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년째, 서울대·삼성서울·인하대 등 병원들 대열에 합류
"공개해도 돼?" 경계하던 의료진들 "추가 지표도 공개" 적극 참여
분당서울대병원이 쏘아올린 '의료질지표' 화두는 지난 3년간 병원계 적잖은 파장을 주고있다.
과거 해당 병원의 사망률, 합병증 발생률 등 민감한 자료를 드러내는 것을 꺼렸다면 오히려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변화의 계기가 마련된 것.
■2018년, 분당서울대 공개 이후 변화는?
당장 분당서울대병원은 2018년 국내 처음으로 의료질지표 즉, 아웃컴북 발간을 시작으로 올해로 3권째 책자를 펴냈다.
2018년도 당시에는 시도하는데 초점을 뒀다면 2019년, 2020년 해를 거듭하면서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고 지표 대상도 대폭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서울대병원도 최근 의료질지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기꺼이 병원의 속사정(?)을 공개하는데 동참하기 시작했다.
분당서울대병원보다 한발 늦었지만 자료의 신뢰도를 높이고 공개지표를 광범위하게 담았다. 특히 희귀난치성질환과 소아환자, 장기이식 등 고난이도 치료에 대한 생존율까지 공개하면서 4차병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서울대병원은 'SUNH-SPIRIT'라는 이름으로 '자율혁신 활동' 항목에 대한 지표도 담았다. 자율혁신 활동이란,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한 자발적인 개선 지표로 예를 들어 '수혈 감소 추진 활동' '안심 회송 프로세스' '검사실 진정환자 안전' 등 지표를 포함한다.
서울대병원 측은 "자율혁신 활동은 직원들이 업무 중 불편함을 느꼈던 부준을 개선하면 환자안전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한 점을 찾아 자발적으로 활동에 나선 것"이라며 "그 결과물이 SUNH-SPIRIT라는 지표로 보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에 앞서 삼성서울병원도 2020년 1월, 지난 12년간의 성과를 정리해 아웃컴북을 발간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일단 암병원에 한해 14개 센터별 성과와 암 종별로 구분해 지표를 공개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이 꾸준히 발간하고 있는 임상역량지표서 또한 맥을 같이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은 최근에도 지난 2016년~2019년까지 최근 4년간의 관상동맥조영술,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AVI) 등 시술 건수부터 합병증 발생률, 사망률 등을 공개했다.
인하대병원도 2019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의료질지표를 공개하면서 병원계 변화의 물결에 합류했다.
■의료질지표 공개, 의료현장의 변화는?
그렇다면 의료현장의 의료진들은 이 같은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들은 "여전히 거부감을 지닌 의료진도 있지만 3년전과는 확실히 인식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송정한 부원장은 "3년 전만해도 굳이 지표를 공개해야하느냐 혹은 병원 내 정보를 공개해도 되느냐는 시선이 컸지만 3번째 접어들면서는 참여하겠다는 진료과도 늘고 새로운 지표를 추가하겠다고 나서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도까지만 하더라도 병원 내 치부가 될 수도 있고 부메랑이 될 수도 있는 정보를 왜 발표를 하느냐는 우려가 옅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서울병원 조양선 교수(이비인후과)는 "표준에 미치지 못하면 부담스럽고 거북할 수 있지만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라도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앞으로는 의료질지표를 공개하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으로 나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초기단계에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의료질지표를 공개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자리를 잡아나갈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전체 상급종합병원 중 1/3이 의료질지표를 공개하는 시점이 된다면 그때부터는 이를 발표하지 않는 병원을 도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경영혁신실장(감염내과)은 3년째 접어들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기존에 일방향 정보제공하던 의료질지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환자 및 보호자에게 쌍방향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로 그것.
김홍빈 경영혁신실장은 "미국 등 해외 유수의 병원을 보면 환자 및 보호자가 특정 질환의 사망률, 합병증 등을 질문하면 그에 답을 해주는 등의 쌍방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3년째 자료가 쌓인만큼 한단계 확장한 서비스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질지표 선순환을 위한 선결과제는?
의료질지표가 일선 병원으로 확대, 정착하려면 선결과제가 있다.
일선 의료진에 따르면 병원 내부의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지표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한 상태.
대학병원 상당수 교수는 외래진료, 시술 및 수술, 후학 교육, 논문 등으로 이미 풀가동 중인 상황에서 각 분야별 매년 질 지표를 수집하는 또 다른 과제(?)를 떠안게 되는 셈. 즉, 업무 과부하에서 오는 거부감이 있는 것.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경영혁신실장은 그 해결방안으로 정부차원에서 보상방안을 고민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그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일부 보상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각 의료진마다 추가업무를 필요로 하고 그에 따른 환자들의 혜택이 큰 만큼 정부차원에서도 보상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다만, 그는 자칫 줄세우기식 평가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의료질지표는 말 그대로 병원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데 의미가 있는데 줄세우기식으로 변질되면 자칫 자료가 왜곡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선순환 구조 마련을 강조했다.
