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언제까지" 불투명한 수가에 입원전담의 '한숨'

이창진
발행날짜: 2020-10-29 05:45:55
  • 4년 넘는 시범사업 효과 입증 "정규수가 원안 후퇴 안된다"
    일부 공익·가입자, 수가 재검토 주장…복지부, 건정심 표결 검토

내년도 본사업 시행 토대인 입원전담전문의 정규수가 방안이 흔들리는 가운데 전국 입원전담전문의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상정을 목표로 가입자와 공익 위원들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합의 도출이 불투명해 표결 처리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8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내과학회와 외과학회 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는 최근 의료단체와 간담회를 통해 정규수가 원안보다 후퇴한 방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내과와 외과 입원전담연구회는 의료다체와 간담회를 통해 복지부 정규수가 원안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는 지난 23일 '입원환자 전담전문의 관리료 수가 신설'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일부 공익위원과 가입자위원은 복지부 대안인 지방병원 수가가산 삭제에 동의하면서도 정규수가 적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제도화와 수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반대 논리는 의료계 집단파업에서 시작됐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에 반대한 의료계에 전공의 인력 공백 대책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제도화하고, 개인당 연간 1억원 넘는 수가를 책정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의사 증원이 답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사실상 인건비를 왜 정부가 지원해야 하느냐는 반감이 내재되어 있다.

복지부가 지난달 건정심에 상정한 지방병원 수가가산을 포함한 입원전담의 정규수가 방안.
입원전담전문의들은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의대 정원 확대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화를 엮은 것은 정치적 주장에 불과하고, 복지부의 정규수가 원안은 개인별 인건비 70~80% 수준에 그친 지원책이라고 주장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한 입원전담전문의는 "2016년 9월부터 시작된 시범사업을 통해 입원전담전문의 도입 효과는 임상 연구를 통해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면서 "의료파업 시에도 입원전담전문의들은 병동에서 환자를 지켰고, 외래 진료까지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입원전담전문의들이 4년 넘게 시범사업을 묵묵히 참고 견디며 본사업을 준비해왔다. 전국 249명의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언제까지 비정규직 신분을 지속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다른 대학병원 입원전담전문의는 "현재 전공의와 전임 교수 사이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역할과 존재 이유는 분명해졌다"면서 "본사업을 기대하고 인생을 건 많은 입원전담전문의들의 희망과 자부심을 정치적 논리로 뭉개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은 현 김강립 복지차관(제1차관)이 보건의료정책관 재직 시절 도입했다.

복지부는 건정심에서 입원전담의 정규수가 신설 합의 불발 시 표결까지 검토중인 상황이다.
의료계는 주 80시간 근무 등 전공의법 시행 후 의료인력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를 제안했으며, 당시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은 제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2016년 9월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대면회의 논의과정에서 합의가 불발될 경우 표결까지 검토 중인 상황이다.

내년 1월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시행을 위한 정규수가 신설과 관련 규정 마련, 해당병원 준비기간 등을 감안할 때 안건 의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정심 위원들 설득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정규수가 원안과 수정안을 상정해도 합의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의 내년도 시행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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