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빈 학생(가톨릭관동대 본과 2학년)
너무나 짧게만 느껴졌던 방학이 끝났다. 학기 중에는 그렇게 꾸물꾸물 흘러가던 시간이 왜 이리 쏜살같이 지나가기만 하는지! 개강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다음 방학에 할 일을 몰두해서 고민하는 나는 흔한 방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수많은 공부량,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맞이하는 기간은 더 특별하다.
문득, 이렇게 소중한 방학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나름 의대생으로 4년째 방학을 맞이하고 있는 입장에서, 몇주간의 '쉼'의 의의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방학은 다양한 것을 시도해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수업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우리는 바쁠 때에는 차마 엄두가 나지 않는 새로운 것을 도전해볼 여유와 용기를 가진다.
우선, 진로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관심분야에 대한 인턴십이나 세미나에 참여해 흥미를 이어가거나, 랩에서의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연구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서브인턴을 통해 병원에서의 삶을 미리 겪어볼 수도 있다.
의학과 다른 분야의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코딩, 인문학, 경제학 등 언뜻 보면 의학과는 큰 관련이 없어 보여도 우리의 삶의 향상에 도움이 될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다.
새로운 취미를 내 삶 속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헬스, 필라테스, 서핑 등의 스포츠를 즐기거나, 요리나 커피 제조 자격증을 취득하고, 창작적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일은 방학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행복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방학이 필요한 이유는 휴식과 자유를 선물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치료받는 동안 휴식을 취하세요." 병원을 찾았을 때 흔히 듣는 말이다. 휴식은 몸과 마음의 건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지닌다. 하지만 오히려 의대생이라면 휴식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꽉꽉 차 있는 수업과 과제에 치여 열심히 살아보면 쉬는 것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방학은 잠깐 우리가 쉴 수 있게 함으로서 마음의 여유를 제공한다. 방학 기간동안 여러 활동에 도전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며, 물론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쉬기만 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잠깐이나마 즐긴 삶의 여유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게끔 하고, 앞으로의 일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이번에도 각자의 기간과 추억은 달랐겠지만 모두들 자신만의 즐거운 방학을 보냈기를 바란다. 모두들 하반기 또한 방학에서 얻은 기억을 간직한 채 잘 보낼 수 있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