과거 해당 병원의 사망률, 합병증 발생률 등 민감한 자료를 드러내는 것을 꺼렸다면 오히려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변화의 계기가 마련된 것.
■2018년, 분당서울대 공개 이후 변화는?
당장 분당서울대병원은 2018년 국내 처음으로 의료질지표 즉, 아웃컴북 발간을 시작으로 올해로 3권째 책자를 펴냈다.
2018년도 당시에는 시도하는데 초점을 뒀다면 2019년, 2020년 해를 거듭하면서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고 지표 대상도 대폭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서울대병원도 최근 의료질지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기꺼이 병원의 속사정(?)을 공개하는데 동참하기 시작했다.
분당서울대병원보다 한발 늦었지만 자료의 신뢰도를 높이고 공개지표를 광범위하게 담았다. 특히 희귀난치성질환과 소아환자, 장기이식 등 고난이도 치료에 대한 생존율까지 공개하면서 4차병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서울대병원은 'SUNH-SPIRIT'라는 이름으로 '자율혁신 활동' 항목에 대한 지표도 담았다. 자율혁신 활동이란,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한 자발적인 개선 지표로 예를 들어 '수혈 감소 추진 활동' '안심 회송 프로세스' '검사실 진정환자 안전' 등 지표를 포함한다.
서울대병원 측은 "자율혁신 활동은 직원들이 업무 중 불편함을 느꼈던 부준을 개선하면 환자안전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한 점을 찾아 자발적으로 활동에 나선 것"이라며 "그 결과물이 SUNH-SPIRIT라는 지표로 보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에 앞서 삼성서울병원도 2020년 1월, 지난 12년간의 성과를 정리해 아웃컴북을 발간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일단 암병원에 한해 14개 센터별 성과와 암 종별로 구분해 지표를 공개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이 꾸준히 발간하고 있는 임상역량지표서 또한 맥을 같이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은 최근에도 지난 2016년~2019년까지 최근 4년간의 관상동맥조영술,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AVI) 등 시술 건수부터 합병증 발생률, 사망률 등을 공개했다.
인하대병원도 2019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의료질지표를 공개하면서 병원계 변화의 물결에 합류했다.
■의료질지표 공개, 의료현장의 변화는?
그렇다면 의료현장의 의료진들은 이 같은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들은 "여전히 거부감을 지닌 의료진도 있지만 3년전과는 확실히 인식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송정한 부원장은 "3년 전만해도 굳이 지표를 공개해야하느냐 혹은 병원 내 정보를 공개해도 되느냐는 시선이 컸지만 3번째 접어들면서는 참여하겠다는 진료과도 늘고 새로운 지표를 추가하겠다고 나서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도까지만 하더라도 병원 내 치부가 될 수도 있고 부메랑이 될 수도 있는 정보를 왜 발표를 하느냐는 우려가 옅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서울병원 조양선 교수(이비인후과)는 "표준에 미치지 못하면 부담스럽고 거북할 수 있지만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라도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앞으로는 의료질지표를 공개하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으로 나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초기단계에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의료질지표를 공개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자리를 잡아나갈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전체 상급종합병원 중 1/3이 의료질지표를 공개하는 시점이 된다면 그때부터는 이를 발표하지 않는 병원을 도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경영혁신실장(감염내과)은 3년째 접어들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기존에 일방향 정보제공하던 의료질지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환자 및 보호자에게 쌍방향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로 그것.
김홍빈 경영혁신실장은 "미국 등 해외 유수의 병원을 보면 환자 및 보호자가 특정 질환의 사망률, 합병증 등을 질문하면 그에 답을 해주는 등의 쌍방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3년째 자료가 쌓인만큼 한단계 확장한 서비스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질지표 선순환을 위한 선결과제는?
의료질지표가 일선 병원으로 확대, 정착하려면 선결과제가 있다.
일선 의료진에 따르면 병원 내부의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지표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한 상태.
대학병원 상당수 교수는 외래진료, 시술 및 수술, 후학 교육, 논문 등으로 이미 풀가동 중인 상황에서 각 분야별 매년 질 지표를 수집하는 또 다른 과제(?)를 떠안게 되는 셈. 즉, 업무 과부하에서 오는 거부감이 있는 것.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경영혁신실장은 그 해결방안으로 정부차원에서 보상방안을 고민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그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일부 보상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각 의료진마다 추가업무를 필요로 하고 그에 따른 환자들의 혜택이 큰 만큼 정부차원에서도 보상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다만, 그는 자칫 줄세우기식 평가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의료질지표는 말 그대로 병원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데 의미가 있는데 줄세우기식으로 변질되면 자칫 자료가 왜곡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선순환 구조 마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