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모았던 베타차단제 CV 계열 효과 무위 돌아가나

발행날짜: 2020-10-13 05:45:50
  • 메토프롤롤 외에 타 계열 약제들 보호 효과 사실상 없어
    2013년부터 이어온 7년간의 연구 종결…"독점적인 효과"

심혈관 보호 효과가 밝혀지며 새롭게 약물 재창출을 도모했던 베타차단제의 도전이 사실상 거의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 2013년 고혈압약인 메토프롤롤(Metoprolol)의 심혈관 보호 효과가 규명되며 베타차단제 자체의 계열 효과를 기대했지만 7년만에 약물 하나의 독점적 효과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메트프롤롤 심혈관 보호 효과로 촉발된 베타차단제 계열 효과

12일 의학계에 따르면 베타차단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는 2013년 유럽심장학회지에 메토프롤롤의 기전이 규명되면서 시작됐다.

심혈관 보호 효과를 기대했던 베타차단제의 도전이 막을 내렸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국립 심혈관 연구소(Centro Nacional de Investigaciones Cardiovasculares, CNIC) 연구팀이 주도한 이 연구는 심근경색이 일어났을때 메트프롤롤을 조기에 처방하면 심장 손장이 제한된다는 것이 골자다.

또한 이와 함께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 질환이나 사망 위험도 장기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혈압약인 메토프롤롤이 심혈관 보호 약물로 재조명되는 기점이었다.

특히 메토프롤롤이 호중구가 경직된 심장조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으면서 보호 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규명되면서 학계는 더욱 주목했다. 베타차단제의 기전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7년 역시 CNIC 연구팀은 METOCARD-CNIC이라고 명명된 대규모 연구를 통해 네이쳐에 이같은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를 발표한다.

메토프롤롤의 이러한 기전이 베타차단제의 효능과 유사한 만큼 이른바 계열 효과(Class effect)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메토프롤롤과 베타차단제는 사실상 심혈관 위험 보호 약물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처방도 이뤄졌다.

또한 그후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메토프롤롤을 포함한 베타차단제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근거들이 나오며 이를 뒷받침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가이드라인에 명시되기도 했다. 메토프롤롤 등이 미화로 2달러 정도로 매우 저렴한 약물이라는 점에서 비용효과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계열 효과 규명 위한 3년간의 연구 무위로 돌아가

하지만 이러한 계열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지시각으로 11일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다른 약물은 이러한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메토프롤롤외에 베타차단제는 심혈관 보호 효과가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이번 연구(doi.org/10.1093/eurheartj/ehaa733)는 2013년과 2017년 베타차단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 연구를 이어온 CNIC 연구팀이 내놓은 사실상의 종결물이다.

처음 메토프롤롤을 통해 베타차단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를 세상에 내놓고 계열 효과를 기대하게 한 연구진이 이를 다시 무위로 돌린 셈이다.

일단 연구진은 메토프롤롤을 포함해 시판이 허가된 베타차단제인 아테놀롤(Atenolol)과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에 대해 각각의 약물별 심혈관 보호 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아테놀롤과 프로프라놀롤은 메토프롤롤을 투여했을때 나타나는 기전이 나타나지 않았다. 염증의 호중구를 막거나 파괴해 경색을 제한하는 작용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메토프롤롤을 정맥 투여 했을때는 경색의 크기가 35.9%±0.03 %에서 18.0%±0.03%로 개선됐지만 나머지 약제들은 변화가 없던 이유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메토프롤롤의 독자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베타차단제의 기전이 아니라 메토프롤롤만이 가진 특성이라는 결론이다.

연구를 주도한 보르자 바네즈(Borja Ibanez) 박사는 "메토프롤롤이 심장 보호 기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심장학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급성 심근경색 치료제로의 재창출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까지 같은 계열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다른 베타차단제들은 이러한 특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는 메토프롤롤이 다른 베타차단제와 다른 기전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며 독자적 특성이라는 것을 시사한다"며 "베타차단제를 활용한 심혈관 보호 효과에 대한 임상 지침의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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