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건정심에서 의결…어린이병원 만성적자 60~80% '보상'
소위원장에 보사연 신영석 위촉…코로나 대응 수가 지속 '보완'
오는 4월부터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의사 투입 인원에 따라 현 4만원대 수가가 최고 12만원으로 대폭 상향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오후 2시 심사평가원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가개선' 방안 등을 상정했다.
이번 수가개선 방안은 중증아동 진료 필수 인프라인 신생아 중환자실의 안정적 운영과 의료 질 제고를 위해 마련됐다.
복지부는 출생률 저하에 따른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 감소와 전공의 충원율 급감 등으로 신생아 중환자실에 배치할 전공의 확보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은 2016년 100%에서 2020년 74.1%, 2021년 38.2%, 2022년 27.5% 등 전문과목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2월 현재 신생아 중환자실(NICU) 운영기관은 총 98개소이고 상급종합병원 45개소, 종합병원 49개소, 병원 4개소 등이다.
■신생아 중환자실 3년만 수가개선…의사 담당 병상 4구간 ‘세분화’
전담전문의 경우, 1인 배치기관이 37개소(37.8%)이고 2인 이상 배치기관이 61개소(62.2%)이다.
2인 이상 기관 중 병상수 대비 10대 1 미만 기관이 50개소, 10~20대 1 미만 기관이 11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신생아 중환자실 수가에 따른 의사 배치로 풀이된다.
현행 수가는 2단계 구간으로 단순화되어 있다.
의사 1명이 10병상 미만을 담당하면 4만 2380원, 10~20병상 미만을 담당하면 2만 1190원의 수가를 받는다.
이는 일반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가인 4만 2980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소아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가인 6만 4470원~8만 5960원에 비해 낮은 수치이다.
전담전문의 수가와 입원료를 합쳐도 신생아 중환자실보다 소아 중환자실 수가가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복지부는 신생아 중환자실 수가를 2개 구간에서 4개 구간으로 세분화했다.
전담전문의 당 5병상 미만은 12만 350원, 5~6.5병상 미만은 9만 4560원, 6.5~10병상 미만은 5만 5870원, 10~20병상 미만은 2만 5790원으로 조정했다.
또한 전담전문의가 2인 이상인 경우 1인 외 인원은 주 20시간 근무 시 0.5명으로 인정하는 규정 변경으로 신생아 중환자실 인력 투입 유연성을 반영했다.
수가개선에 따라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기관별 1명씩 추가 고용될 경우 연간 보험자 부담금은 139억원에서 176억원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급여과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숙련된 전문인력이 지속 증가하는 미숙아와 저출생 체중아를 신속 적정하게 진료하기 위해 수가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안정적인 근무기반 제공을 통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을 유도하고 중증 아동 진료 인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3월 중 관련 고시 개정 후 4월부터 변경된 수가와 급여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의료진 투입이 가장 많은 고난도 치료 분야인 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한 뒤늦은 수가개선이 의료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와 별도로 저수가로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어린이병원에 대한 보상방안을 추진한다.
■어린이병원 만성적자 보상…회계자료 제출, 평가 후 '차등 보상'
복지부는 건정심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수가 시범사업' 안건을 보고했다.
앞서 복지부는 2005년 공공보건의료 확충 종합계획에 따라 국비 지원으로 양상부산대병원과 전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강원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5개소를 선정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수가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문제는 이들 센터의 적자 발생이다.
복지부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의 의료 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해 사후 보상방식의 새로운 지불제도 도입을 제언했다.
행위별 수가 기본 틀을 유지하되 보험자와 공급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적자 규모 파악 그리고 평가를 통해 최종 사후 보상 규모 확정 등을 기본방향으로 잡았다.
현재 시범사업은 이들 5개 병원 외에 서울대병원(독립),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충남대병원 등 총 10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서울대 어린이병원의 경우, 2019년 기준 외래 81억원과 입원 53억원 등 135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복지부의 사후보상 방안을 준용하면 이중 108억원을 지원할 수 있다.
시범사업 기관 중 공모를 통해 새로운 지불제도 도입을 희망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원가 및 비용자료 등 회계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복지부는 보험자와 공급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해 회계 자료 분석을 통해 적자 규모를 확정하고 평가결과에 근거해 발생 적자의 60~80%를 사후 보상할 예정이다.
■소위원장 보사연 신영석 박사 위촉…코로나 대응 적정수가 마련
적정 보상을 위해 의료 질과 환자안전, 공공성, 교육수련, 의료전달체계 등 평가지표를 마련해 달성 여부에 따라 차등 보상한다는 입장이다.
공공의료과는 "사후보상 방식의 새로운 지불제도 도입으로 양질의 필수 어린이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안정적 의료체계 구축을 기대한다"면서 "재정적 문제로 어려웠던 의료서비스 제공 및 인력 충원 등이 가능해져 어린이를 위한 전문적 진료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3월 중 새로운 지불제도 운영 모형개발 위한 연구용역 착수에 이어 하반기 시범사업 참여기관 공모를 거쳐 2023년부터 새로운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날 건정심에서는 올해 1월 신규 위원 구성에 따라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을 소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소위원회는 가입자 대표와 의약계 대표, 공익 대표 각 4명으로 구성되며 소위원장은 상정 안건 중 주요 현안 발생 시 소위원회 논의를 통해 건정심 본회의로 상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복지부는 이와 별도로 정신병원과 요양병원, 응급실, 수술실 격리치료 수가개선과 신속항원검사 수가 개선, 재택치료 수가개선, 확진자 혈액투석 수가 적용 확대 등 그동안 추진한 코로나 대응 수가 개선사항을 건정심에 보고했다.
복지부는 코로나 건강보험 수가 청구현황의 주기적 분석과 보완 등을 통해 상황과 환경변화에 따른 적정수가 방안과 건강보험 재난대응 매뉴얼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