시험 실시 병원은 3등급 제품의 경우 다른 지역 병원 1곳 이상을 포함한 3개 병원 이상에서 실시해야한다”며 “특히 호흡기 감염 제품은 지역별 특색에 따라 다른 임상결과가 나올 수 있고, 이로 인한 재임상 요구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지역을 달리해 병원을 선택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을 마치고 보고서를 받으면 중국 내 체외진단제 각 등급에 따른 신규 등록 신청자료를 확인해 제출해야한다.

이때 신청자료는 한국에서의 등록 및 허가내용과 동일하되 국문·중국 2개 문서로 작성해야한다.

중국에서 획득한 인허가를 연장하거나 변경등록을 할 때도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김성중 차장은 “일반적으로 연장 등록 신청은 6개월 이전에 할 수 있지만 검토 과정에서 간략한 자료 외에도 요구사항이 많을 수 있어 최소 10개월 이전부터 신청자료를 준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체외진단기기는 여러 시약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기기 추가를 위한 변경 등록을 할 경우가 있다”며 “한국에서는 신고 제품이라 대조장비와의 상관성 데이터 등 간략한 설명서로 가능하지만 중국에서는 신규 등록에 준하는 기기와 시약 성능검사 분석 자료까지 제출해야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 내 체외진단제 인허가 등록은 예전에도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며 “미국 브라질 등 인허가 등록을 다 해봤지만 중국이 가장 까다롭다”고 재차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중국 의료기기 인허가는 융통성이 발휘될 여지가 많지 않다. 따라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생각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중국에서는 중국 법에 그냥 맞추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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