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일부터 새로운 조직 체계 구성 및 출범 예정
지난 8일 ERP 결과 통보…"효율적인 조직 재정비 여건"
전 세계적으로 진행중인 노바티스의 대규모 직원 구조 조정 여파로 한국 노바티스에서도 호흡기 사업부가 아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가 희망퇴직(ERP) 프로그램 마무리하고 오는 10월 1일부로 호흡기 부서를 정리, 새로운 조직 체계를 출범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노바티스는 지난 6월 글로벌 조직 개편을 선언하면서 제약 사업부와 항암 사업부를 통합하는 대대적인 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8000명 직원을 축소한다는 계획으로 부서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인력을 줄여 2024년 내 10억 달러를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한국노바티스도 업무가 중복되는 법률팀, 인사팀, 마케팅팀, 영업팀 등을 대상으로 ERP를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특히, 이번 구조 조정의 가장 큰 변화는 호흡기질환 사업부가 아예 없어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한국노바티스는 핵심 사업부문으로 ▲심혈관대사성질환 ▲안과질환 ▲이식면역 및 피부질환 ▲척수성 근위축증 ▲호흡기질환 등 5개 부문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10월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조직은 ▲혈액학(Hematology) ▲고형암(Solid Tumor) ▲CV>X(Gene therapy / 유전자치료) ▲면역학(Immunology) ▲IMMI(In-Market & Business Innovation) 등의 부서로 추려질진다.
노바티스 내부에 따르면 기존에 노바티스 호흡기부서는 10명 초반 안팎의 규모를 유지해 왔으며 이번에 ERP 과정에서 호흡기 부서의 폐지를 전달하면서 일부 직원이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노바티스 A직원은 "호흡기부서가 없어진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부서의 약 30%정도가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ERP를 신청하지 않은 직원은 부서조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기 발령이 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에 노바티스가 가지고 있던 호흡기 제품군의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기업 측면에서 조직 재구성에 따른 부담은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노바티스의 호흡기부서의 대표적인 제품은 최초의 ICS/LABA/LAMA 3제 복합 천식 치료제인 에너제어(성분명 모메타손‧인다카테롤‧글리코피로니움)와 1일 1회 고정용량 ICS/LABA 복합제인 어택트라(성분명 모메타손‧인다카테롤)다.
두 치료제 모두 정량으로 복용했는지 환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고, 지난해 9월 급여기준이 신설됐지만 의약품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상반기 두 제품의 매출 합은 약 8억 원에 그쳤다.
노바티스의 주요 제품군 중 하나인 졸레어의 경우 알레르기성천식 적응증 등을 바탕으로 약 70억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밖에도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비부비동염' 적응증도 가지고 있어 면역 질환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바티스 측은 "한국노바티스는 본사의 전략적 방향에 맞춰 핵심 치료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부를 개편할 예정"이라며 "호흡기 부서에서 근무한 직원 가운데 EPR를 신청한 경우 관련 절차를 밟고 그 외에는 본인의 의사와 비즈니스 니즈에 따라 타부서로 재배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노바티스는 지난 6일까지 ERP 희망서를 받은 뒤 같은 주 목요일인 8일 최종결과를 통보한 상태다.
구체적인 ERP 신청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예상 신청률을 웃돌았다는 게 노바티스 내부의 설명.
이에 대해 노바티스는 이번 ERP의 목표치와 관련해 본사의 전략적 방향에 맞춰 핵심 치료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인 만큼 특정 달성 기준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바티스 측은 "한국 조직에 미치는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노바티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본사에 전달했다"며 "이번 희망 퇴직은 자발적으로 신청한 사람들에 한해 진행됐기 때문에 타깃 달성 여부에 대해 논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노바티스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효율적인 조직으로 재정비하기 위한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