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수가구조 한계로 '중증' 대신 '경증' 모형 쏠림 가능성 높아
중증환자 의료서비스 개선 취지와는 간극 커…보완 필요성 제기
내년 1월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본사업으로 전환한다. 하지만 의료현장의 전문가들은 연착륙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일부 모형에서는 주간형이 24시간형 보다 수익이 높게 발생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입원환자 전담전문의 관리료 신설을 의결하고 본사업 전환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입원전담전문의 관리료 등 수가표를 받아든 의료현장의 의료진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본사업' 전환으로 첫발 뗐지만…갈길 멀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본사업 전환은 이들의 숙원 과제로 큰 산을 넘었음에도 왜 이들은 한숨을 내쉬는 것일까.
가령, 24시간 모형에서 환자 30명 규모로 운영하는 병상의 경우, 소수의 중증환자를 돌보는 것보다 다수의 경증환자를 돌봤을 때 수익적으로 유리해진다.
본사업 수가는 주7일형(24시간, 10:1 이하)의 경우 4만4990원 주7일형(주간, 17:1이하)은 2만3390원, 주5일형(주간, 25:1)은 1만5750원으로 시범사업 당시 수가를 그대로 반영했다.
이 경우 주7일형(24시간)을 운영해 발생하는 수익 대비 주7일형(주간)과 주5일형(주간)을 함께 운영하는 수익이 더 높아진다.
본사업 세부 수가표를 살펴보면 주7일형(24시간)의 경우 입원전담의 5명이 한팀으로 돌아간다. 전체 진료 환자수를 30명(전담의 1인당 환자 수 15명)인 경우 환자 1인당 수가는 4만4990원이다.
한편 주7일형(주간)의 경우 입원전담의 기준은 3명으로 전체 진료 환자 수를 50명(1인당 환자 수 25명)진료하는 경우 수가는 2만3390원. 주5일형(주간)은 전담의 1인당 환자 수는 25명이며 입원전담의 2명이 총 50명의 환자를 돌볼 경우 이에 대한 수가는 2만3390원이다.
본사업 수가를 기반으로 향후 1년간 병원 수익을 따져보면 입원전담의 5명을 투입해서 주7일형(24시간)을 운영할 경우 수익은 4억9264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동일하게 입원전담의 5명을 투입해 주7일형(전담의 3명)과 주5일형(전담의 2명)을 각각 주간형으로 운영할 경우 4억2686억원, 2억8743억원을 합친 7억1430억원까지 상승한다.
쉽게 말해 동일한 입원전문의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야간까지 운영하는 것보다 주간으로 운영했을 경우 병원의 수익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입원전담전문의들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 수가 구조"라며 "중증환자를 돌보는 24시간 모형보다 경증환자 중심인 주간 모형이 수익적으로 유리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4시간 주7일형에 대한 수가를 보다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게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요구다.
적어도 (환자 수가 적더라도)24시간 모형을 운영했을 때 더 나은 수가구조를 마련해둬야 환자 중증도 비중에 맞춰 병원의 특성에 맞는 입원전담의 모형을 적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시범사업 연구용역을 맡은 연세의대 장성인 교수(예방의학과) 또한 주5일 주간형과 주7일형 주간형은 각각 2만원선, 3만원선까지 수가를 인상하고 24시간 주7일형은 환자 1인당 수가를 7만5천원선까지 높여야 제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성인 교수는 본사업 수가를 두고 "시범사업 당시 수가를 그대로 반영한 점은 매우 아쉽다"면서 "이는 의료진 인건비에 주말, 공휴일 수당 등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특히 24시간 모형을 운영할 경우 원가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병원 입장에선 적자 운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선 의료현장의 입원전담전문의들 또한 "상당수 의료기관이 24시간 모델이 아닌 주5일형 모델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도 취지와는 달리 중증환자 보다는 경증환자 케어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실, 입원전담전문의들이 기대했던 수가모형은 환자 중증도 및 의료서비스에 따라 수가에 차등을 둠으로써 일선 의료기관 환경에 맞게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한 의료진과 환자 구성비 또한 주5일형에서 25:1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입원전담전문의 내과계·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에 따르면 적정한 의사 당 환자 구성비는 의사 1명당 최대 환자 20명 수준. 대한전공의협의회 측은 의사 1명당 15명이 적절하다고 봤다.
이는 의사 1명당 환자 25명을 돌보는 것을 기준으로 수가를 산정했다는 의미. 다시말해 그 수준의 환자 수를 유지해야 그나마 적자를 채워나갈 수 있는 셈이다.
