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도 모르는 간호수가..."처우개선 그림의 떡"

황병우
발행날짜: 2020-02-10 12:00:36
  • 의료연대본부, 수가지원 실태조사 결과 현장혼란 지적
    간호인력 배치기준 강화 통한 실질적 개선 촉구

"정부는 병원에게 간호사를 대상으로 수가를 사용하라고 했지만 정작 간호사들은 자신이 직접적 대상자인지 모르고 있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이하 의료연대)가 보건복지부의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장에서는 그 실효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복지부는 간호사들과 병원노동자들을 위해 인력충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18년 아산병원 신규 간호사였던 고 박선욱 간호사의 사망 이후 간호사의 인력 부족과 높은 업무강도가 지적됐으며, 이에 복지부는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대책에는 간호사 처우개선 수가지원, 야간근무 수가지원 및 야간간호료 신설, 야간근무 기준 제시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의료연대의 대책 실효성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결과 여전히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먼저 수가지원과 관련된 실태조사 결과 의료연대는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은 이런 정책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의료연대는 "지난해 9월에 발표된 야간근무 수가지원뿐만 아니라, 발표된 지 2년 가까이 된 처우개선 수가지원 역시도 현장에 혼선이 많았다"며 "특히 처우개선 가이드라인 명시에도 병원이 수가를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노동조합과 논의하거나 간호사 의견을 반영한 곳은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료연대는 "처우개선 수가를 야간근무를 한 간호사에 대한 수당지원으로 일부 사용한 병원의 경우에도 과중한 업무량은 줄어들지 않았다"며 "오히려 야간근무 시간은 낮번, 초번 근무시간에 비해 장시간 근무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복지부가 제시한 야간근무 시간, 월 야간근무 횟수, 건강권 보호 등 야간근무에 대한 9개의 기준은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는 기준'이라는 지적이다.

의료연대는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기준은 하루 야간근무 8시간 원칙, 월 야간근무 횟수 14일 이내, 야간업무량 조절이었다"며 "근무시간의 경우 병원의 교대근무 특성을 반영하더라도 대부분 현장 간호사들은 야간에 일평균 10시간 정도의 장시간노동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이 한계가 명확한 만큼 보다 본질적인 처우개선 대책방향을 잡아야한다는 게 의료연대의 주장이다.

의료연대는 "대책에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낮추는 등의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그림의 떡'일뿐 이라는 입장"이라며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간호사 배치기준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처우개선 대책의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연대는 "우선은 복지부에서 실시한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이 병원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특히 현재 지원하고 있는 수가에 대해 대상 병원 점검을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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