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 러닝 통해 심전도 특이점 만으로 정확한 진단 성공
10초만에 당뇨병 및 전단계 진단…"비침습적 검사 초석"
웨어러블 형태의 장기 연속 모니터링 기기로 발전하고 있는 심전도 제품이 이제는 당뇨병까지 잡아내는 복합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심전도의 특이점만으로 당뇨병은 물론 당뇨전 단계까지 매우 높은 정확도로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되며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시각으로 10일 영국의사협회지(British Medical Journal, BMJ)에는 심전도로 당뇨병과 당뇨병 전단계를 진단할 수 있는 의료 AI 기술이 소개됐다(10.1136/bmjinnov-2021-000759).
현재 심전도 기기는 과거 대형 기기에서 웨어러블 형태의 소형 기기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대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기기값의 영향으로 병원급 의료기관 등에 방문해야 제대로 검사가 가능했던 기가가 사실상 개인형 의료기기로 진화하고 있는 것.
특히 급속도로 발전하는 웨어러블 기술과 AI가 접목되면서 이제는 반지나 패치 형태로 길게는 최대 14일까지 연속 측정이 가능할 정도로 기기로 진화하며 생체신호 분야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심전도를 통해 당뇨병은 물론 당뇨병 전단계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새롭게 소개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인도 라타재단(Lata Medical Research Foundation) 주도로 개발된 이러한 기술이 그 정확도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헤만트(Hemant Kulkarn)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당뇨병 등이 발병하면 혈당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심혈관계의 기능 변화가 먼저 동반된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러한 특이점을 머신러닝을 통해 AI에게 학습시킬 수 있다면 현재 침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혈당측정 등 당뇨병 진단과 관리를 대신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1262명의 개인 의료 데이터와 디지털로 기록된 1만 461개의 심전도를 훈련세트와 검증세트, 독립테스트 세트로 분할해 머신 러닝을 진행했다.
또한 1462명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심전도를 측정한 뒤 미국당뇨병학회 진단 기준을 활용해 당뇨병과 당뇨병 전 단계를 추가적으로 진단했다.
심전도 측정은 10초 동안 지속되는 표준 12리드 심전도기를 활용했다. 이 결과를 100개의 고유한 기능적 특징이 기록된 1만 461개의 데이터세트 머신러닝 AI의 예측 알고리즘 'DiaBeats'에 넣어 진단을 보조하는 것이 골자다.
그 결과 이 알고리즘은 검증세트와 독립 테스트 세트에서 모두 상당한 정확도를 보여줬다.
연령이나 성별, 다른 기저질환 등의 영향과 전혀 관계없이 심전도 결과만으로 당뇨병은 97%, 당뇨병 전단계는 96%의 정확도로 진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히 당뇨병이 있음/없음으로 알고리즘을 돌릴 경우 예측 정확도가 무려 99.58%로 사실상 혈당측정기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현재 침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혈당 검사에 앞서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게이트키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헤만트 박사는 "심전도는 매우 저렴하며 비침습적이라는 점에서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를 진단, 예측하는 훌륭한 게이트키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예비 당뇨병 환자를 미리 알아내는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당연하게도 심전도의 이상과 당뇨병 유뮤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비용효과성을 보인다"며 "조기 발견과 치료는 당뇨병 예방 전략의 초석인 만큼 대규모 스크리닝의 도구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