세브란스병원 정윤빈 교수(외과 입원전담전문의)는 "결정된 수가는 결국 환자를 많이봐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수가체계가 당초 입원전담전문의 취지와는 간극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개 병동에 환자 50명 이상 규모인 병원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겠지만 한개 병동에 환자수가 약 30명 내외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이 정도 수준의 수가체계에서는 상당수 의료기관이 24시간 모델에서 주간모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본사업 1년후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성인 교수 또한 "본사업이 시범사업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며 "수가 등 현실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음에도 본사업에서 반영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새로운 직군을 형성하는 문제로 쉽지 않다"면서 "제도 운영을 컨트롤하고 개선하는 별도의 위원회 조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부 모형에서는 주간형이 24시간형 보다 수익이 높게 발생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입원환자 전담전문의 관리료 신설을 의결하고 본사업 전환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입원전담전문의 관리료 등 수가표를 받아든 의료현장의 의료진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본사업' 전환으로 첫발 뗐지만…갈길 멀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본사업 전환은 이들의 숙원 과제로 큰 산을 넘었음에도 왜 이들은 한숨을 내쉬는 것일까.
가령, 24시간 모형에서 환자 30명 규모로 운영하는 병상의 경우, 소수의 중증환자를 돌보는 것보다 다수의 경증환자를 돌봤을 때 수익적으로 유리해진다.
본사업 수가는 주7일형(24시간, 10:1 이하)의 경우 4만4990원 주7일형(주간, 17:1이하)은 2만3390원, 주5일형(주간, 25:1)은 1만5750원으로 시범사업 당시 수가를 그대로 반영했다.
이 경우 주7일형(24시간)을 운영해 발생하는 수익 대비 주7일형(주간)과 주5일형(주간)을 함께 운영하는 수익이 더 높아진다.
본사업 세부 수가표를 살펴보면 주7일형(24시간)의 경우 입원전담의 5명이 한팀으로 돌아간다. 전체 진료 환자수를 30명(전담의 1인당 환자 수 15명)인 경우 환자 1인당 수가는 4만4990원이다.
한편 주7일형(주간)의 경우 입원전담의 기준은 3명으로 전체 진료 환자 수를 50명(1인당 환자 수 25명)진료하는 경우 수가는 2만3390원. 주5일형(주간)은 전담의 1인당 환자 수는 25명이며 입원전담의 2명이 총 50명의 환자를 돌볼 경우 이에 대한 수가는 2만3390원이다.
본사업 수가를 기반으로 향후 1년간 병원 수익을 따져보면 입원전담의 5명을 투입해서 주7일형(24시간)을 운영할 경우 수익은 4억9264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동일하게 입원전담의 5명을 투입해 주7일형(전담의 3명)과 주5일형(전담의 2명)을 각각 주간형으로 운영할 경우 4억2686억원, 2억8743억원을 합친 7억1430억원까지 상승한다.
쉽게 말해 동일한 입원전문의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야간까지 운영하는 것보다 주간으로 운영했을 경우 병원의 수익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입원전담전문의들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 수가 구조"라며 "중증환자를 돌보는 24시간 모형보다 경증환자 중심인 주간 모형이 수익적으로 유리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4시간 주7일형에 대한 수가를 보다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게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요구다.
적어도 (환자 수가 적더라도)24시간 모형을 운영했을 때 더 나은 수가구조를 마련해둬야 환자 중증도 비중에 맞춰 병원의 특성에 맞는 입원전담의 모형을 적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시범사업 연구용역을 맡은 연세의대 장성인 교수(예방의학과) 또한 주5일 주간형과 주7일형 주간형은 각각 2만원선, 3만원선까지 수가를 인상하고 24시간 주7일형은 환자 1인당 수가를 7만5천원선까지 높여야 제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성인 교수는 본사업 수가를 두고 "시범사업 당시 수가를 그대로 반영한 점은 매우 아쉽다"면서 "이는 의료진 인건비에 주말, 공휴일 수당 등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특히 24시간 모형을 운영할 경우 원가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병원 입장에선 적자 운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선 의료현장의 입원전담전문의들 또한 "상당수 의료기관이 24시간 모델이 아닌 주5일형 모델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도 취지와는 달리 중증환자 보다는 경증환자 케어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실, 입원전담전문의들이 기대했던 수가모형은 환자 중증도 및 의료서비스에 따라 수가에 차등을 둠으로써 일선 의료기관 환경에 맞게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한 의료진과 환자 구성비 또한 주5일형에서 25:1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입원전담전문의 내과계·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에 따르면 적정한 의사 당 환자 구성비는 의사 1명당 최대 환자 20명 수준. 대한전공의협의회 측은 의사 1명당 15명이 적절하다고 봤다.
이는 의사 1명당 환자 25명을 돌보는 것을 기준으로 수가를 산정했다는 의미. 다시말해 그 수준의 환자 수를 유지해야 그나마 적자를 채워나갈 수 있는 셈이다.
세브란스병원 정윤빈 교수(외과 입원전담전문의)는 "결정된 수가는 결국 환자를 많이봐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수가체계가 당초 입원전담전문의 취지와는 간극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개 병동에 환자 50명 이상 규모인 병원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겠지만 한개 병동에 환자수가 약 30명 내외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이 정도 수준의 수가체계에서는 상당수 의료기관이 24시간 모델에서 주간모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본사업 1년후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성인 교수 또한 "본사업이 시범사업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며 "수가 등 현실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음에도 본사업에서 반영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새로운 직군을 형성하는 문제로 쉽지 않다"면서 "제도 운영을 컨트롤하고 개선하는 별도의 위원회 조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