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모 심평원 상근평가위원
99.5%, 전국 모든 가구 중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받은 가구수의 분율이다. 금액이 충분한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힘든 시절을 보내는 이들에게 일상 속 작은 위로가 되었으리라 짐작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위협을 간신히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긴급재난지원금이 주는 소소한 사치를 누리지 못한 이들이 있다.
경산시의 한 고등학생도 거기에 속한다. 그는 달리기를 곧잘하는 17세 막내였다. 건강하던 그는 평범해 보이던 고열을 겪던 중 제때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서 증상이 생긴지 8일만에 사망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적극적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의료기관 첫 방문 이후 2일 동안 폐렴이 심해져 4일 만에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발전하고 사망에까지 이르렀다. 사후에 질병관리본부는 그가 코로나19 환자가 아니라고 확인해주었다. 안타까운 것은방역 당국, 의료기관 모두 지침에 따른 자기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그는 허망하게 죽었다는 점이다.
제주의 한 고등학생은 어머니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 18세 고등학생 아들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었고 늘 다니던 특수학교와 장애인 복지시설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이용할 수 없었다. 그 동안 가족이 돌봄의 부담을 오롯이 져오다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스스로 저 세상길을 택했다.
광주에서도 돌봄 부담을 이기지 못한 발달장애 청년과 어머니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일이 3개월만에 반복되었다. 광주의 그 어머니는 아들을 선물이라 부르며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었다. 돌봄의 부담을 견뎌보려 의료기관, 복지시설을 찾아 다녔지만 해결책을 얻을 수 없었다.
의료기관, 복지기관, 교육기관, 방역 당국은 지침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 환자와 장애인, 그 가족들도 치료 및 돌봄을 받기위해 최선을 다했다. 모두가 잘못한 것이 없기에 설명할 길이 없는 죽음이다.
그렇다고 전부 코로나19 때문이고 어쩔 수 없었다고 간주하기엔 억울한 죽음이다. 코로나19가 만든 경제위기가 있다면 건강과 돌봄의 위기 또한 명백하다. 죽음으로만 끝나는 파국이기 때문에 어쩌면 경제위기보다 더 급박하고 냉정한 위협일지 모른다. 게다가 코로나19를 잘 대응한다고 건강과 돌봄 전체가 저절로 안전한 것은 아니다.
현재의 체계로는 우리가 마주한 건강과 돌봄의 위기를 포착도, 해결도 할수 없다. 코로나19 유행 중 건강과 돌봄의 위기는 시스템 속의 오류값처럼 버려지고 처리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해 오류값을 유효값으로 인식하고 처리해야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건강과 돌봄의 위기에 처한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어디까지 더 늘어날 것인지, 체계의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하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19가 가을겨〮울에 재유행할 것이며 그 규모는 더 클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예상은 코로나19로 파생하는 건강과 돌봄의 위기 역시 함께 커질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응에도 벅찬 방역당국에 필수 보건의료 및 돌봄마저 책임지라고 주장할 수 없다. 방역 당국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기 할 일을 초과해서 감당하고 있다. 다만, 필수 보건의료 당국과 필수 돌봄 당국에게도 방역당국과 동일한 수준의 책무와 전문성이 요구될 수는 있다.
위기 속에서도 국민에 대한 기본 책무를 놓치지 않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 관련 기관들도 이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당국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의료계, 환자, 장애인, 보호자, 시민사회 등에서 필수 의료 및 돌봄의 부재로 고통 받는 이들을 함께 찾고 당국에게 개선을 요청해야 한다. 이번에는 모두의 노력이 예방가능한 죽음을 용납하지 않기를 염원한다.
경산시의 한 고등학생도 거기에 속한다. 그는 달리기를 곧잘하는 17세 막내였다. 건강하던 그는 평범해 보이던 고열을 겪던 중 제때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서 증상이 생긴지 8일만에 사망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적극적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의료기관 첫 방문 이후 2일 동안 폐렴이 심해져 4일 만에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발전하고 사망에까지 이르렀다. 사후에 질병관리본부는 그가 코로나19 환자가 아니라고 확인해주었다. 안타까운 것은방역 당국, 의료기관 모두 지침에 따른 자기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그는 허망하게 죽었다는 점이다.
제주의 한 고등학생은 어머니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 18세 고등학생 아들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었고 늘 다니던 특수학교와 장애인 복지시설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이용할 수 없었다. 그 동안 가족이 돌봄의 부담을 오롯이 져오다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스스로 저 세상길을 택했다.
광주에서도 돌봄 부담을 이기지 못한 발달장애 청년과 어머니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일이 3개월만에 반복되었다. 광주의 그 어머니는 아들을 선물이라 부르며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었다. 돌봄의 부담을 견뎌보려 의료기관, 복지시설을 찾아 다녔지만 해결책을 얻을 수 없었다.
의료기관, 복지기관, 교육기관, 방역 당국은 지침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 환자와 장애인, 그 가족들도 치료 및 돌봄을 받기위해 최선을 다했다. 모두가 잘못한 것이 없기에 설명할 길이 없는 죽음이다.
그렇다고 전부 코로나19 때문이고 어쩔 수 없었다고 간주하기엔 억울한 죽음이다. 코로나19가 만든 경제위기가 있다면 건강과 돌봄의 위기 또한 명백하다. 죽음으로만 끝나는 파국이기 때문에 어쩌면 경제위기보다 더 급박하고 냉정한 위협일지 모른다. 게다가 코로나19를 잘 대응한다고 건강과 돌봄 전체가 저절로 안전한 것은 아니다.
현재의 체계로는 우리가 마주한 건강과 돌봄의 위기를 포착도, 해결도 할수 없다. 코로나19 유행 중 건강과 돌봄의 위기는 시스템 속의 오류값처럼 버려지고 처리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해 오류값을 유효값으로 인식하고 처리해야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건강과 돌봄의 위기에 처한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어디까지 더 늘어날 것인지, 체계의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하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19가 가을겨〮울에 재유행할 것이며 그 규모는 더 클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예상은 코로나19로 파생하는 건강과 돌봄의 위기 역시 함께 커질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응에도 벅찬 방역당국에 필수 보건의료 및 돌봄마저 책임지라고 주장할 수 없다. 방역 당국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기 할 일을 초과해서 감당하고 있다. 다만, 필수 보건의료 당국과 필수 돌봄 당국에게도 방역당국과 동일한 수준의 책무와 전문성이 요구될 수는 있다.
위기 속에서도 국민에 대한 기본 책무를 놓치지 않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 관련 기관들도 이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당국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의료계, 환자, 장애인, 보호자, 시민사회 등에서 필수 의료 및 돌봄의 부재로 고통 받는 이들을 함께 찾고 당국에게 개선을 요청해야 한다. 이번에는 모두의 노력이 예방가능한 죽음을 용납하지 않기를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